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무형유산 지정 40주년 기념
선비들의 인격 수양 목적 발전

민족 고유의 멋과 소리를 간직한 '구례향제줄풍류' 공연이 천년고찰 화엄사에서 펼쳐진다.
대한불교조계종 19교구 지리산대화엄사는 오는 27일 오후 7시 보제루 특설무대에서 '구례향제줄풍류' 공개행사를 진행한다.
사단법인 국가무형유산 구례향제줄풍류보존회(회장 장명화)와 함께 진행하는 이번 행사는 구례향제줄풍류(이하 구례줄풍류)의 국가무형유산 지정 40주년을 기념해 마련됐다.
구례줄풍류는 구례에서 율객들을 통해 전승돼 온 실내악 형태의 모음곡이다. 서울지역 중풍류에 대한 상대적 의미로 '향제'라는 말을 붙인다.
율객은 악공과 악사 같은 전문음악인이 아닌 민간 예능 동호인을 일컫는다. 이들은 풍류방이라는 공간에서 교류하며 후학을 양성했으며 구례에서는 김형석의 '절골풍류방'이 대표적이다.
줄풍류의 핵심곡인 '본영산'은 '영산회상불보살'이라는 노랫말을 얹어 부르던 성악곡에서 시작돼 불교와의 인연도 깊다. 이후 유가적 세계관과 민간풍류가 결합돼 전국의 풍류방에서 선비와 율객(律客)들이 즐기던 음악이다.
전문음악인들이 관객에게 들려주기 위한 음악이 아닌 인격을 수양할 목적으로 선비들이 수용한 음악에 가깝다.
타지방과는 차별화된 선율 등의 가치가 인정돼 전북 이리 지역의 줄풍류 등과 함께 1985년 9월 1일 중요무형문화재 제83호로 지정됐으나 이후 제83-가호로 분리됐으며 현재는 국가무형유산 구례향제줄풍류로 바뀌었다.
국가유산청장 허민은 "줄풍류의 정갈한 선율 속에 깃든 조화와 절제는 전통예술의 진수를 보여주며, 지역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일깨워주는 귀중한 자산"이라며 이번 공개행사를 축하했다.
장명화 구례향제줄풍류보존회 회장은 "앞으로 구례 지역주민들이 구례향제줄풍류 보존의 가치와 자부심 그리고 긍지를 갖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지리산대화엄사 주지 우석스님은 "불교와 연관이 깊은 줄풍류를 본사 보제루 특설무대에서 개최해 뜻깊다"며 "불교음악을 되돌아보고 지역 문화발전에 일조하는데 화엄사가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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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 경계 허문 작가의 마지막 10년
황창배 작 ‘무제’
전통을 답습하지 않고 끊임없이 한국화의 경계를 확장했던 황창배의 작품세계를 광주에서 만난다. 괴산에서 보낸 마지막 10년 동안 더욱 자유롭고 치열해진 그의 예술을 조명한다.광주 복합문화공간 김냇과가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지역전시 활성화 사업으로 ‘괴산의 그림쟁이 : 황창배’ 전시를 지난 16일부터 선보이고 있다.내달 16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지역에서 만나기 어려운 타지역 작가의 작품을 만나며 다양한 작업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이다. 이번 주인공은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황창배로 이번 전시는 그가 충북 괴산에 정착한 이후부터 작고하기까지 약 10년 동안 펼쳐낸 그의 예술세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괴산은 황 작가가 안정된 교수직을 내려놓고 오로지 창작에 몰두하기 위해 선택한 삶의 공간이자 그의 예술이 가장 자유롭고 치열하게 확장된 곳이다.황창배 작 ‘무제’황창배는 한국화의 전통을 답습한 작가가 아니었다. 그는 지필묵이라는 익숙한 틀에 머무르지 않고 한지와 먹은 물론 캔버스, 아크릴, 잿물, 연탄재 등 다양한 재료를 자유롭게 사용했다. 문자와 그림, 시와 회화를 하나의 화면 안에서 결합하고 서기 대신 단기를 사용하는 등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구축하며 한국화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질문하고 실험했다. 그의 작품은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이라는 구분을 넘어 하나의 독자적 회화 세계를 만들어냈다.황창배 작 ‘무제’그에게 괴산에서의 삶은 예술의 결정적 전환점이었다. 도시와 제도를 떠난 그는 자연 속에서 생활하며 꽃과 나무, 새와 물고기 같은 생명의 이미지를 화면에 담아냈고 자연의 질서와 삶의 본질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냈다. 말년에는 예수의 생애를 주제로 한 대형 연작을 제작하며 신앙과 인간, 생명에 대한 사유 등을 회화 안에 담아냈다. 그의 화면에는 한국화의 전통 뿐 아니라 삶과 자연, 신앙, 문학적 감수성이 함께 녹아 있다.이번 전시 제목인 ‘괴산의 그림쟁이’는 작가가 생전에 자신을 부르던 이름이다. ‘그림쟁이’는 화가나 교수라는 제도적 명칭보다 끝까지 그림 그리는 사람으로 살고자 했던 그의 태도를 상징한다. 이처럼 이번 전시는 괴산에서 보낸 그의 마지막 10년을 중심으로 전통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끝까지 밀고 나간 한 작가의 치열한 실험과 자유를 되돌아본다.최아람 김냇과 대표는 “한국화의 경계를 넘어 자신만의 회화를 완성했던 황창배의 작품을 통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예술적 질문과 마주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이번 전시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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