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운명을 바꾸는 운전 중 스마트폰 습관

@김경수 전남대학교 문화전문대학원 교수 입력 2022.11.20. 14:08
공익광고 'It happens fast' 갈무리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스마트폰 습관, 가장 위험한 때와 장소는 '운전 중' 그리고 '차 안'이다. 운전 중 사고는 '눈 깜짝할 사이'에 발생하고, 여러 사람의 운명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일반차량이 시속 60㎞의 속도일 때, 스마트폰을 2초만 봐도 30m 이상을 질주한다. 교통안전 전문가들은 이 행위를 졸음운전 또는 혈중알콜농도 0.1% 만취 상태의 운전과 같다고 경고한다.

사고의 유무는 그 누구도 예단할 수 없다. 다만, 그 행동을 멈추지 않으면 사고의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약 20%의 운전자가 스마트폰으로 인해 사고를 냈거나 이와 유사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예컨대 운전 중 통화 또는 동영상에 집중하느라 접촉사고를 낸 경험, 떨어뜨린 스마트폰을 주우려다 중앙선을 침범하는 경험 등 다양하다.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은 평소보다 4배의 위험성이 높다고 한다.

작년 국토교통부의 교통문화지수 조사에 의하면 운전 중 스마트폰 이용률은 42.33%. 현재 운전자 10명 가운데 4명 이상이 운전 중에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앞으로 그 수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시도 때도 없이 스마트폰을 만지는 MZ 세대들의 모습을 떠올리면 그 전망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 조사에서 스마트폰의 사용 내용은 통화를 중심으로 동영상 시청과 문자 채팅, 또는 인터넷 검색 등 평소의 개인별 습관과 다르지 않다. 문제는 이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운전자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운전 중에는 대개 중요한 것만 스마트폰을 보고, 그 시간도 매우 짧아서 사고 확률이 높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초의 찰나에 운명이 결정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큰 사고를 겪은 이들은 무사고자들에게 "나도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상상도 못했다. 후회해도 돌이킬 수 없다. 운전 중에는 절대 스마트폰을 만지지 마라"고 조언할 것이다.

어떤 사고든 최대의 적은 '방심'이다. 어느 공익광고에서 방심은 '조심조심'보다 '빨리빨리'를 외치고, '원칙'보다 '반칙'을 좋아하며, '기본'보다 '기분'을 따른다고 했다. 사고 후 결과론적 관점에서 방심의 특성은, 사전에 어떤 예방조치도 취하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래서 '안전불감증'이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교통사고의 원인은 인적요인, 도로요인, 차량요인 등으로 복합적이지만 이 중에서 인적요인이 포함된 사고가 98.6%이기에 '인식 개선' 없는 대책은 의미가 없다"고 강조한다. 인식 개선을 위해서는 '경각심'을 키워야 한다. 경각심이 커질수록 대책을 마련하기 때문이다.

경각심은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해답은 '경각심 교육'이다. 대표적으로 '한문철의 블랙박스' 시청을 추천한다. 사고현장의 블랙박스 영상을 통해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간접체험할 수 있다.

우리가 출발 전에 안전띠를 매는 이유는 0.001% 사고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만약 확률이 낮다는 이유로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되겠는가.

안전사고 예방에서 확률을 따지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수없이 겪어오지 않았는가. 1만분의 1의 확률이라도 대비를 하는 것이 지혜로운 일이다.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도 마찬가지이다. 통화를 자주 한다면 핸즈프리나 블루투스를 출발 전에 준비하고, 부득이 스마트폰을 사용해야 할 경우에는 차량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한 후 사용하거나 정지신호일 때 한하여 짧게 사용하는 등 개인별 상황에 맞는 예방 매뉴얼을 준비해야 한다. 또한 스스로 '경각심 교육'을 통해 자주 환기를 시켜야 한다.

사고는 운전자 개인의 운명 뿐만 아니라 가족, 그리고 알 수 없는 누군가의 운명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를 지키는 비결은 때와 장소를 구분하는 스마트폰 습관과 경각심이다.

김경수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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