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무덤서 작은 부뚜막은 왜 나왔을까

입력 2024.11.11. 17:06 김혜진 기자
국립광주박물관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
12일 개최…내년 3월10일까지
상형토기·토우장식 토기 통해
고대 내세관·장례 문화 등 살펴
이건희 컬렉션 말모양 뿔잔
'국보' 토우 장식 장경호 등
미디어 활용 전시, 재미 선사
투명OLED디스플레이를 사용해 쇼케이스 안에 전시된 토우와 관련된 이야기를 그래픽으로 소개해 눈길을 모은다.

지난 3월, 해남에서는 독특한 유물이 발굴됐다. 읍호리 고분군에서 출토된 부뚜막 모양 토기이다. 이 무덤에서는 조리용 토기도 함께 발굴돼 눈길을 모았다. 음식을 만든다는 것은 삶을 이어간다는 의미이기에 고분군에서의 부뚜막 모양 토기의 발견은 고대 사회의 사후세계관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이처럼 무덤에 넣어진 토기들은 단순히 기물임을 떠나 역사와 문화, 당시의 생활상을 담는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상형토기와 토우장식 토기를 통해 우리 고대 사회의 내세관을 이해해보는 전시가 광주에서 열린다. 12일 개최하는 국립광주박물관 특별전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 상형토기와 토우장식 토기'.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해 호응을 얻었던 전시이자 두 번째로 선보이는 순회전이다.

주요 전시품으로는 국보인 경주 계림로 출토 토우장식 항아리(장경호), 최근 발굴한 해남 읍호리 고분군 출토 부뚜막 모양 토기, 故이건희 회장 기증품인 말모양 뿔잔 등이 선보여져 눈길을 모은다.

전시는 상형토기와 토우장식 토기로 나누어 구성된다.

해남 읍호리 고분군에서 출토된 부뚜막 모양 토기.

상형토기는 특정 사물이나 인물, 동물을 묘사해 만든 토기이다. 대부분 잔이나 주자와 같이 기능적으로 만들어져 제의에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새 모양. 하늘과 땅을 자유롭게 오가는 존재에 옛 사람들은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추측된다. 뿔 모양의 뿔잔도 대표적 상형토기이다. '삼국유사'에 담긴 탈해왕조 이야기를 통해 뿔잔은 영험한 힘을 가진 것으로 해석된다.

뿐만 아니라 집 모양 토기는 당시 생활상을 살펴볼 수 있으며 등잔 모양 토기와 해남 읍호리 출토 부뚜막 모양 토기 등은 고대 사회의 내세관을 엿볼 수 있다. 한 인물의 죽음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세계로 연결된다는 믿음이 있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이어지는 토우장식 토기 전시는 1926년 경주 황남동 유적에서 수습한 토우장식 토기를 다수 만날 수 있다. 토우장식 토기는 작은 흙인형인 토우를 토기 겉에 붙여 장식한 것을 의미한다. 앞서 만난 상형 토기가 주자나 잔에서 보통 발견됐다면 토우장식 토기로는 접시나 목이 긴 항아리, 굽다리 접시 뚜껑이 많이 발견된다. 특히 토우장식 토기는 고위층 무덤이 아닌 좀 더 작은 무덤에서 많이 확인되고 있어 최상위층의 물품이 아닌 일반적으로 사용된 의례용품으로 해석된다.

OLED디스플레이를 사용해 쇼케이스 안에 전시된 토우와 관련된 이야기를 그래픽으로 소개해 눈길을 모은다.

작디 작은 토우에서는 가면을 쓰고 춤을 추는 사람들, 관악기를 불고 있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당시의 복식 등도 확인할 수 있어 재미를 더한다.

특히 토우장식 토기 전시 파트에서 눈에 띄는 것은 미디어를 활용한 흥미로운 전시 방법이다. 토우 장식 토기를 각각의 이야기나 특성에 따라 9개의 쇼케이스에 나누어 전시해 집중도를 높였다. 더불어 세 개의 쇼케이스는 투명OLED디스플레이를 사용해 쇼케이스 안에 전시된 토우와 관련된 이야기를 그래픽으로 소개해 전시를 조금 더 쉽고 즐겁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토기 모양을 본 뜬 요소를 활용해 해당 토기와 관련한 이야기를 영상으로 만나보는 인터랙션 공간이나 직접 손으로 토기를 만져볼 수 있는 체험공간, 장식품을 점자로 만져볼 수 있는 점자 기기 등이 마련돼 모두가 전시를 가까이서 접할 수 있도록 했다.

노형신 국립광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고대의 내세관과 장례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전시이다"며 "국립광주박물관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전시품을 선보일 뿐만 아니라 미디어를 다채롭게 활용해 누구나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전시로 구성했으니 많은 분들의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3월 10일까지. 관람료는 무료.

김혜진기자 hj@mdilbo.com

# 연관뉴스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