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0~21일 광주예당 대극장
성탄 장식할 환상적인 발레 여행
통통 튀는 세계 안무 무대도 펼쳐져

손끝과 코끝이 시려지는 연말, 사랑하는 사람들과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만끽할 수 있는 성탄 발레 무대가 펼쳐진다.
광주시립발레단은 내달 20일과 21일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제139회 정기공연 '호두까기 인형'을 공연한다.
'호두까기 인형'의 원작은 독일 작가 E.T.A. 호프만의 1816년작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 대왕'이다. 친구의 아이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펴낸 저자의 동화를 차이콥스키의 발레 음악으로 재탄생됐다. 전 세계 크리스마스 발레 대표작으로 여겨지며, 차이콥스키의 3대 발레곡 중 하나이기도 하다.
전 2막의 발레 무대는 차이콥스키 특유의 환상적이고 동화적인 표현법을 엿볼 수 있는 곡들로 펼쳐진다.
1막에서는 주인공 클라라가 성탄절을 맞이해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로 받고, 꿈속에서 머리가 일곱 개 달린 생쥐왕과의 전투에서 승리하며 왕자로 변신한 호두까기 인형과 과자의 나라로 여정을 떠난다.
2막은 과자 나라를 배경으로 한다. 클라라는 전 세계 각 나라를 대표하는 디저트와 차(茶) 요정들의 환영을 받는다. 이어 '차 요정의 춤', '갈잎피리의 춤', '꽃의 요정의 춤' 등의 대표 곡과 무대가 펼쳐진다. 막바지로 다다르는 공연은 사탕 요정과 왕자의 2인 안무를 정점으로 피날레를 장식하며, 클라라와 호두까기 왕자는 또 다른 환상 여행을 떠난다.
이번 공연은 크리스마스 연말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화려한 무대 장치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을 만나볼 수 있다.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신비롭고도 따뜻한 이야기와 귀에 익은 발레곡들의 향연으로 눈길을 끈다.
특히 이번 무대는 전통적인 클래식 발레 버전을 기반으로 안무를 각색함으로써 관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예정이다. 백미가 될 '눈의 나라' 장면은 싸락눈부터 함박눈,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장면까지 24명의 발레리나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1막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한다.
공연은 박승유 양주시립교향악단 지휘자와 함께하며, 카메라타 전남과 협연한다. 클라라의 꿈속으로 들어간 듯 환상적인 연주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광주시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은 1997년 초연 이후 27년간 누적 관객 7만여 명을 기록해 대표적인 연말 공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21년부터 2023년 공연은 모두 티켓 오픈 5분 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기도 했다.
박경숙 광주시립발레단 예술감독은 "1막에서는 전투 장면과 눈꽃 요정들의 춤을, 2막에서는 각 나라의 안무들을 만나볼 수 있으며 화려한 무대가 잇따라 펼쳐질 예정이니 발레 공연으로 가족·연인과 훈훈한 연말을 만끽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광주시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공연은 내달 20일 오후 7시 30분, 21일 오후 3시와 오후 7시 30분 세 차례에 걸쳐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진행된다. 티켓은 R석 3만원 S석 2만원 A석 1만원으로 6세 이상(2018년생 포함 이전 출생자) 관람할 수 있다. 이달 21일 오후 2시 광주예술의전당 유료회원 선예매, 22일 오후 2시 일반회원 예매를 진행하며 광주예술의전당 누리집과 티켓링크를 통해 예매 가능하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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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는 목소리, 오월을 읽다 25일부터 6월22일까지 5·18기념문화센터 전시실에서 열리는 특별전 '소리 없는 목소리'의 낭독 부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소리 내지 못한 이들의 목소리를 담고 싶었어요.