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학생 수 감소가 예산 축소 근거 될 수 없다"···전남·광주 교육 책임자들 한목소리

입력 2026.09.21. 20:07 한경국 기자
[긴급점검] 54년만에 바뀌는 교육 재원:전남광주 미래교육 흔들
4(끝). 교육재정 개편 해법과 과제
교부금 개편안 두고 "실질적 수요 반영" 공감
재정 운용 방향 등에서는 미묘한 입장차 보여
김대중 교육감.

인구 소멸지역인 전남광주의 특수성을 반영치 않은 정부의 교육재정교부금 도입에 대해 지역교육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옳지 않은 결정”이라며 보완 필요성을 제기했다. 학령인구 변화와 함께 새로운 교육수요를 고려한 정책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의 일방적 결정이 아닌 교육계 등 공론화 과정을 통한 합리적 의사결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본보는 긴급 점검 시리즈보도에 이어 김대중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감, 김문수 국회의원(순천광양구례곡성갑), 최정훈 전남광주특별시의회 교육위원장 등 전남광주 교육기관 책임자들에게 견해를 물었다.

-[공통질문 1]학생 수 감소를 지방 교육청 재정 축소 근거로 삼는 것이 타당한가.

▲김 교육감 “학생 수 감소만을 이유로 교육 재정을 축소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아이 한 명이 줄었다고 교실·급식실·통학버스가 함께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도시와 농산어촌, 섬을 아우르는 우리 교육청의 특성상 학생 수와 무관한 고정 비용이 크다. 오히려 학생이 줄수록 맞춤형 교육, 늘봄·돌봄, 정서 지원 등 질적 투자 수요는 커진다. 교육 예산은 형편에 따라 나누어 쓰는 재량 지출이 아니라 나라 살림이 어려워도 흔들려서는 안 되는 보장의 대상이므로, 단순 경제 논리가 아닌 실제 교육 수요와 지역 여건을 반영한 지표 보완이 필요하다.”

▲김 의원 “정부의 개편안을 단순히 ‘학생 수가 줄었으니 교육재정을 줄이겠다’고 보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정부안은 교부금 총액을 삭감하는 구조가 아니며, 현장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전년도 총액 미만으로 줄어들지 않도록’ 국가가 최저 한도를 보장하고 매년 교부금 총액이 증가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다만 학생 수 감소가 곧바로 교육수요 감소로 이어지지 않으며, 교직원 인건비 등 경직성 지출(교육재정의 약 60% 이상)은 단기간에 줄이기 어렵고 기초학력·특수교육·돌봄·디지털 전환 등 새로운 투자 수요도 크다. 따라서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하되 학급 수와 학교 수, 지역 여건과 새로운 교육수요까지 함께 고려하는 정교한 개편이 필요하다.”

▲최 위원장 “학생 수 감소만을 근거로 지방교육재정을 축소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교육재정수요는 학생 수에 단순 비례하지 않으며, 교직원 인건비나 학교운영비, 시설안전·관리비 등은 지속해서 발생하는 고정비 성격이다. 특히 농산어촌과 도서 지역은 학교를 일률적으로 줄이기 어려워 학생 수 감소가 곧바로 교육비 감소로 이어지지 않는다. 기초학력 보장, 특수교육·돌봄 확대, 유보통합에 따른 유아교육의 질 제고, AI·디지털 기반 미래교육 환경 구축 등 새로운 교육재정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재정 규모는 단순한 학생 수가 아니라 학교와 학급 수, 지역적 특성, 교육격차, 교육의 질, 미래교육수요 등을 종합해 결정해야 하며, 학생 수 감소는 재정 축소의 이유가 아니라 한 명의 학생에게 더 나은 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질적 전환의 계기로 바라봐야 한다.”

김문수 의원.

-[공통질문 2]반도체 특수 세수를 미래 대응 기금으로 우선 확보하고 잔여액을 분배하는 방식에 대한 입장은.

▲김 교육감 “동의하기 어렵다. 현행 내국세 20.79% 연동제는 세수가 늘면 그 증가분이 자동으로 교육재정에 반영되는 구조인데, 새 방식은 증가분을 먼저 미래 대응 기금으로 적립하고 남는 부분만 배분해 세수 호조의 혜택이 교육재정으로 온전히 이어지지 못하고 사실상 다른 용도로 옮겨 쓰는 결과를 낳는다. 교육 예산은 국가 수입에 고정보장해온 헌법적 의미의 기본 예산인데, 이를 나누어 쓸 여유 재원처럼 다루는 발상 자체가 우려스럽다. 세수 증가의 혜택을 국가가 먼저 선점하기보다 기존 연동 방식의 취지대로 세수 실적이 교육재정에 그대로 반영돼야 한다.”

▲김 의원 “정부 개편의 기본 방향에 동의한다. 핵심은 지방과 교육의 재원을 줄이자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재원은 안정적으로 보장하되 반도체 호황처럼 일시적으로 늘어난 세수까지 모두 상시지출로 고정하지 말자는 것이다. 그동안 내국세 자동 연동으로 안정적 재원 확보에는 장점이 있었으나 학령인구와 교육수요 변화에 맞춰 지출 구조를 조정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특정 산업 호황으로 세수가 크게 늘었다가 경기가 하강하면 큰 재정 충격을 받을 수 있으므로, 추가 세수의 일정 부분을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해 경기 하강기에 활용하고 AI·첨단산업·인재양성 등의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더 책임 있는 재정 운용이다.”

