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도립미술관이 최근 의미 있는 기증을 통해 소장품을 확장했다. 특히 이번 기증은 작품과 기증자의 명성 등을 바탕으로 전국의 미술관이 탐내던 컬렉션에 대한 것으로 우리나라 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도립미술관이 지난해 말께 수증한 정기용 컬렉션과 김영덕 작품을 곧바로 선보이는 전시를 열어 눈길을 모은다.
도립미술관은 2026 기증작품전 ‘A Legacy of Giving’을 지난 23일 개막, 오는 3월 8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정기용 컬렉션: 플럭서스에서 모더니즘까지’ ‘김영덕: 시대의 염원’으로 구성됐으며 각각 지난해 수증한 원화랑의 故정기용 대표의 컬렉션과 故김영덕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자리이다.

먼저 이번 전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정기용 컬렉션’은 현대 대한민국 미술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주인공이다.
정기용 대표가 1978년 세운 원화랑은 대한민국 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이다. 한국 3대 화랑으로 손꼽히는 것을 떠나, 한국 현대미술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기 때문. 해외에서 활동하는 백남준을 지원하는가 하면 그를 한국에 소개했고 동시에 지금은 미술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김환기, 김종영 등도 한국에서 가장 먼저 알아보고 적극적으로 국내에 소개하기도.
그는 화랑을 운영하는 인물이었지만 작품을 사고팔기 위한 상업적 가치를 따지기보다 동시대 미술의 방향성을 읽고 그 가능성을 품어내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아왔다.

이번 컬렉션 기증은 정 대표 유족의 뜻에 따라 진행됐다. 한 차례 국립현대미술관에 정기용 컬렉션을 기증한 바 있는 유족 측이 이번에는 컬렉션의 체계적 관리와 연구는 물론 관람객에 더 많이 선보일 수 있는 또 다른 미술관을 물색하면서 도립미술관과 인연이 닿았다.
이지호 도립미술관 관장은 “기증에 대한 이야기는 유족 측과 지난해 9월부터 이뤄져 11월에 수증하게 됐다. 정기용 컬렉션에는 우리나라 미술사에 의미 있는 작품들이 아주 많다. 이 때문에 정기용 컬렉션의 행방에 대해 미술계의 관심이 뜨겁기도 하다”며 “우리 입장에서는 예산도 예산이지만 전남과 접점이 없어 구입하지 못하는 백남준의 작품 등을 소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이번 기증으로 소장품이 확장돼 더 좋은 전시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증된 정기용 컬렉션은 총 99점으로 한국 추상미술, 백남준과 플럭서스, 국내외 사진 컬렉션 뿐만 아니라 프랑스 실험미술 그룹인 쉬포르 쉬르파스, 마르크 샤갈, 툴루즈 로트렉 등의 작품으로 이뤄졌다. 이번 전시에서는 기증작품 99점을 모두 만날 수 있다.
작품들 중 가장 핵심은 컬렉션의 1/3을 차지하는 플럭서스 예술가인 백남준과 요제프 보이스, 존 케이지의 작품이다. 백남준과 정기용 대표의 인연은 깊다. 정 대표는 1984년 원화랑에서 백남준의 국내 첫 전시를 열며 백남준을 국내에 알렸으며 그가 프로젝트를 계속할 수 있도록 작품을 구입하며 후원하기도.

