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공연·문학계 "환영' 한목소리
"내란 일으켰으면 벌 받아야 마땅"
"다신 이같은 일 없도록 노력해야"

계엄 이후 43일 동안 두문불출하며 검찰 조사 출석을 거부하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집행된 가운데 지역 문화계는 이에 대한 반가움을 나타내며 희망찬 미래로 한 발짝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랐다.
공수처가 15일 오전 10시 33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를 받은 윤석열 대통령을 체포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18일과 25일, 29일 세 차례에 걸친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은 바 있다.
이에 지역 문화예술인들은 속 시원한 반가움을 드러내고 있다.
김병택 광주민족미술협의회 회장은 새벽부터 지켜봤다며 체포 소식을 환영한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광주민미협 회원들과 매일 밤 금남로 집회에 참여해 함께 목소리를 내고 피켓 만들기 자원봉사에 참여해왔다.
그는 "너무나 환영하지만 씁쓸하기도 하다. 어느정도 법과 원칙, 질서가 설 수 있는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며 "대통령 한 사람 때문에 경제나 민생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문화계는 이미 초토화됐다. 침체된 문화계 행사들이 앞으로는 되살아나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말했다.
상황을 지켜보느라 잠 한숨 못잤다는 임해정 토박이 대표는 체포영장이 집행되어 기분이 좋다가도 헌정 사상 현직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은 처음이라 역사적으로 안타깝기도 하다고.
임 대표는 "공수처가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 같은데 국민의힘 일부 국회의원들이 한남동 저택 앞에 나온 모습, 끝까지 뻔뻔한 윤석열 대통령의 모습 등을 보면서 구속이 되고 헌재에서 탄핵이 인용될때까지 아직 끝난건 아니지 않을까 하는 불안함도 있다"며 "그동안 '오월극'을 많이 해오면서 비상계엄과 계엄군의 폭력 등의 단어를 일상 속에 가지고 살아왔는데 지난해 12월 3일은 너무나 무서운 날이었다. 윤 대통령의 체포로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달했다.
고난영 광주연극협회 회장은 '속이 시원하다'는 말로 심정을 설명했다.
고 회장은 "영장 집행 전 녹화했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담화 영상은 어이가 없다. 국민 대다수가 계엄선포는 잘못됐다고 이야기 하는데 혼자서만 자기를 옹호하는 그 모습을 보고 망상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인 줄 알았다"며 "공수처가 48시간 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 같은데 법대로 해서 구속이 됐으면 좋겠다. 내란을 일으켰으면 구속이 돼야 한다"고 강하게 말했다.
정양주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광주전남 작가들끼리 있는 단체 채팅방에서도 '즐겁고 기쁜 일'이라는 반응이 속속들이 올라왔다. 며칠동안 비상계엄령과 탄핵 이슈로 인한 불면증을 앓기도하고 글을 쓸 때도 집중력이 떨어졌는데, 당분간은 푹 잘 수 있을 것 같다"며 "오늘 일을 계기로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법을 새로이 모색해야 되며,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사회와 정치의 지형에 변화가 일어나는 데에 문인들이 더욱 노력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섭 광주영화영상인연대 사무처장은 다양성 영화의 활성화를 기대했다.
