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던 '1천만 여수 밤바다' 차갑게 식었다

입력 2024.06.06. 16:08 이정민 기자
■르포=‘관광객 뚝’ 여수 주요 관광지 현장
게장거리 업소들 “손님 최소 30% 급감 큰 일”
케이블카 상인 “코로나 팬데믹 때 보다 심해”
폐점한 주점 곳곳에 ‘임대’ 현수막만 걸려
지자체 안일한 대응·관광 콘텐츠 부족 원인
여수해상케이블카 주차장이 텅텅 비어있는 모습.

"코로나19 팬데믹 때도 이정도는 아니었어요. 매달 월세를 내는 날은 빠지지 않고 돌아오는데 죽을 맛이네요. 불경기로 손님들 지갑이 꽁꽁 얼어붙어 걱정입니다."

MZ세대들에게 '여수 밤바다'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면서 그동안 연간 1천만명에 이르는 관광객이 여수를 방문했지만 최근들어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실제 관광객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상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는 관광콘텐츠 부재가 원인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12시 여수시 봉산게장거리.

점심시간임에도 거리에는 한산했다. 이곳 거리에는 여수의 대표적인 먹거리인 '게장'을 파는 식당 수십여곳이 운영 중이지만 손님들은 찾아보기 힘들었고 손님을 기다리는 종업원들만 거리에 나와 있었다. 다음날부터 현충일로 인한 징검다리 연휴가 시작되지만 거리는 썰렁했다.

다만 비교적 규모가 크고 온라인상에서 입소문이 난 곳들은 그나마 테이블 몇 개를 제외하고 손님이 가득 차 있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상인들은 이것도 예전에 비하면 손님이 확연히 줄었다는 반응이다.

한 식당 종업원 A씨는 "예전에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올 때에 비하면 최소 30% 가량은 손님이 줄어들었다"며 "오늘 같은 날도 평일이지만 내일부터 징검다리 연휴가 시작되기 때문에 손님이 꽉꽉 들어차야 하는데 곳곳이 비어있지 않느냐. 작은 식당들은 지금 텅텅 비어 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A씨는 이어 "우리 식당은 규모가 커서 그냥 차는 정도가 아니고 대기표를 받고 기다리는 사람이 최소 수십팀은 있었다"며 "지금은 대기 없이 바로 입장이 가능한 것이 큰 차이다"고 강조했다.

여수의 관광 명소인 여수해상케이블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여수해상케이블카에 손님 없이 '빈 케빈'만 움직이고 있는 모습.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 1시께 이곳 주차장은 텅텅 비어있었다. 실제 매표소에는 한두명만 표를 끊고 있을 뿐 관광객들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케이블카는 아무도 탑승하지 않은 채 비어있는 '케빈'만 왔다 갔다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곳에서 음료 등 간식을 판매하고 있는 B(여)씨는 "말 그대로 파리만 날리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죽을 맛이다"며 "한참 잘 될 때 보다 50%는 손님이 줄어든 것 같다. 경기가 어려워서 그런지 케이블카를 타러 오더라도 간식 등에는 지출을 하지 않는다. 사람들 지갑이 꽁꽁 얼어붙었다"고 하소연했다.

여수해상케이블카의 한산한 매표소 모습.

이곳 인근에 있는 한 카페도 손님이 없어 빈 테이블이 눈에 확 띄었다. 또 '여수 밤바다'로 불리던 고소동 벽화마을 인근 상권에는 곳곳에 폐점한 주점들이 있어 곳곳에 '임대'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한때 관광객들에게 인기몰이했던 낭만포차도 손님들의 발길이 줄었다.

이처럼 여수를 찾는 관광객이 줄어든 것에 대해 지자체의 안일한 대응과 관광콘텐츠 부족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산한 여수게장거리 모습.

전남도의회 경제관광문화위원회 최병용 의원(더불어민주당·여수5)은 "잘 될 때 미래를 대비했어야 했는데 엑스포 이후에 여수시가 관광에 대한 투자가 미흡했던 것 같다"며 "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많이 개발했어야 했는데, 수년 전부터 지금까지 낭만포차, 여수밤바다 등 몇몇 콘텐츠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수는 젊은 관광객들이 많은 만큼 앞으로는 공연, 음악 등 K-문화가 요즘 트렌드인데 이런 것들을 통한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며 "먹거리도 기존에 있는 것에 더해 현지인들이 찾는 숨겨진 맛집을 홍보해 관광객들의 선택지를 넓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사진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여수=강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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