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을 내세우려면, '청년의 삶'을 말해야
이름만 빌린 청년 정치, 실질적 대표성 갖춰야
정책으로 이어지지 않는 목소리는 대표성 없어

광주·전남 청년들은 12·3 비상계엄과 탄핵을 거치며 정치에 관심을 갖는 젊은층이 늘고 있는 것과 관련, 청년 정치인의 정치·사회·경제적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편입 여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 정치 시스템상 자신들의 목소리를 크게 낼 수 없는데다, 정치에 입문했다 하더라도 기존 체제에 휩쓸리는 경우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무등일보는 5·18 45주년과 6·3 대선을 앞두고 광주·전남 2030세대 10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이들은 청년 정치인 수의 증가는 분명 긍정적 신호지만 그것이 곧 대표성과 실효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정치의 중심에 청년을 세우려면 숫자가 아니라 내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박진우 개혁신당동남을당협위원장은 "아직은 정치권 안에 들어가면 목소리가 작아지거나, 구조에 휩쓸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중요한 건 '청년 정치인'이 있다는 것보다, 청년이 정책을 결정할 구조에 얼마나 들어가 있느냐 여부"라고 지적했다.
청년 정치인의 수는 분명히 늘었다. 국회·정당·지방의회 등에서 청년이라는 타이틀을 단 인물이 이전보다 눈에 띄게 많아졌기 때문이다. 정당들은 청년 세대를 대변하겠다는 명분 아래 청년 몫을 강조하며 인재 영입을 시도했고, 일부는 청년이라는 이름만으로 빠르게 정치권에 진입했다. 하지만 이들이 실제로 2030세대의 삶과 고민을 대변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회의적 시선이 뚜렷하다.
박근우(23) 전 국민의힘 광주시당 대학생위원장은 "정치권에서 선거철만 되면 청년 어쩌고 하는 말 같지도 않은 캠프나 임명장 수여식으로 줄이나 세우는 의미없는 행동은 이제 그만둬야 한다"며 "의사 결정이나 정책 결정 방향에 청년의 목소리를 실질적으로 반영시키기 위해선 청년을 직접 만나, 이들의 의견을 수합·정리해서 제대로 대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전남 청년들은 기억나는 청년 정치인이 거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인지도 있는 청년 정치인은 여전히 소수에 불과하며, 존재감이나 실질적 영향력 면에서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단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공천을 받아 정치에 진입한 인물이 대변자 역할을 하기 어렵다는 비판도 나왔다. 청년 문제에 대한 공감 없이, 세대교체의 이미지에만 머무르는 정치도 문제로 지적됐다. 또한 주거·취업·교육·불안정한 노동과 생계의 문제, 지역 간 격차와 같은 구체적 현실을 이해하고 그것을 의제로 전환할 수 있는 공감 능력과 실행력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청년 정치는 현재 '청년'은 있으나 '청년의 삶'이 없는 상태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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