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 철거" vs "관리되도록 방안 찾아야"
전국 곳곳에서 길고양이 돌봄 문제를 둘러싼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광주에서 길고양이 급식소에 철거를 요청하는 계고장이 붙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를 두고 개체 수가 늘어나 소음을 비롯한 생활 불편이 커지는 만큼 합당한 조치라는 의견과 길고양이도 생명인 만큼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14일 광주 서구에 따르면 최근 풍암동 당산어린이공원에 설치된 길고양이 급식소에 철거 계고장을 부착했다.
계고장에는 '11월10일까지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강제 철거를 집행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서구는 지난달 길고양이 급식소가 설치됐다는 민원이 국민신문고를 통해 접수, 해당 급식소가 허가 또는 신고되지 않은 상태에서 설치됐으므로 불법 적치물로 간주해 철거 계고장을 부착했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민원처럼 길고양이에 대한 불만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당산어린이공원에서 만난 김모(46·여)씨는 "길고양이 수가 하루가 멀다 하고 늘어나다 보니 불편한 게 이만저만 아니다. 계속 밥을 주니 늘어나는 것 같다"며 "늦은 밤 고양이 울음소리 때문에 잠에서 깬 적이 빈번하다. 계고장을 붙일 게 아니라 발견 즉시 철거했어야 한다"고 토로했다.
대학생 조모(24)씨도 "기숙사 주변에서 어슬렁거리는 길고양이를 보고 놀랐던 적이 많다. 마주치면 무섭다"며 "가끔 지나가다가 쓰레기봉투를 찢는 길고양이들도 봤는데 도로가 지저분해지는 게 보기 안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철거보다는 길고양이와 공존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행위가 위법이 아니므로 민원이 들어오면 철거를 권하기보다 오히려 관리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지정된 장소에 급식소를 설치·운영하면 훨씬 청결하게 관리할 수 있다며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지자체가 운영하는 길고양이 급식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광주시캣맘협의회 관계자는 "흔히 TNR이라고 부르는 중성화 사업은 영역 동물인 고양이에게 그 지역에 살아도 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으로 지극히 인간을 위한 것이다"며 "지자체에서 나서지 않으면 한계가 있다. 자체 조례에서 명시한 것처럼 필요에 의해 TNR 사업을 하는 만큼 길고양이들도 살아갈 수 있게 지자체가 급식소를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광주시가 올해 TNR 사업에 책정한 예산은 3억원(1천500두)에 달했지만, 길고양이 급식소에 들어가는 예산은 200만원에 그쳤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길고양이 급식소도 광주 전체에 10곳(서구 6곳·남구 4곳)뿐이었다.
이와 관련 길고양이 인식개선을 위해 노력 중인 김하연 사진작가는 "길고양이 급식소 예산이 TNR 예산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현상은 비단 광주만의 문제는 아니다"며 "TNR을 받은 고양이는 번식기 동안 울음소리를 내지 않아 소음 불편도 줄일 수 있는데, 이는 결국 인간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하는 사업이므로 급식소도 운영하는 게 상식이다. TNR은 하면서 밥을 주지 않는 것은 살처분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 [오늘의 날씨] 광주·전남 낮최고 32도···무더위 기승 지난 12일 오후 인천 남동구 인천대공원에서 어린이들이 쿨링포그를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뉴시스 광주·전남지역은 주말 동안 주춤했던 무더위가 다시 기승을 부리겠다.17일 광주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광주·전남지역은 서해남부상에 위치한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맑은 날씨로 인해 낮 기온이 30도 이상으로 오르는 곳이 많겠다.서해안에는 오전동안 200m내외의 짙은 안개가 예상되며 6시 기준 영광·진도 230m 신안 280m의 가시거리를 기록했다.광주·전남지역 아침 최저기온은 15도에서 20도를 기록했으며 낮 최고기온은 27도에서 32도의 분포를 보이겠다.지역별 낮 최고기온은 담양 32도, 광주·나주·장성·화순·곡성 31도, 영광·함평·무안·영암·신안·구례·해남 30도, 목포·순천·광양·완도·강진·장흥·고흥 29도, 진도·보성 28도, 여수 27도로 기상청은 전망했다.기상청 관계자는 "광주와 전남내륙을 중심으로 최고체감온도가 31도 이상으로 올라 덥겠으니 야외활동 시 건강관리에 유의 바란다"며 "이날 오전 서해안에 가시거리 200m내외의 짙은 안개가 예상되니 해안 교량이나 호수 인접 도로에서 차량 운행 시 주의 바란다"고 말했다.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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