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장총 한 자루가 들려주는 현대사 이야기

입력 2024.07.23. 15:11 김종찬 기자
[ACC재단, 9월 28~29일 연극 '빵야' 공연]
지난해 한국연극 베스트7 선정
한물간 드라마 작가 '나나'와
일본제국주의 소총 시선 통해
역사를 소비하는 시대에 질문
연극 '빵야' 공연 모습. ACC재단 제공

"번번이 편성에 실패하는 한물간 40대 드라마 작가 '나나'는 소품창고에서 '99식 소총' 한 자루를 발견한 후 편성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자세로 집필을 시작한다. 하지만 돋보이는 주인공이 등장해야 한다거나, 편성을 위해 현실과 타협할 것인지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장총과의 만남이 길어질 수록 더 깊어져 간다. 평소처럼 장총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설득하던 어느날, 나나는 그의 방아쇠가 일반적인 방아쇠가 아닌 다른 금속물을 가져다 붙인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장총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면 소원을 들어줄 수 있는지 물어보는데…."

연극 '빵야' 공연 모습. ACC재단 제공

역사의 생생한 현장, 그 가운데에 항상 있었지만 이제는 그 이면으로 밀려나고 이야기 속에서도 지워지며 모두에게 잊혀진 '낡은 장총 한 자루'가 들려주는 한국 현대사 이야기가 시작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ACC재단)은 우수공연 초청 프로그램인 'ACC 초이스'공연으로 연극 '빵야'를 9월 28∼29일 이틀동안 ACC 예술극장 극장2에서 선보인다.

연극 '빵야' 공연 모습. ACC재단 제공

'빵야'는 역사를 '써먹을'궁리만 하던 드라마 작가인 '나나'가 역사를 '관통한'장총을 만나면서 벌어진 일들을 다룬 작품이다. 1945년 인천 조병창에서 생산된 일본 제국주의의 마지막 주력 소총인 99식 장총 한 자루가 주인공이 돼 그의 파란만장한 삶을 통해 한국 현대사를 이야기한다.

이 작품은 단지 과거를 조망하는 것에 멈추지 않고 '자본과 필요'라는 피할 수 없는 현대 사회의 생존 방식에 부딪히며 장총의 이야기를 '대형 드라마'로 집필하는 나나의 시선을 통해 역사를 소비하는 시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매번 편성에 실패하는 '나나'는 과연 거대한 상업 자본에 맞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장총의 이야기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인지, 장총은 평생 꿈꿔 온 자신의 소원을 마침내 이룰 수 있을 것인지 무대를 보는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김은성 작가가 집필하고 김태형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지난 2022년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으로 초연했으며, 지난해에는 한국연극 베스트7 선정과 제61회 K-시어터 어워즈 대상을 수상하며 연극계의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연극 '빵야' 공연 모습. ACC재단 제공

'빵야'는 9월 28일 오후 6시와 9월 29일 오후 2시 공연하며, 관람권은 R석 6만6천원, S석 4만4천원이다. 관람권은 7월 19일 오전 10시부터 ACC재단 누리집에서 예매할 수 있다.

한편 ACC재단에서 기획한 'ACC 초이스'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정체성 및 계기성에 적합한 우수 공연을 발굴해 초청하는 대중화 프로그램이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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