한 사무처장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후 영진위의 지역영화활성화 사업이 지난해 완전히 폐지되고, 영진위 위원 선임 문제에서도 각종 논란이 끊이질 않는 등 독립·지역 영화의 생태계가 파괴된다고 느끼는 일들이 빈번했다"며 "체포 이후 정권이 교체될 시, 이러한 문제들이 개선되고 원상복귀가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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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광주' 상징성·문화예술 바탕 시민과 호흡 80년 5월 광주 목격자이자 증언자인 전일빌딩245은 현재 리모델링돼 시민 일상에서 호흡하고 있다. 민주의 도시이자 예향인 광주. 수식어가 많은 만큼 광주에는 명소도 많다. 타지의 지인이 '광주 가 볼만한 곳이 어디냐'고 물으면 답하기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당신이라면 광주의 어떤 명소를 추천할까. 너무 잘 알려져 있지만 광주시민인 당신도 가보지 않았을 수 있는 두 곳의 명소가 있다. 이 명소들은 새해 다시 주목되고 있는 곳이다.한 곳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관광 100선'에 이름을 올렸다.또 다른 한 곳은 전일빌딩245. 광주광역시가 올해 광주 우수건축자산 제1호로 선정했다. 우수건축자산은 문화재 지정과는 달리 활용 가치에 중심을 둔 진흥 개념의 지원제도로 전일빌딩245는 역사적 의미와 상징성을 인정받아 선정됐다.특히 두 곳 모두 5·18민주화운동과 깊은 연관이 있고 문화, 예술을 매개로 현재까지 시민과 계속해서 호흡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은 명소이다.5·18 기념공간인 9층의 '남겨진 장소'◆5월 공간이 시민 일상으로전일빌딩245는 1960년대 만들어진 전일빌딩을 리모델링했다. 전일빌딩은 68년 신축 이후 세 번의 증축을 거쳐 현재의 모습을 갖췄으며 금남로의 첫 10층 규모 빌딩이자 금남로 1가 1번지라는 상징성을 가진 건물이다.1980년 5월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표출하던 시민에게 계엄군이 무자비한 공격을 가하는 것을 목격하기도 한 역사적 건물이기도 하다.금남로의 부흥과 함께 90년대까지만 해도 대표적인 사무빌딩이었지만 전남도청의 이전과 함께 도심공동화를 겪으며 전일빌딩의 영화도 점차 흐려져 갔고 소유주의 부도로 경매에 넘겨진 것을 2011년 광주광역시도시공사가 낙찰 받게 됐다. 이후 전일빌딩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부설 주차장을 세우기 위해 철거될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빌딩의 역사적 가치 등을 이유로 시민사회가 이를 반대하고 나서 철거를 면할 수 있게 됐다.철거 대신 전면 리모델링에 들어가게 된 전일빌딩에서는 역사적 증거가 발견됐다. 리모델링에 앞서 안전점검을 갖게 됐다가 10층에서 총탄 자국이 발견된 것이다. 이 총탄자국은 수많은 목격자들의 증언에도 부인되던 헬기 사격설의 결정적 증거가 됐다. 전일빌딩은 당시 금남로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기 때문에 헬기 사격이 아닌 이상 이곳에 총탄이 날아올 수 없기 때문이다. 정밀 감식한 결과 전일빌딩 10층에서만 177개에 달하는 탄흔이 발견됐고 3층과 8층, 9층, 10층 외벽에서도 55개 이상의 탄흔이 발견됐다. 철거를 면하게 된 전일빌딩이 역사의 목격자를 넘어 증언자가 되어준 것으로 역사적 현장의 보존과 활용에 대한 좋은 예시가 됐다.전일빌딩245 10층에는 80년 5월 당시 군의 헬기사격의 증거로 남아있는 탄흔을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다.이후 2020년 리모델링을 마친 전일빌딩은 5월 도로명 주소인 금남로 245와 빌딩에서 발견된 탄흔 개수인 245의 의미를 담아 전일빌딩245라는 이름으로 시민과 다시 마주하게 됐다. 이후 탄흔은 더 발견됐으나 시민을 향한 군부의 무차별적 공격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의미 깊은 이름이 됐다.전일빌딩245는 리모델링 개관 이후 시민과 많은 일상을 나누고 있다.전일빌딩245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피어라 계단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는 시민문화공간, 5~7층은 문화콘텐츠창작공간, 8층과 옥상은 공용공간, 9~10층은 5·18기념공간으로 만들어졌다.지하1층은 전일다방이 있었던 곳으로 이전에 이곳에서 다양한 전시 등이 활발하게 열리고 지식인사들의 교류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소통245라는 공간으로 탈바꿈했으며 1층에는 로비와 전일빌딩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아카이브, 미디어아트 작품이 반기는 야외갤러리 등이 들어섰다.2~3층에는 남도관광센터와 열린 전시장인 시민갤러리, 디지털과 만화에 특화한 디지털정보도서관이 들어서 있고 8층에는 다양한 행사가 이뤄지는 다목적강당, 5·18민주광장을 한눈에 내려다보며 차를 즐길 수 있는 카페245, 전일빌딩이 지어질 때부터 자리한 굴뚝을 중심으로 조성한 굴뚝정원이 자리해 시민을 반긴다.8층의 카페245에서 내려다 본 5·18민주광장.5~7층은 광주콘텐츠허브 입주기업이 사용하고 있어 방문객에 개방되지 않고 9~10층은 전일빌딩의 상징성과 의미를 바탕으로 한 5·18 전시관과 탄흔보관실 등이 자리한다.