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광장 '마켓 니어디어' 개최
셀러존·체험존·푸드존 등 마련
'책먹는 여우' 전시 연계 이벤트
과천·명동서 창·제작 작품 선봬

계절의 여왕 10월을 맞아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서 다채롭게 펼쳐지는 행사들이 관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야외 공간을 활용한 다양한 전시와 플리마켓을 비롯해 어린이 체험형 공간까지 주목받고 있으며, ACC를 직접 방문하지 못하는 관객들을 위한 순회전시와 공연도 진행하고 있어 더욱 풍성한 10월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지역 창작자와 함께 하는 플리마켓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ACC재단)이 오는 19일과 20일 이틀간 ACC 야외광장과 뉴스뮤지엄 일대에서 '마켓 니어(Near)디어(Dear)'를 개최한다.
ACC재단과 어반플레이가 공동 주최하고 YMC/아침마당이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ACC 복합문화·편의시설 '파크먼트 광주'를 홍보하는 한편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창업가와 창작자들을 소개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번 '마켓 니어디어'는 셀러존과 체험존, 빈티지존, 푸드존, 이벤트존 등으로 구성되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모집한 지역 창업가와 창작자, 일반 시민 등 80여개 부스가 참여한다.
셀러존에서는 지역 창작자와 소상공인 등 지역 창업가들이 의류, 액세서리, 생활소품 등을 판매하며, 체험존에서는 모든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활동이 진행된다. 빈티지존은 개인이나 가족 단위 참여자들이 개인 SNS나 중고물품 판매 앱 등을 활용해 직거래하는 시민 참여형 부스로 운영된다. 푸드존에는 광주지역의 유명 맛집들이 참여해 먹거리를 선보인다.
특히 ACC내 편의시설 입점업체인 '티니핑'과 아시아아트마켓의 이벤트 부스도 이번 로컬 플리마켓에 참여하며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 전시도 즐기고 선물도 받고
재단은 또 지난 12일부터 20일까지 ACC 어린이문화원 다목적홀에서 열리는'책 먹는 여우, 도서관을 삼키다'초청 전시 연계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번 이벤트는 어린이들이 여우 아저씨의 창고에 있는 소금, 후추, 수저세트와 물물 교환한 물품들을 관람객에게 나눠주는 행사다. 여우 아저씨의 창고에 보관된 물품들은 각기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어, 어린이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물품 나눔 이벤트와 함께 전시 연계한 다양한 체험도 진행된다. 책 에 등장하는 그림에서 멋진 사진을 촬영하고, 화가 미라의 스튜디오와 갤러리에서는 여우 아저씨 가면을 만들어보거나 초상화를 그려 갤러리에 전시할 수도 있다. 여우 아저씨가 작가가 돼 쓴 책'잭키 마론'의 한 장면을 가져온 수영장 코너에서는 모양이 다른 사물을 찾아내는 놀이도 즐길 수 있다.

◆ 수도권에서 만나는 창·제작 작품
ACC의 대표적인 몰입형 실감전시 '몰입미감'이 10월을 맞아 과천시민들을 찾아간다. 오는 26일까지 10월 한 달간 경기 과천시민회관 갤러리 마루·아라에서 진행되는 ACC 창·제작 전시 '몰입미감: 디지털로 본 미술 속 자연과 휴머니즘'은 기존 '몰입미감' 콘텐츠 중 상호작용 기술을 적용한 참여형 체험 위주의 내용들로 구성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 근대화의 중요 인물인 김중현 작가의 '정물(꽃)'과 '춘양', 이제창 작가의 '드로잉 2', 채용신 작가의 '고종황제 어진'등을 만날 수 있으며, 허달재 작가의 회화 작품 '매화'를 미디어아트로 재해석한 작품도 선보인다.