▲최 위원장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미래대응기금을 조성하겠다는 정부의 취지 자체에는 공감한다. 다만 그 재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자치단체와 교육청에 안정적으로 배분되어 온 재원을 추가세수라는 미명하에 기금에 적립한 뒤 나머지를 배분하는 방식은 자치권을 훼손한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국가의 재정 상황이나 정책적 판단에 지나치게 좌우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교육에 투자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법정재원이다. 교육은 교원 인건비, 학교 운영, 시설 개선, 미래교육 투자 등 중장기적으로 지속되어야 하는 분야이므로, 세수가 늘었다는 이유로 우선 활용하게 되면 교육청 입장에서는 예측 가능한 재정운용이 어려워지므로 지방에 배분될 법정재원을 줄이는 방식은 재검토해야 한다.”

최정훈 위원장.

-[공통질문 3]정부에 요구할 구체적인 제도 개선안은 무엇인가.

▲김 교육감 “첫째, 애초에 교육 예산은 나누어 쓸 대상이 아니라 지켜야 할 약속이라는 점에서 이번 개편 발상 자체를 재고해야 한다. 둘째, 부득이 개편한다면 미래 대응 기금으로 이관되는 재원 중 교육·인재 계정에서 유·초·중등 수요를 별도로 반영해야 한다. 셋째, 학령 인구 변화율 가중치 등 세부 변수를 교육 현장의 실제 미래 AI 교육 수요 등에 맞게 재검토해야 한다. 넷째, 이러한 개편은 정부 부처 간 일방적인 의사결정이 아닌 시·도교육청과의 충분한 협의와 국회 공청회 등 공론화 절차를 거쳐 결정돼야 한다.”

▲김 의원 “첫째, 학생 수뿐 아니라 학급 수와 학교 수 등 실제 교육수요를 재정 배분에 보다 충실히 반영해야 한다. 학생이 줄어도 학급과 학교가 같은 비율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둘째, 소규모 학교 유지와 통학 지원 등 지방에는 학생 수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인구감소지역에 별도의 교육재정 보정장치가 필요하다. 셋째, 미래대응기금의 교육·인재계정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국회가 책임 있게 점검할 수 있는 제도를 갖춰야 한다. 넷째, 돌봄·기초학력·특수교육·학생 마음건강·AI·디지털 교육 등 학교의 역할 확대에 따른 새로운 재정수요도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

▲최 위원장 “구체적인 개선안보다는 현행 제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면 1년을 유예하면서 정부의 변경안 중 학령인구감소율은 제외하고 경상성장률만 반영하는 안을 제시한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학생 수 감소가 곧바로 교육비 감소로 이어지지 않고, 경제 규모와 재정 여건의 변화를 나타내는 경상성장률은 급변하는 시대에 어느 정도 반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지역은 소규모학교 유지, 통학 지원, 교육격차 해소, 기초학력 보장 등에 더 많은 교육비가 소요되므로, 충분한 논의와 검증을 거쳐 점진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단독질문]

-내국세 연동제가 폐지될 경우 교육청 차원의 대안이 있나

▲김 교육감 “전국적 영향을 끼치는 지표라서 전남광주교육청 차원의 대안 지표를 제시하는 것은 조심스럽다. 다만 내국세 연동제가 폐지될 경우 대안으로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에서 연구한 교부금 추세 반영 보정안이 있다. 현행 내국세 교부율(20.79%)은 그대로 유지하되 교부금의 급격한 증감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장치로, 교부금 증가액이 최근 3년 평균의 1.2배 ~ 1.3배 초과 시 잉여분을 영유아 고등평생 영역으로 이전하고, 교부금 증가액이 인건비 예상 증가액보다 미달 시 부족분을 증액교부금으로 보전하는 내용이다.”

-기존의 내국세 20.79%를 유지할 것인지, 별도의 인구감소지역 교육재정 보정 규정을 만들 것인지 견해는

▲김 의원 “20.79%라는 고정된 연동률을 계속 유지하기보다는 학령인구와 경제·재정 여건의 변화를 반영하려는 정부의 기본적인 개편 방향을 수용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다만 제도 개편 과정에서 인구감소지역의 교육여건이 더 어려워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 학생 수가 줄더라도 학교와 학급을 유지해야 하고, 통학과 돌봄 등 오히려 추가적인 비용이 필요한 지역이 있으므로, 전체 교부금 산정체계는 합리적으로 개편하되 인구감소지역에는 별도의 교육재정 보정 규정을 두어 최소한의 교육여건을 확실하게 보장해야 한다. 재정개혁과 지역교육 보호는 서로 반대되는 목표가 아니며, 어디에 살든 교육기회가 줄어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 국가의 책임이다.”

-의회 차원의 결의안, 토론회, 특위 구성 등을 추진할 계획이 있는가. 있다면 시기와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

▲최 위원장 “의회 차원의 대응은 이미 시작됐다. 지난 7월 22일 내가 대표발의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반대 촉구 건의안’이 본회의를 통과해 현행 내국세 연동률 20.79%를 유지하고 교부금 개편을 중단할 것을 정부와 국회에 공식 촉구했다. 하지만 건의안 의결만으로 끝낼 사안이 아니므로, 향후 타 시·도교육청과 연대하고 교육공동체가 참여하는 토론회나 공론의 장을 마련해 지역 의견을 모으고, 정부개편안의 구체적인 내용과 국회 논의 상황을 지켜보며 특위를 구성하는 등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교육청·지방의회·공동체가 함께 교육재정 축소에 지속적으로 대응하겠다.”

정리=한경국기자 hkk4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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