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연극 베스트7 선정
한물간 드라마 작가 '나나'와
일본제국주의 소총 시선 통해
역사를 소비하는 시대에 질문
"번번이 편성에 실패하는 한물간 40대 드라마 작가 '나나'는 소품창고에서 '99식 소총' 한 자루를 발견한 후 편성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자세로 집필을 시작한다. 하지만 돋보이는 주인공이 등장해야 한다거나, 편성을 위해 현실과 타협할 것인지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장총과의 만남이 길어질 수록 더 깊어져 간다. 평소처럼 장총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설득하던 어느날, 나나는 그의 방아쇠가 일반적인 방아쇠가 아닌 다른 금속물을 가져다 붙인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장총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면 소원을 들어줄 수 있는지 물어보는데…."
역사의 생생한 현장, 그 가운데에 항상 있었지만 이제는 그 이면으로 밀려나고 이야기 속에서도 지워지며 모두에게 잊혀진 '낡은 장총 한 자루'가 들려주는 한국 현대사 이야기가 시작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ACC재단)은 우수공연 초청 프로그램인 'ACC 초이스'공연으로 연극 '빵야'를 9월 28∼29일 이틀동안 ACC 예술극장 극장2에서 선보인다.
'빵야'는 역사를 '써먹을'궁리만 하던 드라마 작가인 '나나'가 역사를 '관통한'장총을 만나면서 벌어진 일들을 다룬 작품이다. 1945년 인천 조병창에서 생산된 일본 제국주의의 마지막 주력 소총인 99식 장총 한 자루가 주인공이 돼 그의 파란만장한 삶을 통해 한국 현대사를 이야기한다.
이 작품은 단지 과거를 조망하는 것에 멈추지 않고 '자본과 필요'라는 피할 수 없는 현대 사회의 생존 방식에 부딪히며 장총의 이야기를 '대형 드라마'로 집필하는 나나의 시선을 통해 역사를 소비하는 시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매번 편성에 실패하는 '나나'는 과연 거대한 상업 자본에 맞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장총의 이야기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인지, 장총은 평생 꿈꿔 온 자신의 소원을 마침내 이룰 수 있을 것인지 무대를 보는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김은성 작가가 집필하고 김태형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지난 2022년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으로 초연했으며, 지난해에는 한국연극 베스트7 선정과 제61회 K-시어터 어워즈 대상을 수상하며 연극계의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빵야'는 9월 28일 오후 6시와 9월 29일 오후 2시 공연하며, 관람권은 R석 6만6천원, S석 4만4천원이다. 관람권은 7월 19일 오전 10시부터 ACC재단 누리집에서 예매할 수 있다.
한편 ACC재단에서 기획한 'ACC 초이스'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정체성 및 계기성에 적합한 우수 공연을 발굴해 초청하는 대중화 프로그램이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 '평생 소장각' 고전 명화 만나러 ACC로 가자 빅도어시네마 상영 모습. ACC재단 제공 아프리카 초원과 알프스, 대서양 등 거대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ACC재단)은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ACC 예술극장 극장1 빅도어에서 '2024 ACC 빅도어시네마'를 진행한다.지난 2016년 시작해 올해로 9회차를 맞이한 'ACC 빅도어시네마'는 ACC 대표 야외 프로그램으로, 예술극장 극장1의 빅도어를 열고 대형스크린을 통해 영화 관람의 경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올해는 긴 상영시간 때문에 쉽게 보지 못했던 영화이자 평생 한번은 봐야하는 고전명작들로 구성했다.빅도어시네마 상영 모습. ACC재단 제공첫날인 11일에는 시드니 폴락 감독의 '아웃 오브 아프리카(Out of Africa)'를 선보인다. 카렌 블릭센(아이삭 디네센)의 자전적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광활한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여주인공 캐런이 진취적인 여성으로서 겪는 삶과 사랑을 다루고 있다. 1985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했으며, 아름다운 영화 음악(OST)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다음날인 12일에는 로버트 와이즈 감독의 '사운드 오브 뮤직(Sound Of Music)'이 상영된다. 도레미송으로 유명한 이 영화는 음악을 사랑하는 말괄량이 견습 수녀 마리아가 가정교사로 들어간 집의 아이들과 그들의 아버지인 폰 트랩 대령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면서 겪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영화 속 알프스의 풍경과 환상적인 하모니가 가을밤 낭만을 선사할 예정이다.빅도어시네마 포스터. ACC재단 제공마지막 날인 13일에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타이타닉(Titanic)'이 상영된다. 남자 주인공 '잭' 역할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여자 주인공'로즈'역할의 케이트 윈슬렛이 두 번 없을 세기의 사랑을 노래하는 영화다. 가난하지만 자유로운 영혼의 남자주인공과 부와 관습을 탈피해 진실한 사랑을 찾는 여주인공과의 사랑이야기가 관객들의 심금을 자극한다.ACC 빅도어시네마 상영시간은 매일 저녁 7시이며, 관람료는 무료다. 또 고전 명작시리즈 3편을 모두 관람하면 소정의 상품도 받을 수 있는 '벽돌깨기 이벤트'도 진행된다. 자세한 내용은 ACCF 누리집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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