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회 무등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소감] 경계선에서

입력 2025.01.02. 10:36 최소원 기자
최참치(본명 최경인) 단편소설 부문 당선자

첫 책 '종말의 소년'이 정부가 지원하는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에 선정되었을 때 일입니다. 그때 목포문학관에 가서 북토크를 하게 되었습니다.

북토크를 하기 전, 시집으로 선정된 분께서 제게 물으셨습니다. "혹시 어디 문창과 나오셨나요?"

저는 문예창작과를 나오지 않고 글을 썼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그분이 그런 경우도 있구나, 라며 신기해하셨습니다.

제가 글을 썼던 과정이 그렇습니다. 창작 수업을 따로 듣지 않은 채 혼자만의 방법으로 글을 썼습니다. 정독과 남독, 필사와 습작을 이어갔습니다. 청소년 소설을 썼고 성인 소설을 썼으며 또 장르 소설을 썼습니다. 이어 이번에 선정된 가족 이야기를 썼습니다. 쓰는 과정도 방식도 남들이 따라간 선을 따라가지 않은 셈입니다.

또한, 글을 쓰는 많은 사람이 형식으로, 내용으로, 출판 방식으로 선을 그어 자신이 어떤 작가이며 어떤 글을 써야 하는지 정의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웹소설 작가, 장르 소설 작가, 청소년 소설 작가 등으로 말입니다. 저는 작가를 정의하는 선을 넘나들며 제가 쓸 수 있는 소설의 범위를 확장하기를 바랐습니다. 그리하여 이번 소설 신탄진도 제가 쓸 수 있는 범위를 확장한 소설입니다.

이러한 시도들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웹소설은 귀속된 회사의 테두리 밖을 나가지 못했고, 출판한 소설은 반응을 얻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실패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베케트는 더 나은 실패를 하라고 말했으며, 포크너는 애초부터 우리가 꿈꾸는 완벽함에 필적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경계선을 넘나들며 쓰고 싶은 이야기에 집중하다 보니, 이 임의의 경계선은 의미가 없음을 알았습니다.

신춘문예 당선 소식을 듣고 그동안 해왔던 소설 쓰기가 인정받음을 느꼈습니다. 반응 없는 노크가 마침내 응답을 들은 기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이제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열심히 글을 쓰겠습니다.

최참치(본명 최경인) 단편소설 부문 당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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