서울시, 1990년대부터 '보행 친화 도로' 정책 추진
인사동·명동·천계천·대학로·정동길 등 명소화 성과
내년엔 '2040 미래서울 보도공간' 마스터플랜 수립
'차 없는 거리' 주민·상인 불만도…"탄력 적용 현실적"

"예전에는 불법주차가 난무해 상점들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어요. 운전자, 행인, 상인 모두가 불편했죠. 지금은 차도가 줄어들면서 불법주차를 할 수 없게 되니깐 가게들이 훤히 보이고, 길가 나무와 벤치 덕분에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거리가 훨씬 살아난 걸 느껴요."
서울 종로구 소나무길에서 20여년째 약국을 운영해 온 이모 씨의 말이다. 대학로 상권의 이면도로에 불과했던 소나무길은 상대적으로 보행량이 적어 침체돼 있었다. 그랬던 거리가 2016년 '차 없는 거리'(보행자 전용 도로)를 계기로 보행환경 개선 사업까지 이뤄지면서 지금은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는 거리가 됐다.
비결은 차로를 줄이고 보행로를 넓힌 것이다. 넓힌 보행로는 방문객이 채웠고 자연스럽게 상권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불법주차로 몸살을 앓던 거리는 나무와 벤치가 놓이면서 대학로의 명소가 됐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서울의 매력을 담는 포토존이 된 건 덤이다.

◆소나무길 가보니…사람과 차 '공존'
서울 대학로 한 축인 대명길, 그 중에서도 소나무길(대학로 11길)은 서울시가 추진한 '보행환경 개선 사업'으로 탈바꿈한 대표적 사례다. 소나무길은 혜화역과 창경궁로를 잇는 270m 길이의 도로다. 주말 일부 시간대에는 보행 전용 거리(차 없는 거리)로 바뀐다.
무등일보 취재진은 최근 소나무길을 찾아 서울시의 보행환경 개선 정책 결과를 살펴봤다. 혜화역에 내려 소나무길 초입을 마주하자마자 주변 도로와는 확연히 다른 외관으로 구별됐다. 붉은 색감의 보도블럭이 널찍한 보도를 채운 거리에는 차로 하나만이 일방통행으로 놓여 있었다. '소나무길'이라는 이름답게 소나무들이 가로를 따라 조성된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입구에 세워진 '소나무길 보행전용거리'라는 간판을 지나 소나무길에 들어서자 특색 있는 상가들이 가득했다. 보도가 넓은 탓인지 제법 사람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쾌적한 보행이 이뤄지는 모습이었다. 인도를 따라 형성된 가로수는 뜨거운 햇살을 막아주는 그늘이 됐고, 가로수 사이사이에 놓인 벤치는 잠시 머무를 수 있는 쉼터였다.
특히 보행자가 차량과의 충돌을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었다. 차량은 꾸불꾸불하게 놓인 일방통행으로 저속 주행했다. 불법주차가 사라지면서 상점 간판과 진열대 등이 훤히 드러났다. 그렇다고 차를 배제한 것도 아니다. 최소한의 통행로를 남기되 자투리 공간에 노면 주차장을 만들었다. 보행과 차량 간 균형이 유지되는 모습이었다.
이 곳을 자주 찾는다는 한 시민은 "1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왕복 2차로에 갓길 불법주차가 많아 잘 안 찾던 거리였다"며 "보행자에게 편해진 길로 만든 이후에는 혜화역 4번출구 쪽 길(대명길)보다도 소나무길을 더 자주 걷는다"고 말했다. 실제 소나무길과 이어지는 대학로 주요 거리인 대명길은 소나무길과 달리 사람과 차가 엉키며 보행자 안전이 위협 받는 모습이었다.
상인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소나무길 내 한 상인은 "걷기 좋은 환경이 되면서 보행자들이 많아졌다. 이런 길이 별로 없다"고 만족했다. 그러면서 "거리를 이렇게 조성해 놓으니까 불법주차가 거의 없어졌다. 일방통행인줄 모르고 들어왔다면 불편을 느낄 수 있겠지만, 알고 있는 사람들은 불편하지 않다"고도 덧붙였다.

