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와 인접해 교통사고 위험 높아
기간 늘어난 만큼 현실적 보완 필요
"매일 목숨 걸고 버스를 기다립니다. 하루 이틀 일도 아니고 언제까지 위험한 상황을 되풀이해야 하는지 걱정되네요."
광주 도시철도2호선 1단계 토목공사장 주변에 설치된 임시버스정류장으로 인해 시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정류소가 차도와 맞닿아 있어 교통사고 위험이 높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9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한 임시버스정류장. 이른 시간임에도 출근을 하려는 시민들로 정류장이 붐볐다.
대로변에 지붕과 의자가 갖춰진 기존의 유개승강장이 있지만 버스를 타려면 차도 쪽으로 걸어 나와야 해 시민들 대부분은 차도 가까이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일부 시민들은 버스가 오고 있는지를 확인하고자 고개를 내밀거나 직접 도로까지 나가 는 등 위험천만한 모습은 여러차례 목격됐다.
이곳에서 만난 최정원(22)씨는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바로 앞에까지 나와 있지 않으면 그냥 지나가는 버스들도 많다"며 "솔직히 인도 쪽에 정류장은 의미가 없다. 공사가 연장된 만큼 승객들을 위한 현실적인 대기 공간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시버스정류장이 만들어진 이유는 다름 아닌 도시철도 2호선 토목공사 때문이다. 도시철도 1단계 1~6공구 토목공사 현장에 마련된 임시정류장은 총 18곳으로 이 중 5곳이 복공판 위에 설치됐다.
문제는 해당 임시정류장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버스에 타려면 차도 바로 앞까지 나와야 한다는 점이다.
인도 쪽에 기존의 유개승강장이 남아있긴 하지만 탑승 위치까지 거리가 멀어 사실상 이용하기 힘든 상황이다.
복공판 위 임시정류장에는 이곳이 정류장임을 알리는 간판 말고는 의자, 지붕, 버스도착정보알림판 그 어떤 것도 없다. 도착예정시간을 알리는 QR코드 인쇄된 종이가 붙어있지만 이마저도 버스를 자주 이용하는 고령층에는 무용지물이다.
시민들은 지하철 2호선 공사 기간이 늘어나면서 한동안 불편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임시정류장 보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남구 양림동 거주한다는 김병수(59)씨는 "공사로 인해 생긴 불편들을 이해하고 감수하는 건 너무나도 당연하다. 이전보다 좋아지기 위한 과정이지 않느냐"면서도 "하지만 제대로 갖춰진 정류장까지는 아니더라도 횡단보도 앞에 설치된 그늘쉼터 같은 햇빛 가림막이나 고령층을 위한 의자 정도라도 설치됐으면 한다"고 보완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는 "대부분의 정류장이 인도 쪽으로 이설됐지만, 아직 5개 정도의 정류장이 차도 쪽에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공사 기간이 길어진 만큼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도록 빠른 시일 내에 현장 여건 파악 후 의자나 그늘막을 설치하는 등 안전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17㎞(시청~광주역) 구간은 설계 변경·자재비 상승 등 사업비 증가로 3년 지체돼 2026년 중반 정식 개통할 예정이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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