ACC 국제 공동 창제작 연극 '로제타'도 창원에 이어 17~18일 이틀간 서울 서울 강북문화예술회관 무대에 오른다. 여성 의료 선교사 로제타 셔우드 홀(1865~1951)을 소재로 창제작한 이번 작품은 외국인으로서 한국 근대 의료와 교육을 개척한 로제타 셔우드 홀(1865~1951)이 생전 기록했던 일기장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대한제국 시절 활동했던 서양 여성이자 의사인 로제타란 실존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공연은 우리 시대에도 해소되지 않은 장애와 여성, 서양 대 아시아문화 등 '다름'에 대한 편견과 그 변화를 위한 노력의 메시지를 전한다.
ACC 창제작 무용극 '척'도 오는 22일과 23일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른다. 이번 무대에는 한국 현대무용의 대표 안무가 안애순을 주축으로 탄탄한 실력파 안무가 겸 무용수인 한상률과 김호연, 해외에서 주목 받는 무용수 이승주, 젊은 실력파 무용수 박유라·도윤승·김도현 등 6명 참여해 아시아의 전통적 도량형인 '척(尺)'을 핵심어로 신체를 통해 시공간을 사유하는 방식을 이야기한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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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 지하 문 열었더니···아시아 생활 문화 한눈에 다양한 아시아 생활문화 자료를 보관하고 있는 ACC 수장고4 모습.ACC 제공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은 10년간 수많은 문화 콘텐츠를 선보이며 시민들에게 사랑받아 왔다. 다양한 공연과 전시가 열려 시민들에게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도서관, 기록관, 박물관의 역할을 하나로 합친 '라키비움' 공간으로도 자리 잡았다. ACC의 다양한 공간을 많은 시민들이 둘러보았을 테지만, 아직까지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은 비밀스런 장소도 있다.바로 지하 4층에 자리 잡은 수장고와 창제작센터다. 수장고에는 1만9천여점의 아시아 문화 자료들을 보관 중이며, 창제작센터에서는 작가들의 상상력을 현실로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ACC 수장고4에 보관 중인 나무 조각상.ACC 제공◆수장고, 亞 문화교류 상징15일 오전 ACC 출입 기자들은 직원들의 안내를 받아 평소 접근하기 어려운 ACC 지하 4층으로 내려갔다. 수장고와 창제작센터는 문화정보원부터 문화창조원, 예술극장 지하 4층에 걸쳐 있다. 직원들만 출입이 가능하며 일반 시민들에게는 철저히 공개되지 않은 '금단의 지역'이다.수장고에 들어갈 때는 신발 대신 슬리퍼로 갈아 신고, 먼지 제거를 위해 '스티키매트'를 밟고 들어가야 한다.ACC 수장고는 총 네 곳으로 나뉘는데 이날은 아시아 각국의 생활문화자료를 보관한 수장고 3·4를 둘러볼 수 있었다.당초 ACC에는 아카이브 자료를 보관하던 수장고 1·2 밖에 없었으나 지난 2018년 네덜란드의 누산타라 박물관으로부터 인도네시아의 생활유물과 민속자료를 대거 들여오면서 수장고 3·4가 추가로 마련됐다.수장고에 들어서면 선반에 질서정연하게 놓인 생활유물들과 함께 온습도를 표시하는 기계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온도는 항상 20도 내외를, 습도는 50~60%를 유지한다. 다만 금속 공예품을 주로 보관하고 있는 수장고4의 경우 습도를 이보다 낮은 35~45%로 유지하고 있다.이곳 수장고에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보물이나 중요한 문화재는 없다. 