◆'걷고 싶은' 서울, 30년의 결과
서울시는 자동차 중심의 도로 환경을 보다 더 보행친화적 공간으로 바꾸는 시도를 꾸준히 해왔다. 과거 자동차 중심의 교통 정책으로 인해 떠오른 환경·교통 문제를 보행 친화적 정책으로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급격한 인구 증가와 그에 따른 차량 증가로 보행자 교통사고가 잦았다. 보행 공간은 협소해지면서 보행 친화 환경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요구가 커졌다.
이에 서울시는 1997년 '서울시 보행조례'를 제정하고 이후 1년 뒤에는 '제1차 서울시 보행환경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보행 환경과 보행권에 대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지자체가 보행 조례를 제정한 건 세계 최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보행자 전담 부서가 만들어졌다. 이와 동시에 서울시는 '차 없는 거리'(1997년)와 '걷고 싶은 거리'(1998)를 두 축으로 보행환경 개선에 나섰다.
그 결과 서울시의 보행 친화적 정책은 곳곳에서 명소가 되면서 어느 정도 성과를 입증했다. '차 없는 거리'의 대표 거리가 중구 명동길과 종로구 인사동길·대학로다.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지만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차와 보행자가 얽혀 혼잡하고 위험한 거리로 대표되던 곳이다.

서울시는 2004년 서울시청 앞 교차로와 차도를 없애 대규모 잔디광장을 만들었다. 2007년부터는 단순히 보행 환경을 개선하는 데 더해 디자인적 요소를 가미하며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 이 때 걷고 싶은 거리 1호로 지정된 거리가 '정동길'이다. 2차선 도로를 1차선 일방통행으로 만들어 보행자 도로를 확장했다. 도로 형태를 구불구불하게 만들어 차량 속도를 내지 못하도록 했다. 낙엽이 그대로 쌓이게 두면서 더욱 잘 알려졌다. 지금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로이자, 산책로로 유명하다. 정동길의 가로 형태를 모델로 후에 많은 걷고 싶은 거리가 만들어졌다.
이후에도 서울시는 '보행 친화 도시 서울 비전'(2013년), '도심주요도로 차도축소'(2014년), '걷는 도시, 서울'(2016), '걷고 싶은 감성거리 조성'(2025) 등 보행 환경을 개선하는 데 집중해왔다. 특히 사대문 안 주요 도로에 대해 차로를 축소하고, 보행로·자전거도로를 확대하는 '도로공간 재편사업'을 지속해오고 있다. 내년까지 '2040 미래서울 보도공간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서울 도심 보행환경 개선을 위한 밑그림을 그릴 계획이다.

◆車 없는 거리, 끊임없는 갈등
서울시의 지속적인 보행 친화적 정책 결과 2024년 말 기준 서울에는 보행자 우선도로만 139개소가 지정돼 있다. 2022년 제도 시행 후 3년만에 이룬 결과다. 보행자우선도로는 차량 속도를 시속 30km 이하로 제한해 보행자 안전을 보장한다.
'차 없는 거리'도 141곳에서 운영 중이다. '차 없는 거리'는 보행로 통행이 많을 경우 보행자 안전을 위해 일정 시간과 구간을 정해 차량 통행을 제한하는 것이다. 예컨대, 혜화역 마로니에공원 옆 대학로 8길은 전일제 운영으로 24시간 차량 통행을 막는다. 반면 소나무길은 주말 동안 일부 시간대에서 차량 통행을 금지한다. 성북구 고려대로(고려대로 24길)처럼 행사에 맞춰 수시로 운영하기도 한다.
문제는 '차 없는 거리'의 경우 거리 내 상인들과 주민들의 반발이 빈번하다.
서울시는 지난 7월부터 청계천로 북측 광교에서 삼일교 구간 '차 없는 거리' 일부 구간에 대해 주말 차량 통행 제한을 해제했다. 지난 2005년 이후 20년 만이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인근 종각역 '젊음의 거리' 상인들의 반발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상인들은 차량 이용객을 원천 차단해 매출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해 왔다.