옥상의 타이포조형물.10층은 금남로를 한눈에 내려다봄은 물론 무등산을 조망할 수 있는 옥상정원인 전일마루로 꾸려졌는데 이곳에서는 다양한 문화행사가 펼쳐져 낭만의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옛 전남도청 자리에 들어선 국립아시아문화전당.특히 광주시는 전일빌딩245에서 '시민문화체험 특화프로그램'을 운영해 더 많은 시민이 이곳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5월부터 11월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진행되는 특화프로그램에서는 전시와 공연 뿐만 아니라 투어, 공예체험, 플리마켓, 인문학토크 등이 시민을 만났다. 특히 버스킹챌린지, 스토리가요제, 방탈출 게임을 모티브로 건물 내에서 미션을 수행하는 스탬프투어 등은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며 시민의 애정을 모았다.지난해 이 특화프로그램을 통해 전일빌딩245를 다녀간 시민만도 4만8천여명. 이같은 기록은 5월 공간이 시민 일상에 자연스레 들어왔음에 의미가 크다.아시아문화광장에서는 대규모 행사가 열린다.◆도심 속 초대형 문화공간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전당)은 옛 전남도청 자리에 들어선 문화공간이다. 우규승 건축가가 설계한 공간으로 지난 2008년 공사를 시작해 2015년 11월 정식 개관했다. 건축물은 지하로 내려가고 지상은 공원화해 도심에 녹지 공간을 만들고 도심 경관을 건물로 막아버리지 않도록 설계됐다.국립아시아문화전당 하늘마당은 시민에 친숙한 도심 속 휴식처이다.이곳에서는 아시아문화에 대한 연구와 창작, 제작이 이뤄진다. 동시에 다양한 전시와 공연, 행사가 펼쳐져 각국의 연구자와 기획자, 예술인, 관람객 그리고 시민이 교류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 공간에는 현재 옛 전남도청 복원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민주평화교류원, 다양한 행사가 이뤄지는 야외공간인 아시아문화광장, 아시아문화에 대한 다양한 자료와 정보가 축적된 문화정보원, 복합전시관인 문화창조원, 다양한 공연이 펼쳐지는 예술극장, 어린이와 관련한 전시와 공연 등이 이뤄지는 어린이문화원이 자리한다.아시아문화광장에서는 보다 대중적인 어린이 가족문화 축제 '하우펀'이나 문화장터 '아시아컬쳐마켓' 등이 이뤄져 시민에 친숙한 공간이다. 예술극장은 무대와 관객석이 미리 설치되지 않아 언제든 공연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구성을 만들 수 있는 블랙박스형 극장으로 소규모 공연부터 대규모 공연까지를 소화할 수 있다. 문화창조원은 무량구조로 기둥 없는 널찍한 공간으로 만들어져 전시와 관람에 방해되지 않는 대규모 전시 공간이다.문화정보원의 북라운지문화정보원은 대강의실과 회의실, 아시아문화박물관, 특별열람실 등이 설치돼 있다. 아시아문화와 관련한 자료와 정보, 연구가 모이는 공간 특성상 시민이 이용하기에는 거리가 있을 것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특별열람실 등은 조용하고 모던한 분위기를 갖고 있어 팀프로젝트를 하는 대학생들, 문서작업을 하는 직장인들이 많이 애용하는 공간이기도 하다.어린이문화원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전시, 공연, 체험, 교육을 진행해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인기가 좋다.어린이문화원은 어린 자녀를 둔 시민의 방문이 많은 공간으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내에서 가장 활성화된 공간이기도 하다. 유아놀이터와 어린이체험관은 아이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즐겁게 놀 만큼 온몸으로 즐길 수 있는 공간이며 어린이 서적을 한데 모아놓은 어린이도서관, 어린이 공연이 펼쳐지는 어린이 극장, 다양한 교육이 펼쳐지는 어린이창작실험실, 어린이콘텐츠를 연구하는 어린이콘텐츠연구개발실 등이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리모델링을 마치고 재개관했다. 리모델링한 어린이문화원에는 어린이문화상품점 들락키즈, AI 문화예술체험공간인 '와글와글 도서관', 시공간 제약 없이 아시아 문명을 학습할 수 있는 '메타버스 어린이체험관' 등이 새롭게 들어섰다.국립아시아문화전당 하늘마당은 시민에 친숙한 도심 속 휴식처이다.뿐만 아니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인공구조물 위로 잔디를 깔아 커다란 공원이 된 하늘마당은 시민 누구에게나 친숙한 공간이다. 도심 한복판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대형 잔디밭이라 피크닉 장소로 젊은 층에 인기가 좋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공연이 펼쳐지기도 한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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