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1일~10월21일 갤러리생각상자
비상계엄의 상처 화폭에 담아

꽃이 핀 쪽으로, 빛이 비치는 쪽으로 나아가려는 간절한 바람을 캔버스에 담아낸 전시가 진행된다.
광주 동구 갤러리생각상자에서 오월어머니들의 다섯 번째 그림농사 '꽃이 핀 쪽으로' 전시가 9월 11일부터 10월 21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매주 수요일 오월어머니집에 모여 서로를 위로하며 그림을 그려온 어머니들의 작품을 한곳에 모은 자리다. 5·18 민주화운동의 아픔과 살아남은 자의 죄책감을 예술로 승화하고, 먼저 떠난 이들에 대한 그리움과 투쟁의 흔적을 담아냈다.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이라는 아픈 기억 속에서도 어머니들은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와 '빛과 실'을 읽으며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특히, '소년이 온다' 속 '이제 당신이 나를 이끌고 가기를 바랍니다. 당신이 나를 밝은 쪽으로, 빛이 비치는 쪽으로, 꽃이 핀 쪽으로 끌고 가기를 바랍니다'라는 구절은 오월어머니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눈을 감고 기도하면 온 세상에 꽃이 피는 모습을 상상하며 그린 작품들은 그들의 간절한 바람과 따뜻한 마음을 담고 있다.
주홍 갤러리생각상자 관장은 "오월어머니들의 그림은 '기도'이다"며 "어머니의 기도로 아픈 상처가 승화되고 따뜻하고 아름다운 세상으로 한걸음 더 나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전시는 9월 11일 오후 6시 오픈식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오픈식에서는 박성언 가수의 축하 공연도 마련된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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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 경계 허문 작가의 마지막 10년
황창배 작 ‘무제’
전통을 답습하지 않고 끊임없이 한국화의 경계를 확장했던 황창배의 작품세계를 광주에서 만난다. 괴산에서 보낸 마지막 10년 동안 더욱 자유롭고 치열해진 그의 예술을 조명한다.광주 복합문화공간 김냇과가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지역전시 활성화 사업으로 ‘괴산의 그림쟁이 : 황창배’ 전시를 지난 16일부터 선보이고 있다.내달 16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지역에서 만나기 어려운 타지역 작가의 작품을 만나며 다양한 작업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이다. 이번 주인공은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황창배로 이번 전시는 그가 충북 괴산에 정착한 이후부터 작고하기까지 약 10년 동안 펼쳐낸 그의 예술세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괴산은 황 작가가 안정된 교수직을 내려놓고 오로지 창작에 몰두하기 위해 선택한 삶의 공간이자 그의 예술이 가장 자유롭고 치열하게 확장된 곳이다.황창배 작 ‘무제’황창배는 한국화의 전통을 답습한 작가가 아니었다. 그는 지필묵이라는 익숙한 틀에 머무르지 않고 한지와 먹은 물론 캔버스, 아크릴, 잿물, 연탄재 등 다양한 재료를 자유롭게 사용했다. 문자와 그림, 시와 회화를 하나의 화면 안에서 결합하고 서기 대신 단기를 사용하는 등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구축하며 한국화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질문하고 실험했다. 그의 작품은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이라는 구분을 넘어 하나의 독자적 회화 세계를 만들어냈다.황창배 작 ‘무제’그에게 괴산에서의 삶은 예술의 결정적 전환점이었다. 도시와 제도를 떠난 그는 자연 속에서 생활하며 꽃과 나무, 새와 물고기 같은 생명의 이미지를 화면에 담아냈고 자연의 질서와 삶의 본질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냈다. 말년에는 예수의 생애를 주제로 한 대형 연작을 제작하며 신앙과 인간, 생명에 대한 사유 등을 회화 안에 담아냈다. 그의 화면에는 한국화의 전통 뿐 아니라 삶과 자연, 신앙, 문학적 감수성이 함께 녹아 있다.이번 전시 제목인 ‘괴산의 그림쟁이’는 작가가 생전에 자신을 부르던 이름이다. ‘그림쟁이’는 화가나 교수라는 제도적 명칭보다 끝까지 그림 그리는 사람으로 살고자 했던 그의 태도를 상징한다. 이처럼 이번 전시는 괴산에서 보낸 그의 마지막 10년을 중심으로 전통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끝까지 밀고 나간 한 작가의 치열한 실험과 자유를 되돌아본다.최아람 김냇과 대표는 “한국화의 경계를 넘어 자신만의 회화를 완성했던 황창배의 작품을 통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예술적 질문과 마주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이번 전시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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