올해 1월에는 신촌 연세로가 '차 없는 거리'에서 해제됐다. 연세로는 2014년 전국 최초 '대중교통 전용 지구'로 지정됐다. 평일에는 버스만 다니고, 주말에는 버스도 막아 보행만 가능했다. 그러나 상권이 위축됐다는 상인들의 반발과 교통 혼잡을 호소하는 주민 여론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 다만, '차 없는 거리' 해제 이후 신촌역 주변 가게의 매출이 떨어지고 유동인구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차 없는 거리' 정책이 단순히 차량을 막는 것으로는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한상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는 "차 없는 거리는 주변 토지 이용, 도로 네트워크의 위상, 주차 여건 등 여러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며 "차량을 배제해도 이로 인해 차량 이용이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거나 대체할 수 있는 이동 경로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량을 전면 배제하기보다 보행자에게 우선권을 주는 방향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도 "대중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도시에서는 무조건적인 전일제 시행보다 주 1회나 특정 시간대에 운영하는 등 탄력적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조언했다.
또 한 교수는 "차를 가지고 오는 것보다 차를 두고 오는 게 훨씬 낫다는 인식을 주는 게 중요하다"면서 "대중교통 접근성을 좋게 하거나, 주차를 힘들 게 하는 것도 한 방식이다"고 말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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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독점 도로와 헤어질 결심, 광주는 용기가 필요하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는 주요 도로 중앙에 자전거도로가 만들어지는 공사가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도로(道路)를 사람, 차 따위가 잘 다닐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비교적 넓은 길로 정의하고 있다. 보행이 기본이던 도로에는 차츰 자전거가 다녔고, 이후 자동차와 버스, 오토바이크를 거쳐 지금은 개인형 이동장치(Personal Mobility)와 전동 휠체어 등이 이동하고 있다. 도로는 많은 이동 수단이 공존하는 곳이다. 그러나 어느새 도시의 도로는 자동차가 독점하기 시작했다. 자동차가 편리하게 다닐 수 있도록 차로(車路)를 넓히는 데 집중했고, 보행과 자전거 등은 좁은 길 하나로 내몰렸다. 그 길마저도 넘쳐나는 차들이 선을 넘어 점령하기 시작했다. 보행은 차와 자전거 모두에 위협받고 있고, 길이 없는 자전거는 위험과 눈치를 떠안았다. 광주는 자동차 빼고 모든 이동수단이 불편한 도시라는 오명이 있다. 이제는 자동차가 독점한 도로와 결별할 준비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교한 설계, 과감한 정책적 결단, 적극적인 시민 공감대 형성이 병행돼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주요 도로 중 하나인 메리디아나(Meridiana). 바르셀로나시가 차로 가운데 2~3차선을 줄여 자전거도로를 만든 모습이다. 바르셀로나시는 주요 도로를 이 같은 방식으로 재편하는 중이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차로 줄여 공원·자전거도로, 바르셀로나의 용기전 세계에서 도시경쟁력으로는 손꼽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도로 재편은 광주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바르셀로나는 대중교통과 자동차, 자전거, 보행이 공존하는 대표적 도시다. 여느 도시처럼 자동차 도로를 확장하며 성장했지만, 지금은 자동차 도로를 줄여 그 자리에 사람이 쉬고 걸을 수 있는 공원을, 자전거와 PM이 이동할 수 있는 전용도로를 만들고 있다.바르셀로나의 도로 재편 정책은 크게 슈퍼블록(Superilles)과 그린 액시스(Green Axes)라는 두 축이다. 슈퍼블록은 주거와 상업이 복합된 소규모 블록을 묶어 벤치와 나무가 놓인 공원을 조성한다. 그 안에서 자동차 통행을 최소화(차량 시속 10~20km 제한)하고 보행·자전거 중심의 이동을 우선한다. 즉, 통과 교통은 외곽 도로로 유도하고 내부는 보행과 체류 중심으로 재편하는 방식이다. 