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시평]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선한 영향력

@김정호 법무법인 이우스 변호사 입력 2022.07.24. 13:56

최근 우리 사회에 드라마'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대한 인기가 신드롬이라고 할 정도로 폭발적이다. 우영우 열풍은 우리 사회에도 순수성과 건강성 회복을 위한 성찰이 필요하다는 관심이 반영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창의성과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폐쇄 사회는 수많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방치한다. 변호사인 우영우에게도 자폐 스펙트럼으로 인해 세상살이는 무척이나 어렵다. 하물며 다른 사회적 약자의 삶은 어떠하겠는가? 그저 우영우의 천재성만이 부각되어 위인전에나 나오는 개인의 특별한 성공신화로 취급하는 것은 폐쇄사회의 특성이고 우영우라는 드라마 자체도 판타지에 그칠 우려가 있음은 경계해야 한다. 우리는 다름과 차이를 이해하지 않으면 세상은 어느새 차별과 혐오로 채워지고, 존중과 배려라는 소중한 가치는 발붙일 곳이 없게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평소 법정 드라마를 잘 보지 않는다. 실제 법정의 현실과는 거리가 있고, 작위적인 설정과 개연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실망스럽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영우는 다르다. 살인미수, 손해배상, 상해치사, 증여계약의 해제, 판매금지가처분, 강도상해로 이어지는 무미건조하고 딱딱한 주제를 가지고 어떻게 이토록 사실적이고 감동적으로 만들 수 있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자극적인 소재의 막장 드라마가 대세인 요즘의 세태에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고도 깊고 담백한 맛을 내는 정갈한 음식을 접한 느낌이다. 우영우는 우리가 생각하는 자폐의 또 다른 이면을 보여주고, 시청자들이 우영우라는 렌즈를 통해 자폐인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바라보게 한다. 우리는 우영우와 소통하며 세상의 편견과 고정관념을 조금씩 허무는 과정을 마주하고 있다.

사법시험에 합격한 지 20년이 넘은 변호사의 입장에서 솔직히 우영우를 매회 시청할 때마다 머리를 망치로 맞은 것 같다. 타성과 관성에 젖어 매너리즘에 빠져있는 나를 발견하고 반성의 시간을 갖게 된다. 그래서 나는 이 드라마가 두렵다. 앞으로 우영우의 이야기가 계속될수록 나는 연이어 충격을 받을 것이다. 드라마의 첫 번째 사건인 치매에 걸린 남편을 간병하던 부인의 살인미수 사건에서, 나는 드라마 속 시니어 변호사로 그려지는 정명석처럼 자백하고 집행유예 선처를 받으면 되는 간단한 사건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피고인의 구체적 사정을 귀담아 듣지 않고 내가 다 아는 양 미리 사건을 재단하고 결론도 내리고 있었던 것이다. 반면에 드라마 속 우영우는 신입변호사이지만 피고인의 경제적 형편과 상속결격으로 인한 불이익까지 고려하여 사건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인과관계까지 살피는 변호를 하였다. 따지고 보면 우영우가 새로운 법리를 창조한 것이 아니라 기본에 충실한 것 뿐이었다. 경험이 있는 법조인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법리인데, 타성에 젖은 선배 법조인들이 기본을 간과하고 지나친 지점을 우영우는 놓치지 않은 것이다.

자동차의 제동장치(브레이크) 없이 가속장치(엑셀러레이터)만으로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도착할 수는 없다. 가속 페달을 밟아 주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 멈춰야 할 곳에서 멈추지 못하면 큰 사고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어쩌면 잘 달리는 것보다 잘 멈추는 것이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우리네 인생에도 삶의 과정에서 마음속의 브레이크인 양심이 중요하다. 물론 경쟁사회의 현실에서 양심, 배려, 협동은 어쩌면 현실감이 없는 이야기라고 치부될 수 있다. 빠르게 세속적으로 돌아가는 세상사에서 원칙과 양심을 지키다 보면 나 혼자만 뒤처질 것 같고 우리 아이만 뒤처질 것 같은 불안감과 조바심이 드는 것이 인지상정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인간의 본능적인 이기심이 어찌할 수 없는 가속장치(엑셀러레이터)의 역할이겠지만, 이성적인 이타심이 최소한의 제동장치(브레이크) 역할을 해주어야 그나마 우리 사회가 버티고 유지되는 것이 아닐까?'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삶의 과정에서 우리를 멈춰 세우고 성찰하게 하는 마음속의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선한 영향력을 주고 있다. 21년 전인 2001년 가을경 사법시험에 합격하던 날 어머니께서 나에게 하셨던 말이 선명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초심을 잃지 말아라. 법조인은 세상을 이롭게 하기보다는 오히려 사회에 피해를 입히기 쉬운 직업이다. 그러니 최소한 해라도 끼치지 않는 사람이 되어라."

우영우를 보면서 나는 과연 어떤 변호사인지 스스로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김정호변호사(법무법인 이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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