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 토허제 구역 지정 이후 토지 거래 ‘10분의 1 이하’로

입력 2026.09.03. 09:57 김혜진 기자
사랑방부동산, 국토부 실거래가·한국부동산원 거래 자료 분석
지역 땅 거래 급감…사실상 멈춰
상업용 위축·아파트 평시 수준 복귀
"범위·강도 시장에 적절한지 살펴야"
※국토교통부(토지·상업업무용·아파트) / 한국부동산원(외지인 매입 비중) / 단위: 건, % ※국토부 자료는 계약일 기준·해제계약 제외 / 한국부동산원 자료는 신고일 기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함께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일부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지정 대상 지역의 토지 거래가 사실상 멈춘 것으로 드러났다.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도 감소했고 아파트 역시 반짝 급증 후 평시 수준으로 복귀했다. 광범위한 규제 지정이 개발 예정지 밖의 기존 생활권까지 위축시키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전남광주 No.1 부동산플랫폼 사랑방부동산(home.sarangbang.com)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광주통합특별시 내 토허제 지정 대상 지역 동·리의 토지 거래는 토허제 시행 전 7월 6일(반도체 산단 선정 발표일)~13일 하루 평균 15.9건에서, 시행 후 14~31일은 1.1건으로 -93% 급감했다. 6월(일평균 6.2건)과 비교해도 -82% 줄어든 수준이다.

거래량뿐 아니라 거래되는 토지 면적 규모도 축소됐다. 시행 전 같은 기간 규제 대상 지역의 토지 계약면적 중위값은 260㎡였지만 시행 이후에는 70㎡로 감소했다. 60㎡ 이하 소규모 토지 거래 비중도 22%에서 45%로 높아졌다. 토지 거래량이 급속하게 위축된 가운데 성사된 거래가 상대적으로 소규모 토지에 집중되는 흐름을 보인 것이다.

※국토교통부(토지·상업업무용·아파트) / 한국부동산원(외지인 매입 비중) / 단위: 건, % ※반도체 클러스터 발표(7월 6일) / 토지거래허가제 시행(7월 14일)

◆상업용·아파트 거래도 시행 이후 둔화

토허제 대상 지역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량은 올해 상반기(1~6월) 하루 평균 2.3건에서, 반도체 발표 직후인 7월 6~13일에는 3.4건으로 반짝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토허제 시행 이후인 14~31일에는 1.6건까지 감소해 이전보다 더욱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아파트도 상황은 비슷하다. 규제 대상 지역 매매 거래는 상반기 하루 평균 47.6건에서, 7월 6일~13일 84.3건으로 치솟았지만, 토허제 시행 이후 48.0건으로 상반기 수준에 복귀했다. 반면 전월세 거래는 규제 시행 전후 일평균 56.8건에서 56.6건으로 사실상 변화가 없었다. 주거 수요는 여전히 있지만 규제가 매수세에 일부 영향을 미쳤음을 추정하게 한다.

※국토교통부(토지·상업업무용·아파트) / 한국부동산원(외지인 매입 비중) / 단위: 건, % ※‘대상 지역’ 거래량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동·리에서 발생한 전체 거래를 집계한 것으로, 개별 거래의 허가 대상 여부를 구분한 수치는 아님.

◆아파트 대지권 면적 따라 규제 여부 달라져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의 경우, 대지권 면적 기준에 따른 형평성 문제도 확인됐다. 광산구 첨단지구 월계동의 저층·저밀도 단지 일부는 대지권 면적이 60㎡를 초과해 토허제 규제 범위에 포함되는 사례가 나왔다. 반면 같은 광주 내 고층 아파트 다수는 시세가 더 높더라도 상대적으로 대지권 면적이 작아, 규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나주시 경우에도 빛가람동을 포함한 다수 단지들이 같은 이유로 규제에 묶여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 월계동과 빛가람동의 일평균 아파트 매매 거래량도 규제 시행 전후 각각 -60.3%, -64.7%로 급감했다. 규제 여부가 시세·외지인 투자 등 실질적 투기수요 존재 여부가 아닌, 층수·세대수 등 형식적 요인에 따라 결정될 수 있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토지·상업업무용·아파트) / 한국부동산원(외지인 매입 비중) / 단위: 건, %

◆7월 외지인 매입 비중 오히려 감소

‘투기수요 유입’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는 보조지표인 외지인 아파트 매입에서도 뚜렷한 증가세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거주지별 아파트 매매 통계를 보면, 7월 광주 5개 자치구 거래량은 6월 1천531건에서 7월 1천871건으로 22.2% 증가했지만 외지인 매입 비중은 17.8%에서 7.3%로 오히려 -10.5%p 하락했다.

자치구별 외지인 비중도 ▲동구 16.6%→5.3% ▲서구 16.9%→6.9% ▲남구 12.2%→6.9% ▲북구 19.9%→8.6% ▲광산구 18.8%→7.2%로 5개 구 모두 하락했다. 거래 증가가 외지 투자수요에 의해 주도됐다는 흐름은 확인되지 않은 것이다.

◆ 개발 예정지는 관리하고, 기존 생활권은 재점검 필요

이번 분석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의 필요성 자체보다 지정 범위와 규제 강도가 실제 시장 상황보다 과도하게 설정된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반도체 개발 예정지와 인접 지역은 지속적으로 관리하되, 기존 생활권은 외지인 매입 비중·가격 급등·단기전매 등의 지표를 바탕으로 규제 필요성을 다시 따져볼 필요가 있다.

최현웅 사랑방부동산 차장은 “토허제 지정으로 거래 급감 등 단기 시장 충격이 상당한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의 규제 범위가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여 오히려 지역 부동산시장을 이전보다 더욱 위축시키는 건 아닌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개발 예정지는 관리하되, 기존 생활권은 세밀한 점검지표를 설정하여 일정 기준을 넘으면 다시 규제를 강화하는 방식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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