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출처 역으로 묻는 비상식적 질문도
“실시간 유출은 문제...자제 차원” 해명
광주경찰청 직원 비위 사건이 끊이질 않고 있는 상황에서 비위를 예방하고 감독해야 할 부서가 사건 정보 유출자 색출에만 열을 올리고 있어서 논란이다.
동료들을 '배신자' 프레임으로 몰고 가는 내부 풍토는 결국 사건 자체를 쉬쉬하고 축소해 비위를 양산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청 감찰계는 지난 12일 서구 치평동 모 노래방에서 업주의 퇴거 요청에 불응했다가 동료들에게 업무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된 소속 직원의 비위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하자 최초 정보 유출자를 찾아 나섰다.
비위 사실을 명확히 밝히고 재발 방지에 나서야 할 부서가 언론 제보자를 찾아낸다며 무작정 일선 경찰서의 동료들을 의심하고 몰아세우면서 공포 분위기 조성에 나선 것이다.
해당 부서는 체포된 동료가 서부서 유치장에 인치돼 있다는 사실만 가지고 서부서를 정보 유출의 발원지로 꼽았다.
또 취재원 보호가 생명이나 다름없는 언론들에도 비위 사건을 어떻게 알게 됐느냐며 출처를 역으로 묻는 비상식적인 질문을 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일선 직원들은 비위 사건의 경우 아무리 숨기려 해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드러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현행범 체포 과정에서 지구대는 물론, 유치장, 조사를 담당하는 형사과, 내부 비위를 감찰하는 감찰부서, 지휘부에 이르기까지 자연스럽게 내부에 알려지게 될 사안을 두고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다.
감찰계의 유출자 색출 작전은 일선 직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한나절 만에 돌연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청 한 경찰은 "직원 비위 사건은 자연스레 소문이 날 수밖에 없는데도 불구하고 언젠가부터 감찰계가 직원들의 입을 막는 데만 혈안이 돼 있는 것 같다. 비위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게 먼저여야지 시대가 어느 때인데 정보 유출자를 색출하느냐"며 "비위 사건에 대한 언론 보도가 나올 때마다 감찰계에서 유출자를 찾으려고 겁박하니 죄인 취급받는 것 같아 억울하다. 사기도 저하된다"고 토로했다.
광주청 또 다른 경찰도 "정권이 교체되는 시기를 맞아 지휘부의 심기 경호를 위해 평소보다 강도 높은 감찰 활동이 펼쳐지고 있는 것 같다"며 "비위를 저지른 사람보다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을 더욱 마음 졸이게 하는 방식이 과연 맞는지 감찰부서부터 스스로 돌아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정규 호남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조직 내부 사정을 외부로 알리는 행위를 주의해야 하는 것도 맞지만 유출자를 색출하는 태도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같은 유형의 비위 사건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 대책을 마련해 전파하는 등 효과적인 조직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광주청 감찰계 관계자는 "비위에 대한 것은 기본적으로 개인정보에 해당하고 아직 징계가 이루어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지휘부 보고와 동시에 실시간으로 언론에 유출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제하자는 차원에서 했는데 색출이라는 표현은 좀 그렇다"고 해명했다.
이어 "본청에서도 광주청은 항상 직원 비위 사건에 대한 언론 보도가 많이 나온다며 주의를 주고 있다. 홍보 계통에서 일원화해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닌 여러 군데에서 제공되다 보니 사실과 다른 내용도 많아 2차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며 "비위 예방 대책의 경우 이번 사건도 술과 관련된 비위인 만큼 술을 마실 때 주의를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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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기 여성 대상 범행 반복···“성별 관련 동기 판결문에 남겨야”
2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전일빌딩245에서는 광주여성의전화가 주최한 ‘왜 판결문에 여성혐오 범죄가 명시돼야 하는가’ 집담회가 열렸다. 강주비 기자
불법촬영과 성폭력·감금, 살인예비와 살해. 장윤기(23)가 여성을 상대로 반복한 범행을 개별 사건으로만 보지 말고, 성별 관련 동기가 있었는지를 판단해 판결문에 구체적으로 기록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피해자를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경위와 범행 양상을 공식 기록으로 남겨야 유사 범죄의 수사와 통계·예방정책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취지다.2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전일빌딩245에서는 광주여성의전화가 주최한 ‘왜 판결문에 여성혐오 범죄가 명시돼야 하는가’ 집담회가 열렸다. 윤지영 경북대학교 철학과 교수와 이경하 변호사가 발제자로 참여했다.집담회는 지난 5월5일 귀가하던 여고생을 성범죄 목적으로 뒤쫓다 살해한 장윤기 사건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장윤기는 앞서 다른 여성을 스토킹하고 성폭행·감금했으며, 중학생의 신체 일부를 불법 촬영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윤 교수는 “장윤기의 범행을 각각 분리된 사건이 아닌 ‘하나의 연속체’로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적으로는 서로 다른 범죄지만 여성의 동의와 거부 의사를 인정하지 않고, 여성의 몸과 행동을 지배·통제하려는 방식이 반복됐다는 분석이다.또 윤 교수는 여성혐오를 단순히 여성을 싫어하는 감정이 아니라 ‘왜곡된 권리의식’으로 설명했다. 여성이 거부하거나 신고했을 때 이를 정당한 권리 행사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을 침해한 행위로 여겨 응징의 대상으로 삼는 인식이라는 것이다.윤 교수는 “불법촬영에서는 상대방의 동의 없이 여성의 몸을 이미지로 취득했고, 성폭력과 감금 과정에서는 여성의 신체와 이동의 자유를 침해했다. 신고한 여성을 추적한 행위에서도 여성의 거부와 신고를 정당한 권리 행사로 인정하지 않는 인식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장윤기 사건은 여성혐오 범죄”라고 설명했다.2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전일빌딩245에서는 광주여성의전화가 주최한 ‘왜 판결문에 여성혐오 범죄가 명시돼야 하는가’ 집담회가 열렸다. 강주비 기자이 같은 성별 관련 동기와 범행 양상을 판결문에 명시해 통계를 축적하고, 유사 범죄의 조기 대응 근거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이 변호사는 “성평등가족부가 가정·교제폭력 등 여성폭력통계를 공표하고 있지만, 친밀한 관계 밖에서 발생한 여성살해 가운데 성별 관련 동기가 작용한 사건을 별도로 집계·관리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이 변호사는 “미국 국가위기위협평가센터(NTAC)는 여성 대상 괴롭힘·스토킹·성범죄 전력을 이후 중대 폭력의 위험 징후로 보고 있다. 판결문에 성별 관련 동기와 범행 양상을 남겨야 이러한 징후를 축적·분석하고 조기 대응의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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