다양한 국가와 개인으로부터 기증받거나 구입한 자료들 모두, 17~20세기 사이에 주민들이 실제 사용하거나 예술가들이 거리에 팔던 물건들이다. 다양한 크기의 집 모형과 배 모형, 사냥 도구, 코코넛을 짤 때 쓰는 그릇, 힌두교와 고유 민속신앙이 한데 뒤섞인 신상 등 종류도 다양하다.현장을 안내한 박재상 학예연구사는 이 중 자단목으로 만들어진 의자를 가장 가치 있는 자료로 꼽았다. 등받이부터 팔걸이와 받침까지 다양한 무늬가 새겨져 있는 모습이 높은 품격을 가늠하게 해주었다. 특히 3D 프린터로 보강한 한쪽 팔걸이와 수선한 흔적이 남아있는 방석은 300년이라는 긴 시간의 무게를 고스란히 전해주는 듯 했다.박재상 학예연구사는 "ACC에서는 아시아문화를 이해하고 알리기 위해 각 나라 문화 원형을 반영하고 있는 물품들을 수집하고 있는데, 정작 그 나라에서는 가치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보관 중인 자료 중에는 이제는 만드는 방법이 사라진 물건들도 많아 갈수록 가치가 올라갈 것 같다"고 말했다.이날 직접 만져본 인도네시아 전통 인형 '와양'도 그중 하나다. 그림자 인형극에 활용되는 '와양'은 ACC에서만 6천323점을 보관하고 있다."이 같은 자료들을 온전히 보존하기 위해 ACC에서는 별도의 완충재와 보관용 골판지를 주문 제작하고, 금속 공예 작품의 경우 산화를 막기 위해 호주에서 개발된 밀폐 봉투 등을 활용하고 있다"는 게 박 학예연구사의 설명이다.현재 ACC 수장고에는 1만4천409건, 총 1만9천17점의 자료가 보관 중이다. 이중 다수를 차지하는 동남아시아 자료들은 아시아문화박물관 상설전시실 '몬순으로 열린 세계: 동남아시아의 항구도시'에서 활용하고 있다. 현재 우즈베티스탄, 키르기스스탄에서도 다양한 생활문화자료를 수집하고 있으며, 오는 10월 개관할 중앙아시아실에서 활용될 예정이다.다양한 아시아 생활문화 자료를 보관하고 있는 ACC 수장고4 모습.ACC 제공◆예술인들의 상상을 현실로ACC 지하 4층에는 다양한 최신 설비를 통해 예술인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창제작센터도 자리잡고 있다. 크게 기계조형 스튜디오, 복합스튜디오, 미디어 스튜디오로 나뉜다.기계조형 스튜디오에는 목재 가공실과 용접실, 도색실 등이 갖춰져 있다. 이곳에서는 작가들의 요구에 맞춰 다양한 조형 작품들이 만들어지고 시제품 제작을 위한 기술 설비가 제공되는데, 안전을 위해 작가 대신 각 설비별 담당 직원들이 제작을 맡는다.복합스튜디오는 융복합 콘텐츠 창·제작을 위한 열린 공간으로 3D 프린팅과 스캐닝이 가능한 제작실과 레지던시 작가들의 작업공간인 '워크룸'을 갖추고 있다. 무대와 전시실을 그대로 구현한 공간에서 창·제작 콘텐츠들을 바로 시연하고 레지던시 결과를 보고하기도 한다. 내년부터는 광주·전남지역 작가들에게도 레지던시 기회가 제공돼 이들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미디어 스튜디오는 다면체 미디어 래핑, 입체영상·음향 기술을 갖춘 첨단 미디어 창·제작 공간이다. 17대의 모션 캡쳐 카메라를 통해 동작을 감지하고 구현하는 입체영상실, 32채널 스피커를 갖추고 위치데이터와 사운드를 결합하는 입체음향실을 통해 다양한 융복합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 이곳에서 활용된 기술들은 지난 4월 30일부터 6월 1일까지 진행된 미래운동회에서 구현된 바 있다.김상욱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은 "지금까지 전당에서 진행된 여러 공연과 전시의 밑바탕에는 수장고와 창제작센터가 있었다"며 "전당이 지니고 있는 훌륭한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앞으로도 아시아문화교류와 시민들의 문화 향유에 기여하겠다"고 전했다.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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