집과 가게 밖에서 사람들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휴식하고 이동할 수 있어 '삶의 질'이 크게 올라갔다. 취재진이 바르셀로나에서 만난 주민들은 "거리에 사람들이 많아져 활기가 돈다", "슈퍼블록으로 안전한 느낌을 받고, 녹지 공간이 있어 여름에도 시원하고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또 다른 한 축인 그린 액시스는 도시의 대동맥 격인 주요 차로를 줄이고 중앙부를 녹지·보행 공간으로 전환하는 전략이다. 예컨대, 메리디아나(Meridiana)의 경우 재편 전 왕복 8~10차로에 달하던 자동차 차로를 단계적으로 줄여 중앙부에 수십 미터 폭 규모의 녹지·산책로를 만들었다. 그 양옆에 물리적으로 분리된 자전거도로를 배치했다. 자동차 이동은 보장하되 더 많은 사람이 도로에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스페인 바르셀로나는 도로 다이어트를 통해 보행로, 자전거도로, 주차장 등을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대신 일방향 도로를 통해 차량 흐름을 원활하게 한다는 게 특징이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특히 바르셀로나는 최대한 자전거도로를 차로와 보도와 완전히 분리해 이동을 보장한다. 그 결과 자전거뿐만 아니라 전동킥보드와 같은 PM 이용이 크게 늘었고, 일상적 통근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교통사고 역시 감소 추세다. 시는 대로 재편 구간에서 보행자·자전거 사고가 유의미하게 줄었다고 평가했다.수치로 보면 더 분명하다. 바르셀로나의 자전거 교통 분담률은 약 7% 내외다. 광주의 경우 1~2%대에 머무는 것과 대비된다. 이는 캠페인이 아닌, 도로 재편이 꾸준히 이어진 결과다.바르셀로나에 거주 중인 한인 유학생 박세아(28) 씨는 "한국과 달리 바르셀로나는 인도가 넓어 처음에는 신기했다. 야외에 공원이 많아 사람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 많다 보니 도시가 살아 있는 느낌"이라며 "자전거도로 덕분에 자전거나 스쿠터, 킥보드가 타기 좋은 환경이라 젊은 사람들이 많이 타고 다닌다"고 말했다.바르셀로나가 도로 재편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반발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비아 라이에타나의 경우 차로 축소로 인한 정체 우려가 컸다. 그럼에도 바르셀로나시는 왕복 5차선을 3차선으로 줄이는 대신 보도 폭을 약 4m까지 넓히고, 버스·자전거 동선을 명확히 분리하는 선택을 했다. 대신 왕복 통행을 일방통행으로 바꿔 원활한 교통 흐름을 유지하도록 보완했다.스페인 바르셀로나 엘 파벨론 델 클롯. 도로 한가운데를 시민이 휴식하고 이동할 수 있는 공원으로 만들고, 양쪽에는 자전거도로를 만들었다. 시민들이 벤치에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車 독점 구조 깰 '과감한 정책' 필요바르셀로나의 도로 재편 정책은 광주에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광주는 대중교통·자전거·보행을 앞세운 '대자보' 정책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여전히 자동차가 도로를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광주는 도시철도 2호선과 상무광천선, BRT(간선급행버스체계) 도입 추진 등 대중교통 확충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추후 개선될 여지는 있다. 그러나 자동차 중심의 도로 구조를 깨고 '공존할 수 있는 설계'가 이뤄지지 않으면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윤희철 한국지속가능발전센터장은 광주의 도시 구조에 맞게 '차량 흐름을 재조정하는 방식'으로 바르셀로나의 도로 재편 정책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광주와 바르셀로나의 도시 형성 과정이 달랐던 만큼, 그대로 적용할 순 없다곤 하더라도 교통 흐름을 유지하되 보행로와 자전거도로 등을 확대하는 원칙은 다를 바 없다는 게 그의 말이다.윤 센터장은 전남대학교가 위치한 북구 중흥동 일대 사례를 들어 바르셀로나 슈퍼블록 사례를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지역은 토지구획정리사업으로 조성돼 바둑판형 도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중흥동뿐만 아니라 광주에 이 같은 도로 구조를 가진 곳은 상당하다.