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어렵고 힘들 수 있지만 마치 남의 이야기를 읽듯 소설을 읽고 자신의 시간을 함께 이야기하는 것은 더 수월할 수 있죠. 그래서 오월어머니들에게 '소년이 온다' 낭독을 부탁드렸습니다."25일부터 6월 22일까지 5·18기념문화센터 지하 1층 전시관에서 열리는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특별전 '소리 없는 목소리'에 대해 기획자 정현주 포도나무아트스페이스 대표는 이같이 설명했다.25일부터 6월22일까지 5·18기념문화센터 전시실에서 열리는 특별전 '소리 없는 목소리'의 영상 작업 '꽃 핀 쪽으로'. 김혜진기자 hj@mdilbo.com이번 전시는 지난 2023년 같은 곳에서 선보인 전시로 정 대표와 독일 Art5예술협회 유재현 대표의 기획으로 김홍빈, 심혜정, 정기현 작가가 참여해 오월어머니집 어머니들과 함께 만들었다. 지난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광주를 찾아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내외국민들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5·18기념문화센터가 다시 한 번 이 전시를 추진했다.전시는 총 세 갈래로 구성됐다. 입구는 그 시작을 알리는 '프롤로그'이다. 기념문화센터 전시실 입구 옆 벽에 기존에 걸려있던 1980년 민주대성회 대형 액자 위에 블루프린트 천을 덧씌운 장소특정적 설치작업 '소년이 온다'이다. 민주대성회 사진 위로 영정사진조차 없이 목숨을 잃은 많은 이들의 존재를 빈 타원으로 나타냈다.25일부터 6월22일까지 5·18기념문화센터 전시실에서 열리는 특별전 '소리 없는 목소리'를 작업한 작가와 기획자들. 왼쪽부터 김홍빈 작가, 정현주 기획자, 심혜정 작가, 유재현 기획자. 김혜진기자 hj@mdilbo.com이 전시가 당초 기획된 이유인 '그동안 소리를 내지 못했던 목소리를 기록한다'는 의미와도 일맥상통한다.전시장으로 들어서면 만날 수 있는 작은 서가는 이 전시의 첫 번째 갈래다. '소년이 온다'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작품과 전시인만큼 '소년이 온다'의 다양한 번역본과 한강 저작의 다양한 번역본을 진열했다. '소년이 온다' 경우 몽골어, 스페인어 등 12가지 언어 번역본을 갖춰 외국인 방문객도 '소년이 온다'를 잠시나마 만날 수 있게 된다.25일부터 6월22일까지 5·18기념문화센터 전시실에서 열리는 특별전 '소리 없는 목소리'의 작은 서가에 놓인 한강 저작의 번역서들. 김혜진기자 hj@mdilbo.com전시의 두 번째 갈래는 두 편의 영상작업으로 채워진다. 첫 번째 영상은 '어린 새, 소년 2023'으로 '소년이 온다' 속 동호의 시야를 따라간다. 흐릿한 광주의 모습에서 점점 또렷해지는 영상은 직접적으로 보지 않으면 아픈지 모르는 80년 5월을 함축적으로 이야기한다. 두 번째 영상은 '꽃 핀 쪽으로'이다. 80년 5월 이후를 살아가고 있는 6명의 오월어머니들이 '소년이 온다' 제 6장을 낭독한다. 담담하게 읽어내려가지만 결국 자신의 이야기와 맥락을 같이하는 어머니들을 보며 역사를 뛰어넘어 한 인간의 인생을 들여다보게 된다.전시의 마지막 갈래는 낭독부스이다. 관객들이 '소년이 온다'의 각 단락을 이어 낭독하고 녹음할 수 있는 부스이다. 번역서도 함께 준비돼 외국인 관객도 참여할 수 있다. 눈으로 읽는 것 이상의 교감이 이뤄지는 현장이 된다.전시가 개최되는 25일 오후 5시30분에는 낭독퍼포먼스가 오프닝행사로 진행된다. 영상 속 목소리로 힘을 보탠 강애심, 권지숙 배우가 참여해 '소년이 온다' 제 6장 '꽃 핀 쪽으로'를 읽는다. 텍스트를 읽는 배우의 목소리는 80년 5월에 숨을 불어 넣고 관객은 그 한가운데 있는 경험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25일부터 6월22일까지 5·18기념문화센터 전시실에서 열리는 특별전 '소리 없는 목소리'의 입구에 설치된 '소년이 온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내달 4일 오후 4시에는 전시 연계워크숍으로 '오월이야기-사물의 기억 워크숍'이 진행된다. 영상 속에서 '소년이 온다'를 낭독한 오월어머니 윤삼례, 최은자, 이정덕, 장명희, 김형미가 참여해 시민 참여자들과 5·18기념공원을 산책하며 '소년이 온다' 6장을 함께 읽고 기획자의 해설과 함께 전시를 관람한다. 이어 오월어머니들과 함께 참여자들은 이들이 오랫동안 간직해온 물건을 통해 오월을 공유한다.유재현 독일 Art5예술협회 대표는 "2023년 전시와 달라진 점은 아무래도 정치, 사회적 환경이다. 지난해 우리는 계엄을 겪게 되며 정치적으로 복잡한 상황과 극한의 대립을 겪게 됐다"며 "이에 따라 이번 전시는 시민과 함께 소설을 함께 읽기도 하지만 계엄 지지에 같이 맞선 시민들과 함께 하고 또 이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의미가 담기게 됐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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