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을 넘고 ‘전설’이 된 17세 소녀... 최가온, 설상 첫 금빛 포효

입력 2026.02.13. 13:28 한경국 기자
3차 시기 90.25점 대역전극
우상 클로이 제치고 정상에
13일(한국 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최가온(세화여고)이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뉴시스

척박했던 한국 설상 스포츠의 역사가 이탈리아 리비뇨의 하얀 슬로프 위에서 새롭게 쓰였다. ‘스노보드 신동’ 최가온(세화여고)이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자신의 우상을 넘어서며 대한민국 선수단에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안긴 것이다.

최가온은 13일(한국 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0.25점을 획득하며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과정은 그야말로 각본 없는 드라마였다. 최가온은 1차 시기에서 착지 실수로 10점에 그쳤고, 이어진 2차 시기마저 실패하며 패색이 짙었다. 마지막 3차 시기, 열일곱 소녀 최가온은 흔들리지 않았다. 공중을 가르는 눈부신 회전 연기가 설상 위에 완벽히 수놓아졌고, 전광판에는 마침내 ‘90.25’라는 기록이 새겨졌다.

고요했던 정적을 깨고 승리를 확정 지은 순간, 최가온은 비로소 참았던 환한 웃음을 터뜨렸다.

무엇보다 이번 금메달은 자신의 우상인 클로이 김(미국·88.00점)을 2.25점 차로 따돌리고 거둔 성과라 그 의미가 더욱 남달랐다.

기록 면에서도 세계 스노보드사를 새로 썼다. 2008년 11월생인 최가온은 클로이 김이 보유했던 이 종목 최연소 금메달 기록(17세 10개월)을 7개월 앞당겼다. 17세 3개월의 나이로 시상대 정상에 선 최가온은 이로써 세계 스노보드계의 새로운 여제로 당당히 등극했다.

이번 금메달은 대한민국 스키·스노보드 사상 첫 동계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점에서 한국 스포츠사에 한 획을 그은 사건이다. 불모지나 다름없던 설상 종목에서 피어난 열일곱 소녀의 투혼은, 이제 막 반환점을 돈 대한민국 선수단에 거대한 활력과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

한경국기자 hkk4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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