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자동차를 왜 타죠?" 암스테르담 시민의 반문

입력 2026.01.16. 18:53 이삼섭 기자
길 위의 공존 - 자동차 지배를 넘어 ⑧ 도로 혁신이 필요한 이유
암스테르담 자전거 출퇴근족 크리스토퍼 씨 인터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거주하는 크리스토퍼 씨.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자전거 도로가 잘 돼 있다 보니 이동수단 중 자전거가 가장 편해요. 시간도 절약하고, 운동도 되고, 기분도 전환할 수 있고요. 자전거를 안 탈 이유가 없으니 대부분 타고 다니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만난 거주민 크리스토퍼(30) 씨의 말이다. 그의 하루는 자전거로 시작한다. 집에서 기차역까지 자전거를 타고, 기차를 이용한 다음 다시 역에서 회사까지 자전거를 탄다. 가끔은 집에서 회사까지 전부 자전거로 가기도 한다. 자그마치 12km에 달하는 거리다. 40분가량이 소요된다.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크리스토퍼 씨는 웃으며 고개를 내저었다. 그는 "운동도 되고 머리가 맑아지기 때문에 하루를 시작하기에 좋은 방식"이라며 "여기서는 남자든 여자든 정장을 입고 그냥 자전거를 탄다. 특별한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암스테르담이 자전거 천국이 된 비결로는 '자전거 우선' 원칙과 그에 뒤따르는 우수한 인프라와 이용 문화를 꼽았다. 크리스토퍼 씨는 "자동차 주차장은 없을 수 있어도 자전거 주차장은 항상 있고 규모 또한 크다"며 "반면에 자동차 주차는 어렵고 비싸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회사 자동차 주차장 이용료도 하루 20유로에 달한다. 그에 반해 자전거 출퇴근은 교통비로 인정 받는다. 증빙도 거의 필요 없다. "자전거로 출퇴근한다는 전제가 있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

자신뿐만 아니라 암스테르담 시민들의 환경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출퇴근뿐만 아니라 자전거로 어디든 갈 수 있다"며 "해변에 갈 때도 자전거를 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방정부의 자동차보다 자전거를 우선하는 정책에 대해서도 대부분 긍정적이다"며 "이미 환경에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하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전에 대한 인식도 명확하다. 크로스토퍼 씨는 "암스테르담뿐만 아니라 네덜란드에서는 규칙이 아주 명확하다. 손으로 방향을 알리는 수신호 같은 것들이 몸에 배어 있다"면서 "서로가 규칙을 지킬 거라는 믿음이 있고, 그래서 헬멧을 쓰지 않는 사람도 많다. 사고가 날 거라고 거의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자전거 이용이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고개를 내저었다. '안 좋은 날씨는 없고, 안 좋은 옷만 있다'는 말을 인용한 그는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어도 대부분 자전거를 탄다. 날씨에 맞게 옷을 입으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현지 주민들의 인식을 전했다.

크리스토퍼 씨는 인프라 못지 않게 문화가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아이 때부터 자전거 이용에 대한 교육이 이뤄지고, 또 주변에서 일상적으로 이동하니 당연하게 탄다. 그렇게 삶의 일부가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자연스럽게 자전거 이용에 대한 존중과 안전하게 이동하기 위한 문화도 기본값이다.

다만, 그는 암스테르담의 자전거 우선적인 문화가 때로는 보행이나 자동차와 같은 이동수단에 비해서 공격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특히 관광객이 많은 도심에서는 이로 인한 '안전 문제'가 빈번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럼에도 우선순위는 분명하다. 자전거가 먼저, 그 다음이 보행자, 마지막이 자동차"라는 게 그가 말하는 이곳의 원칙이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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