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품에 안긴 저명 작품들, 한자리에

입력 2026.01.29. 16:17 김혜진 기자
임충섭 작 ‘무제’

전남도립미술관이 최근 의미 있는 기증을 통해 소장품을 확장했다. 특히 이번 기증은 작품과 기증자의 명성 등을 바탕으로 전국의 미술관이 탐내던 컬렉션에 대한 것으로 우리나라 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도립미술관이 지난해 말께 수증한 정기용 컬렉션과 김영덕 작품을 곧바로 선보이는 전시를 열어 눈길을 모은다.

도립미술관은 2026 기증작품전 ‘A Legacy of Giving’을 지난 23일 개막, 오는 3월 8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정기용 컬렉션: 플럭서스에서 모더니즘까지’ ‘김영덕: 시대의 염원’으로 구성됐으며 각각 지난해 수증한 원화랑의 故정기용 대표의 컬렉션과 故김영덕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자리이다.

이응노 작 ‘구성’

먼저 이번 전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정기용 컬렉션’은 현대 대한민국 미술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주인공이다.

정기용 대표가 1978년 세운 원화랑은 대한민국 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이다. 한국 3대 화랑으로 손꼽히는 것을 떠나, 한국 현대미술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기 때문. 해외에서 활동하는 백남준을 지원하는가 하면 그를 한국에 소개했고 동시에 지금은 미술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김환기, 김종영 등도 한국에서 가장 먼저 알아보고 적극적으로 국내에 소개하기도.

그는 화랑을 운영하는 인물이었지만 작품을 사고팔기 위한 상업적 가치를 따지기보다 동시대 미술의 방향성을 읽고 그 가능성을 품어내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아왔다.

도립미술관이 기증작품전 ‘A Legacy of Giving’을 3월 8일까지 진행한다. 사진은 故김영덕 작가의 작품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이번 컬렉션 기증은 정 대표 유족의 뜻에 따라 진행됐다. 한 차례 국립현대미술관에 정기용 컬렉션을 기증한 바 있는 유족 측이 이번에는 컬렉션의 체계적 관리와 연구는 물론 관람객에 더 많이 선보일 수 있는 또 다른 미술관을 물색하면서 도립미술관과 인연이 닿았다.

이지호 도립미술관 관장은 “기증에 대한 이야기는 유족 측과 지난해 9월부터 이뤄져 11월에 수증하게 됐다. 정기용 컬렉션에는 우리나라 미술사에 의미 있는 작품들이 아주 많다. 이 때문에 정기용 컬렉션의 행방에 대해 미술계의 관심이 뜨겁기도 하다”며 “우리 입장에서는 예산도 예산이지만 전남과 접점이 없어 구입하지 못하는 백남준의 작품 등을 소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이번 기증으로 소장품이 확장돼 더 좋은 전시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백남준 작 ‘11.-20. Marz’

기증된 정기용 컬렉션은 총 99점으로 한국 추상미술, 백남준과 플럭서스, 국내외 사진 컬렉션 뿐만 아니라 프랑스 실험미술 그룹인 쉬포르 쉬르파스, 마르크 샤갈, 툴루즈 로트렉 등의 작품으로 이뤄졌다. 이번 전시에서는 기증작품 99점을 모두 만날 수 있다.

작품들 중 가장 핵심은 컬렉션의 1/3을 차지하는 플럭서스 예술가인 백남준과 요제프 보이스, 존 케이지의 작품이다. 백남준과 정기용 대표의 인연은 깊다. 정 대표는 1984년 원화랑에서 백남준의 국내 첫 전시를 열며 백남준을 국내에 알렸으며 그가 프로젝트를 계속할 수 있도록 작품을 구입하며 후원하기도.

도립미술관이 기증작품전 ‘A Legacy of Giving’을 3월 8일까지 진행한다. 사진은 故정기용 대표의 컬렉션. 김혜진기자 hj@mdilbo.com

한국 추상 작품으로는 이응노, 김환기, 박서보 등 현재 뜨거운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은 물론 1980~1990년대 추상미술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회화, 판화, 드로잉 등의 다양한 작품들이 관람객을 만난다.

이어지는 김영덕 작가 작품은 총 10점. 김 작가의 작품 수증은 유족들의 뜻에 따라 국립현대미술관 기증 과정에 도립미술관이 함께 참여해 이뤄질 수 있었다. 수증작은 인간 실존과 전쟁의 상흔은 담아낸 ‘국토기행’ 연작, ‘인탁’이다.

충남 서산 출생인 김 작가는 한국전쟁으로 인해 부산에 머물며 기자로 활동, 전쟁의 참상과 현실을 목격하게 되고 이는 그의 작품 세계의 핵심 바탕이 됐다. 그는 우리 민족의 가슴 아픈 역사적 사건 등을 화면에 남겼으며 다양한 소재를 통해 역사 의식과 민족 의식을 드러냈다.

이 관장은 “수증한 작품 모두를 이번 기증작품전에서 선보이게 됐다. 모두 뜻 있는 작품들이기에 기증이 쉽지 않았을텐데 감사한 마음이 크다”며 “이번 전시는 예술이 가적 영역을 넘어 공공의 유산으로 확장되는 지점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자리이자 이들의 기증 덕에 학술 연구와 공공 서비스의 질적 성장이 가능해졌음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시간이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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