한국 추상 작품으로는 이응노, 김환기, 박서보 등 현재 뜨거운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은 물론 1980~1990년대 추상미술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회화, 판화, 드로잉 등의 다양한 작품들이 관람객을 만난다.
이어지는 김영덕 작가 작품은 총 10점. 김 작가의 작품 수증은 유족들의 뜻에 따라 국립현대미술관 기증 과정에 도립미술관이 함께 참여해 이뤄질 수 있었다. 수증작은 인간 실존과 전쟁의 상흔은 담아낸 ‘국토기행’ 연작, ‘인탁’이다.
충남 서산 출생인 김 작가는 한국전쟁으로 인해 부산에 머물며 기자로 활동, 전쟁의 참상과 현실을 목격하게 되고 이는 그의 작품 세계의 핵심 바탕이 됐다. 그는 우리 민족의 가슴 아픈 역사적 사건 등을 화면에 남겼으며 다양한 소재를 통해 역사 의식과 민족 의식을 드러냈다.
이 관장은 “수증한 작품 모두를 이번 기증작품전에서 선보이게 됐다. 모두 뜻 있는 작품들이기에 기증이 쉽지 않았을텐데 감사한 마음이 크다”며 “이번 전시는 예술이 가적 영역을 넘어 공공의 유산으로 확장되는 지점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자리이자 이들의 기증 덕에 학술 연구와 공공 서비스의 질적 성장이 가능해졌음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시간이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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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시장 수도권 대도시 집중현상 여전
AI 생성 이미지.
공연시장의 수도권과 대도시 집중 현상이 여전히 해소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광주와 전남은 광역시와 도 단위에서 실적이 저조해 다양한 공연 인프라 확장과 함께 관람객들을 끌 수 있는 대형 공연 유치를 확대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는 공연예술통합전산망 데이터를 토대로 조사한 ‘2025년 공연시장 티켓판매 현황 분석 보고서’를 발행했다고 11일 밝혔다.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공연 관람권 총판매액은 1조7천326억원으로 전년(1조4천589억원)보다 18.8% 증가했다. 공연 건수는 2만3천608건으로 9.6%, 공연 회차는 13만6천579회로 11.3% 늘었으며 총 관람권 예매 수는 2천478만 매로 10.8% 증가했다.수도권과 대도시 중심의 공연 시장 형성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서울, 경기, 인천에서 열린 공연이 전국 관람권 예매 수의 76.4%, 총판매액의 82.7%를 차지했다. 서울의 시장 점유율은 2024년 65.1%에서 2025년 60.6%로 다소 감소했지만, 경기도(8.7%→14.5%)와 인천(5.2%→7.6%)의 점유율은 증가했다. 보고서는 이들 지역의 공연 인프라 확장과 대형 공연 유치 확대에 따른 결과로 분석했다.광주·전남은 공연 공급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수도권과 다른 시·도에 비해서는 저조한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지난해 광주지역 공연 건수는 560건, 공연 회차는 2천111회였다. 이는 부산 1천381건, 5천465회, 대구 1천422건, 6천310회에 비해 크게 적은 수치며 인천(796건·2천695회), 대전(761건·3천221회)과도 차이를 보였다. 반면 울산은 353건, 1천227회로 광주보다 낮았다.전남의 공연 건수와 회차 역시 도 단위에서 저조한 수준을 보였다.전남은 지난해 391건, 1천604회를 기록, 제주(295건·1천972건), 충북(287건·1천372회)과 함께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지난해 가장 많은 공연 건수를 기록한 지역은 경기도로 3천114건, 1만1천360회였다. 경남(817건·2천668회), 강원특별자치도(610건·1천180회), 경북(609건·1천345회) 등이 그 뒤를 이었다.티켓 수요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광주지역 티켓 예매 수는 45만611매, 티켓 판매액은 약 28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부산(129만6천343매·약 1천17억원), 대구(102만9천402매·약 566억원)와 비교하면 격차가 크고, 대전(40만7천343매·약 266억원)과는 비슷한 수준이다.전남의 티켓 예매 수와 판매액은 각각 25만5천84매, 약 62억원으로 제주 15만6천308매, 41억여원에 이어 가장 낮았다. 충북의 티켓 예매는 18만2천596매로 전남보다 낮았으나 판매액은 약 83억원으로 전남보다 많았다. 서울과 경기를 제외하고는 경남(44만4천90매·약 156억원), 경북(40만8천661매·약 98억원) 등의 순이었다.장르별로는 뮤지컬 분야가 소폭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광주지역 뮤지컬 공연은 133건, 공연 회차는 1천95회로 전년(114건·899회)보다 증가했다. 서울과 경기를 제외하면 뮤지컬 공연 건수는 대구(213건), 부산(199건), 경남(193건) 순으로 많았으며 공연 회차는 부산(1천568회), 대전(1천217회)에 이어 광주(1천95회)가 뒤를 이었다.지역 공연계 한 관계자는 “광주와 전남은 공연장 시설이나 제작 기반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지만 여전히 대형 공연이 수도권과 일부 대도시에 집중되는 구조가 강하다”며 “지역에서도 안정적으로 공연을 유치하고 관객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공연 인프라 확충과 기획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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