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보다 “불경기 영향”
상인들 이른 추석 대목 걱정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국내 수산물 소비에서 큰 변화는 감지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수산업계와 시민들은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에 따른 소비 위축보다 불경기로 인한 피해가 더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7일 오전 광주 서구 매월동 광주서부농수산물도매시장 수산물동.
평일 오전임에도 전어와 대하, 꽃게 등을 사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드문드문 이어졌다.
다가오는 추석을 앞두고 수산물 가격이 급등할 것으로 우려한 시민들이 미리 장을 보러 나선 것이다.
수산물을 구입하는 손길에는 주저함이 없었다.
시민 김모(78)씨는 "지난해 오염수를 방류한다고 했을 때만 해도 이제는 수산물 다 먹었다고 생각했는데 평생 안 먹고 살 수도 없고 지금은 피해가 생겨도 어쩔 수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수산물을 구입하고 있다"며 "추석도 다가오는데 물가가 오른다는 뉴스가 계속 나와 제수품 가격 좀 비교해 보려고 나왔다"고 밝혔다.
또 다른 시민 황모(61·여)씨는 "당장 먹고사는 게 힘든데 오염수 피해가 있을지 없을지까지 걱정할 겨를이 없다"며 "방류를 시작한 지 1년이 됐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피해가 없다고 하니까 믿고 먹어야지 어떻게 하겠냐"고 말했다.
수산시장 상인들은 일본 오염수 방류 여부와 관계없이 해마다 손님이 줄어드는 것이 가장 큰 걱정이라고 했다.
광주서부농수산도매시장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수산물 거래량은 2019년 3천644t, 2020년 3천558t, 2021년 3천400t, 2022년 3천200t, 2023년 2천943t으로 집계돼 해마다 감소 추세를 보였다.
특히 7월까지의 누적 수산물 거래량은 2019년 2천63t, 2020년 1천954t, 2021년 1천837t, 2022년 1천743t, 2023년 1천550t, 올해 1천589t으로 나타나 오염수 방류와 상관없이 거래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상인들은 유독 더운 여름과 불경기의 영향으로 손님들이 줄어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상인 이모(47)씨는 "여름에는 생선이 무르고 작은 데다, 소라나 낙지는 수온이 올라가면 더 깊이 들어가서 생산량이 떨어지고 가격도 오른다"며 "가을 되고 날이 선선해져야 생선도 좋은 물건이 많이 들어오는데, 올해는 추석 대목도 한창 더울 때라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광주 동구 학동 남광주시장의 수산물 상인들도 비슷한 걱정을 하고 있었다.
상인 김모(46·여)씨는 "올여름은 유독 덥고 습해 시장에 오는 손님 자체가 크게 줄었고 차라리 지난해 이맘때가 손님이 더 많았던 것 같다"며 "그나마 지난주부터 새우랑 전어가 들어와서 한시름 놓았는데 불경기라 손님들도 지갑을 닫고 있어서 걱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와 전남도는 지난해 9월부터 지역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광주 286건, 전남 3천829건)를 실시했으며 방사능이 검출된 경우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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