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역사 속 영광, 연극제 본선도 최선 다할 것"

입력 2026.03.25. 15:23 최소원 기자
[광주연극제 대상 영예 극단 '시민']
올해 창단 50주년 맞아 전통 깊어
차범석 작 '산불'로 여성 서사 전달
기존 세트 벗어난 새로운 시도 눈길
7월 부산서 대한민국 연극제 본선
극단 ‘시민’의 연극 ‘산불’ 무대

“오랜 역사를 이어온 극단의 이름으로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스럽습니다. 오는 7월 부산에서 열리는 대한민국연극제 본선에서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10~13일 진행된 제40회 광주연극제에서 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극단 ‘시민’의 장원(32) 대표는 수상 소감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1976년 창단된 극단 시민은 올해로 50주년을 맞은 광주 지역 대표 극단이다. 장 대표는 “극단 시민은 광주연극제 초창기 대통령상을 수상했던 전통 있는 단체”라며 “그 맥을 잇는 자리에서 대상을 받게 돼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

수상작 ‘산불’은 극작가 차범석의 동명 희곡을 바탕으로 한국전쟁 시기 한 마을에 남겨진 여성과 노인들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이념 갈등 속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선택과 생존, 그리고 연대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극단 시민은 이번 무대에서 기존 리얼리즘 중심의 원작을 재해석해 여성 서사를 전면에 내세웠다.

장 대표는 “전쟁 상황에서 남성들은 이념 갈등 속에서 소멸해가지만, 결국 삶을 이어가는 주체는 여성들”이라며 “그들의 끈질긴 생명력과 공동체를 지탱하는 힘을 중심으로 작품을 풀어냈다”고 설명했다. 특히 남성 중심 서사에서 벗어나 여성 인물들의 시선과 감정에 집중함으로써 기존 작품과는 다른 결을 만들어냈다.

극단 ‘시민’의 연극 ‘산불’ 무대

무대 구성에서도 과감한 시도를 했다. 기존 ‘산불’이 사실적인 세트로 공간을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 공연은 별도의 무대 장치 없이 배우들의 움직임과 신체 표현만으로 상황을 전달했다. 장 대표는 “세트에 의존하지 않고 배우들의 호흡과 에너지로 장면을 만들어내는 데 집중했다”며 “관객들이 상상력을 통해 무대를 완성하도록 유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은 지난해 12월부터 약 4개월간 준비됐다. 장 대표는 “짧지 않은 준비 기간 동안 서로의 의견을 나누며 만들어낸 결과라 더욱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극단 ‘시민’

현재 극단 시민은 비상임단원을 포함해 13여명의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30대 배우들을 중심으로 한 비교적 젊은 구성과 균형 잡힌 성비를 바탕으로 활발한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극단 시민은 상반기에는 대한민국연극제 본선 준비에 집중하고, 하반기에는 정기공연과 레퍼토리 공연을 통해 관객과 만날 계획이다. 차기 정기공연으로는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재해석한 작품과 안톤 체호프의 ‘세 자매’ 등이 예정돼 있다. 고전 작품을 동시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해 극단만의 색깔을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극단 ‘시민’ 장원 대표

장 대표는 “극단 창단 50주년을 맞아 과거와 현재를 이어가며 지역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는 작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싶다”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극단의 저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한 만큼, 본선 무대에서도 좋은 결과로 보답하겠다”고 전했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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