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주목 받는 인니 작가들이 보는 광주

입력 2024.11.20. 15:34 김혜진 기자
미로레지던시 결과전 24일까지
한 달간 지역 작가 교류 동시에
광주 역사적·예술적 장소 탐색
예술공간 집에서 열리고 있는 '검은빛 깊은눈' 전시. 사진은 마리얀토의 작품. 인도네시아의 숲, 구 국군병원 등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국가폭력이란 역사, 예술이란 공통점이 인도네시아 작가들에게 광주가 큰 영감이 됐어요. 이번 전시는 이들이 한 달 동안 광주에서 지내며 교류하고 리서치한 결과를 선보이는 자리입니다."

19일 만난 문희영 예술공간 집 대표는 이같이 '검은빛 깊은눈' 전시 의미를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지난달 8일부터 지난 5일까지 한 달 동안 동구 미로센터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한 인도네시아 작가 4명의 결과보고전이다.

4명의 작가는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이들로 국제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작가들이다. 아리프 부디만(Arief Budiman), 마리얀토 (Maryanto), 랑가 푸르바야 (Rangga Purbaya)와 위모 암발라 바양 (Wimo Ambala Bayang). 위모 암발라바양 경우 인도네시아 예술의 도시 족자카르타에 자리, 전세계적 주목을 이끌고 있는 예술공간 루앙매스56을 이끄는 공동대표로 루앙매스56은 이번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협력기관이기도 하다.

4명의 작가는 광주에서 한 달 동안 지역 작가들과 교류함은 물론 광주의 다양한 장소를 탐색했다. 5·18국립민주묘지와 구묘역, 구 국군병원, 5·18기념공원, 5·18기록관 등 80년 5월의 역사가 담긴 장소 뿐만 아니라 한국의 독특한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재래시장 등을 방문했다. 또 지역 예술이 펼쳐지고 있는 양림동, 시립미술관, 발산마을, 미로센터, 예술의 거리와 국제적 예술 도시 광주를 확인할 수 있는 광주비엔날레,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도 방문하며 지역 예술을 온몸으로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인도네시아의 학도병, 위안부 문제를 주목하고 있는 아리프 부디만은 학도병들의 아픈 기억이 서린 여수의 옥매광산과 마래 제2터널, 오림터널 등을 둘러보며 역사의 흔적을 쫓기도 했다.

전시에서 이들은 기존 작품과 함께 이번 레지던시 참여로 구상하게 된 결과물들을 선보인다. 마리얀토는 인도네시아 숲을 드로잉한 작품과 함께 구 국군병원 등을 드로잉한 작업을 선보이며 시각적으로 두 나라의 닮은 역사를 보여준다. 랑가 푸르바야는 광주 곳곳의 모습을 포착한 스냅사진과 함께 인도네시아 역사를 모티프로 한 영상 작품을 선보인다. 아리프 부디만은 광주극장에서 영감을 얻고 만든 영상작품을 선보인다. 극장을 배경으로 80년 5월 광주와 98년 5월 자카르타의 기억을 조각조각 엮어 들려주는 작품. 위모 암발라 바양은 익숙한 일상의 공간에 놓여진 낯선 상황을 연출한 사진 작품을 통해 인도네시아의 상황을 보여준다.

예술공간 집에서 열리고 있는 '검은빛 깊은눈' 전시. 사진은 아리프 부디만의 '지난 5월 극장'. 80년 5월 광주와 98년 5월 자카르타의 역사가 극장을 배경으로 담겼다.

이번 전시를 함께 공동기획한 이은하 콜렉티브 오피스 대표는 "두 도시의 비슷한 상황 때문인지 인도네시아의 작가들이 광주에서 많은 영감을 얻고 갔다. 아리프 부디만 경우 짧은 시간에도 '지난 5월 극장'을 만들어 선보이는 등 광주에서의 여러 교류와 리서치에 대해 큰 만족감과 함께 욕심을 드러냈다. 여수 옥매광산 등에서의 리서치 결과는 나중에 또다른 신작으로 선보여질 것"이라며 "국제 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 중에서도 큰 영향력을 보이고 있는 루앙매스56과의 몇 년에 걸친 교류가 우리 지역 작가들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이번 전시 또한 현대미술의 최전방에 있는 이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로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전시는 지난 18일 오픈해 24일까지 예술공간 집에서 이어진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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