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학규 시선서 바라본 '심청가'
전통 판소리, 현대적 감각 재해석

판소리 심청가와 현대적인 시각 미디어 기술이 만나 관객들에게 이색적인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은 오는 21~22일 예술극장에서 ACC 대표 레퍼토리 공연 '두 개의 눈'을 선보인다.
'두개의 눈'은 판소리 다섯 마당 중 하나인 '심청가'를 기반으로 하며, 심청이 아닌 아버지 심학규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눈먼 심학규가 세상을 어떻게 경험하고 받아들이는지를 중심으로 '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의미를 탐구한다.
'두개의 눈'은 지난 2018~2020년 한국콘텐츠진흥원 문화기술연구개발지원사업을 통해 개발됐으며 2021년 ACC에서 초연을 올렸다.
2021년 국립극장 여우락(樂)페스티벌, 2021년 국립무형유산원 K-무형유산페스티벌, 2024년 키르기스스탄 건국 100주년 기념 초청공연 등에서 무대에 올라,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ACC 대표 콘텐츠다.

이번 공연에서는 ACC 개관 10주년을 맞아 더욱 발전된 형태의 무대를 선보인다. 미디어 기술을 활용해 심학규가 경험하는 세계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기존의 전통 판소리 형식을 한층 확장한다.
가로 12m, 세로 22m 크기의 대형 LED스크린과 키네틱 레이저가 조화를 이룬 무대연출은 배우들의 입체적인 연출을 가능하게 하며 드라마의 극적인 몰입을 유도한다. 또 전통 마당놀이 형식을 현대적으로 변형해 무대와 관객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실시간 상호작용 기술을 도입해 관객이 공연의 일부가 되는 이색 경험을 제공한다.
이를 위해 미디어아트와 음악을 결합해 실험적인 무대를 선보이는 '무토(MUTO)', 전통 판소리의 표현 방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입과손스튜디오'가 공동 연출을 맡아 전통 판소리의 서사를 유지하면서도 현대적 요소를 가미해 더욱 감각적인 무대를 구현한다.
김상욱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 직무대리는 "ACC 개관 10주년을 맞아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공연을 올리게 돼 매우 뜻깊다"며 "이번 공연을 통해 전통 판소리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관객들과 더욱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두 개의 눈'은 지난달 25일 시작된 1차 티켓 예매는 매진됐으며 현재 2차 티켓 판매가 진행 중이다. 관람료는 전석 2만원이며, ACC 누리집과 전화로 예매 가능하다. 공연 시간은 70분, 7세 이상 관람이다.
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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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통한 '경계 넘기'···'우리의 몸에는 타인이 깃든다' 엄정순 작가의 '코 없는 코끼리 no.2' 장애인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그들이 느끼는 세상은 비장애인이 본 모습과 다를까. 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본 세상 가운데 참 모습은 어디에 있을까.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넘어서기 위한 체험형 전시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에서 펼쳐진다.ACC는 문화창조원 복합전시6관에서 오는 6월 29일까지 '2025 ACC 접근성 강화 주제전, 우리의 몸에는 타인이 깃든다'전을 열고 있다.이번 전시는 ACC가 개관 10주년을 맞아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과 협력해 마련됐다. 전시 제목인 '우리의 몸에는 타인이 깃든다'는 전시 참여 작가인 김원영 씨가 지난해 펴낸 책 '온전히 평등하고 지극히 차별적인'에서 발췌한 문구로 장애 유무와 상관 없이 우리의 몸은 타인과의 관계에 의해 만들어지고 변한다는 뜻을 담았다.ACC 전시 '우리 몸에는 타인이 깃든다'에서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신체 기관을 촉감타일로 제작했다.이번 전시의 특징은 '배리어 프리(무장애)'를 보조수단이나 장치로 보는 것이 아닌 하나의 장르로 구축해 관람객들의 접근성을 높인 것이다. 오감을 활용해 작품을 체험하는 전시 특성상 관람객 대신 '참여자'라는 명칭을 사용하며, 이들의 접근성을 쉽게 하기 위해 전시 공간도 문화창조원 1층의 로비와 복합전시6관을 활용했다.전시 공간을 사전에 탐색할 수 있는 촉지도와 동화 형식으로 꾸며진 홍보물과 점자책도 눈길을 끈다. 특히 어린이 참여자를 위한 교구재와 굿즈들은 전시 작품의 형태를 빌려 주제를 더욱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만들었다. 에코백의 손잡이는 체온에 따라 천의 색깔이 변하기도 하고, 패턴 디자인이 들어간 양말은 시각장애인의 어려움을 고려해 오른쪽, 왼쪽 상관없이 신을 수 있게 디자인됐다.전시장에는 어린이 및 시각장애인 참여자를 위해 벽면에 촉감바를 설치해 전시의 동선을 안내하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신체 기관을 촉감타일로 제작했다. 손이 새겨져 있으면 만져볼 수 있고, 발이 그려져 있으면 직접 작품을 들고 걸어보며 작품을 느끼는 방식이다. 또 접근성 매니저가 상주해 참여자들이 신체적 불편함과 상관없이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돕는다.전시는 무장애, 장애, 참여, 상호작용 예술을 연구해 온 국내외 5인(팀)의 작가들의 신작과 대표작품으로 구성됐다.엄정순 작가의 '코 없는 코끼리 no.2'는 일반적인 상식을 벗어난 코끼리 모형을 통해 혐오, 분리, 결핍에 대한 이야기를 선보이며, 촉각으로 느끼는 코끼리의 모습이 저마다 다를 수 있음을 전한다.박예원 학예연구사와 송예슬 작가가 체험형 전시 작품 '아슬아슬'을 직접 선보이고 있다.아야 모모세의 '녹는점'은 커피바와 같은 공간에서 작가의 체온과 동일한 물을 참여자들에게 제공해, 타인에 대한 낯섬과 이질적인 감정을 느끼게 한다.송예슬 작가는 '아슬아슬'을 통해 서로 다른 환경과 신체를 가진 타인이 어떤 감각을 통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지 전한다.이밖에도 해미 클레멘세비츠의 '궤도', 김원영·손나예·여혜진·이지양·하은빈 작가의 작품 '안녕히 엉키기' 등이 참여자들에게 장애인, 비장애인의 경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전시를 기획한 박예원 학예연구사는 "장애와 비장애, 친근함과 불편함 등 이분법적인 경계는 타자가 아닌 나 스스로 정해 놓았다는 생각에서 전시를 기획했다"며 "오감을 활용해 저마다의 관점으로 작품을 느껴보고, 타인과의 소통에 대한 중요성을 생각할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한편 이번 전시는 오는 7월23일부터 8월22일까지 서울 장애인문화예술원에서 이어진다.글·사진=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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