윤 센터장은 "이런 지역은 사잇길을 일방통행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차량 흐름을 상당 부분 조정할 수 있다"며 "주요 간선도로를 피해 주택지를 통과하는 차량 흐름을 구간별로 막아두면 주택지 안에서는 빠르게 지나가는 차가 거의 사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통과 차량이 줄어들면 보행 안전은 자연스럽게 높아지고, 교통량 자체도 감소한다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넓은 도로가 필요 없어지게 때문에 최소한의 차로만 남기고 나머지 공간은 보행로나 자전거도로, 노상 주차장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는 바르셀로나가 대로와 주거지 내부 도로를 구분해 기능을 재배치한 방식과도 맞닿아 있다. 자동차는 외곽과 간선도로에서 이동하고, 주택지 내부는 보행과 생활 중심으로 재편하는 구조다. 윤 센터장은 "이 자체가 보행 환경 개선이자 주거 환경 개선"이라고 강조했다.스페인 바르셀로나 도심 속에 자전거 이용자들이 중앙 전용도로를 따라 안전하고 쾌적하게 이동하는 모습.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어정쩡 말고 확실하게 " 자전거도로 확충 시급하다결국 도로에서 다양한 이동수단이 공존할 수 있으려면 각 기능에 맞게 분리해야 한다는 것은 명확해진 사실이다. 광주가 자동차 타기 편한 도시인 건 차로가 명확히 있기 때문이다. 대중교통과 자전거·PM, 보행이 편리해지려면 전용 도로가 있어야 한다. 지금처럼 대중교통과 차가 섞이고, 자전거와 보행이 충돌하는 구조에서는 이동의 편리성과 안전 모두 보장할 수 없다. 광주가 대·자·보를 아무리 표방해도 도로를 분리하지 않으면 체감하기 힘든 구조는 바뀌지 않는다.광주는 도시철도 2호선을 추진 중이고 1단계는 2027년, 2단계는 2030년을 완공 목표로 하고 있다. 윤 센터장은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도시철도 2호선이 광주의 주요 대로 밑을 지나가기 때문에 통행량을 분산해준다. 대로들을 과감하게 줄여서 자전거도로와 보행로를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다.윤 센터장은 "광주 제1순환로를 따라 2호선 공사가 진행되는데, 어차피 도로 구조를 손댄 구간"이라며 "환경단체들이 말하듯 도시철도가 다니면 교통량이 줄어드는 만큼 이 구간을 중심으로 도로 다이어트와 자전거도로 확충을 동시에 가야 시너지가 난다"고 말했다. 2호선과 연계해 자전거와 PM 이용이 많은 대학가를 중심으로 자전거도로 확충과 같은 도로 재편을 시도해야 한다는 조언도 남겼다.특히 윤 센터장은 전용도로가 거의 없다시피 한 광주에서 자전거·PM 이용은 위험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광주에서 자전거 타기 너무 힘들다. 저도 무서워서 차로에서 못 타고 결국 인도로 올라가게 된다"며 "지금처럼 자전거가 인도로 올라가게 만드는 구조에서는 안전도, 이용도 늘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자전거도로를 보행과 차로에서 분리하고 그 위를 PM도 함께 다닐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시민들이 실제로 많이 타는 구간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며 "그 구간부터라도 시범적으로, 최대한 빨리 자전거도로를 확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전남 순천시 조곡동의 한 자전거전용도로. 차로를 줄여 자전거도로를 만든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윤 센터장은 자전거 주차장 확대 필요성도 건의했다. 그는 "광주는 다른 광역시에 비해 자전거 주차장이 현저히 적다"며 "유스퀘어, 송정역 같은 주요 환승 거점에 자전거 주차장이 사실상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 2호선 역사에는 처음부터 자전거 주차장을 계획해야 한다"며 "수원 복합환승센터에 가면 자전거 주차장이 따로 있는데, 사소해 보이지만 이런 인프라가 이용을 좌우한다"고 말했다.대중교통에 대한 과감한 확충 또한 필요하다. 윤 센터장은 "도시철도 2호선은 구간이 길고 수요가 많아 2량(약 150명) 수송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며 "주요 간선버스를 확충하고 환승센터를 통해 BRT와 연결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런던은 지하철이 2~3분에 한 대씩 오고, 버스도 10분 안에 다니기 때문에 시민들이 시간에 맞추려 달릴 이유가 없다"며 "대자보를 활성화하려면 대중교통 총량 자체를 지금보다 두 배 이상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강승희기자 wlog@mdilbo.com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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