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창단 50주년 맞아 전통 깊어
차범석 작 '산불'로 여성 서사 전달
기존 세트 벗어난 새로운 시도 눈길
7월 부산서 대한민국 연극제 본선

“오랜 역사를 이어온 극단의 이름으로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스럽습니다. 오는 7월 부산에서 열리는 대한민국연극제 본선에서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10~13일 진행된 제40회 광주연극제에서 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극단 ‘시민’의 장원(32) 대표는 수상 소감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1976년 창단된 극단 시민은 올해로 50주년을 맞은 광주 지역 대표 극단이다. 장 대표는 “극단 시민은 광주연극제 초창기 대통령상을 수상했던 전통 있는 단체”라며 “그 맥을 잇는 자리에서 대상을 받게 돼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
수상작 ‘산불’은 극작가 차범석의 동명 희곡을 바탕으로 한국전쟁 시기 한 마을에 남겨진 여성과 노인들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이념 갈등 속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선택과 생존, 그리고 연대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극단 시민은 이번 무대에서 기존 리얼리즘 중심의 원작을 재해석해 여성 서사를 전면에 내세웠다.
장 대표는 “전쟁 상황에서 남성들은 이념 갈등 속에서 소멸해가지만, 결국 삶을 이어가는 주체는 여성들”이라며 “그들의 끈질긴 생명력과 공동체를 지탱하는 힘을 중심으로 작품을 풀어냈다”고 설명했다. 특히 남성 중심 서사에서 벗어나 여성 인물들의 시선과 감정에 집중함으로써 기존 작품과는 다른 결을 만들어냈다.

무대 구성에서도 과감한 시도를 했다. 기존 ‘산불’이 사실적인 세트로 공간을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 공연은 별도의 무대 장치 없이 배우들의 움직임과 신체 표현만으로 상황을 전달했다. 장 대표는 “세트에 의존하지 않고 배우들의 호흡과 에너지로 장면을 만들어내는 데 집중했다”며 “관객들이 상상력을 통해 무대를 완성하도록 유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은 지난해 12월부터 약 4개월간 준비됐다. 장 대표는 “짧지 않은 준비 기간 동안 서로의 의견을 나누며 만들어낸 결과라 더욱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극단 시민은 비상임단원을 포함해 13여명의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30대 배우들을 중심으로 한 비교적 젊은 구성과 균형 잡힌 성비를 바탕으로 활발한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극단 시민은 상반기에는 대한민국연극제 본선 준비에 집중하고, 하반기에는 정기공연과 레퍼토리 공연을 통해 관객과 만날 계획이다. 차기 정기공연으로는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재해석한 작품과 안톤 체호프의 ‘세 자매’ 등이 예정돼 있다. 고전 작품을 동시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해 극단만의 색깔을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장 대표는 “극단 창단 50주년을 맞아 과거와 현재를 이어가며 지역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는 작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싶다”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극단의 저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한 만큼, 본선 무대에서도 좋은 결과로 보답하겠다”고 전했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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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장관 “기초예술 지원 강화하겠다”
18일 오후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전당장 김상욱)에서 진행된 ‘기획예산처 장관 지역 문화예술 현장 간담회’에서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기초예술 분야에 대한 지원과 ACC의 지역 상생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예술인들의 목소리에 향후 정책과 예산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박 장관은 18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전당장 김상욱)을 찾아 지역 문화예술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기초예술 지원 확대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의 방향성 등을 논의했다.이날 오후 ACC 회의실2에서 열린 행사에는 김원중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장을 비롯해 공연·미술 등 분야의 지역 예술인들이 참여해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했다.참석자들은 지역 예술계의 구조적 어려움과 공공 지원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예술가들이 생계를 위해 여러 일을 병행하는 현실 속에서 실험적 창작 활동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기초예술 분야에 대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ACC와 지역 예술계의 연계 강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지역 공연예술인들이 여전히 ACC 문턱을 높게 느끼고 있다”며 공동 제작 시스템과 레지던시 확대, 지역 창작물 유통 지원 등을 요구했다. 아울러 “광주 시민들이 수도권에 가지 않아도 수준 높은 공연과 콘텐츠를 접할 수 있도록 해 문화 향유 기회를 넓혀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18일 오후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전당장 김상욱)에서 진행된 ‘기획예산처 장관 지역 문화예술 현장 간담회’에서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청년예술인 유출 문제와 지역 예술 생태계 지속성에 대한 우려도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지역에 창작 기반과 교육 환경이 부족해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떠나고 있다”며 “지역 예술인들이 장기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원중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장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은 광주 전역에서 함께 추진돼야 하는 사업”이라며 “광주시 권역 사업들은 매칭 예산 문제 등으로 집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시민 체감도가 낮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화사업이 지역 곳곳에 골고루 이뤄져야 예술인들도 정부 정책을 신뢰하고 안정적으로 창작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박 장관은 “기초예술과 대중예술, 공공영역과 시장영역마다 필요한 정책이 서로 다른데 지금은 너무 뭉뚱그려져 있다”며 “분야별 맞춤형 전략과 지원 체계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18일 오후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전당장 김상욱)에서 진행된 ‘기획예산처 장관 지역 문화예술 현장 간담회’에서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그는 이어 “ACC가 현장 예술인들과 시장, 공공영역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며 “광주·전남 예술인들과 함께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문화산업과 예술 생태계를 키워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류재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지원포럼회장, 김허경 광주유네스코창의도시 미디어아트플랫폼 센터장, 이정기·서영기 미술작가, 임홍석 한국연극협회 광주지회장, 김현재 안무가 등이 참여했다.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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