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마감 코앞…박정아·이한비 V리그 이탈 위기
연고계약 만료…전주·구미 눈독 중

여자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가 구단 매각 결정 이후 운영이 전면 중단되면서 창단 이후 최대의 존립 위기에 직면했다. 광주시와의 연고지 계약 만료가 3주 앞으로 다가온 데다 주축 선수들의 FA(자유계약선수) 마감 시한까지 겹치면서 구단 자체가 공중분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시와 페퍼저축은행의 연고지 협약은 오는 5월12일 종료된다. 현재 구미와 전주 등 타 지자체들이 인센티브 제공과 지역 기업 인수 협상을 앞세워 강력한 유치 공세를 펼치고 있어, 협의가 지연될 경우 연고지 이전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구미는 연간 수억 원 규모의 지원책을 제시하며 인수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선수단 운영은 사실상 마비 상태다. 당초 이달 30일 소집해 차기 시즌 훈련에 돌입할 계획이었으나, 매각 결정 이후 모든 일정이 백지화됐다. 가장 급한 불은 21일 종료되는 FA 시장이다. 최대어 박정아를 비롯해 이한비 등이 협상 테이블조차 차리지 못한 채 미계약 신분으로 남을 위기다. 마감 시한을 넘길 경우 규정에 따라 한 시즌을 통째로 쉬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아시아쿼터 및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등 전력 보강을 위한 주요 일정 역시 불투명하다. 구단 운영 주체가 확정되지 않아 고액 연봉이 오가는 계약을 체결할 주체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인수 기업 물색에는 협조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비용과 책임 문제로 인해 연맹 직접 운영(관리구단) 방식에는 선을 긋고 있다.
지역 정가와 시민들의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광주시장 시절 페퍼저축은행 유치에 힘썼던 이용섭 부영그룹 회장은 “광주시가 나서서 인수 기업을 찾는 등 가능한 모든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선수들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시민들도 마음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단의 침묵 속에 선수들은 훈련 대신 기약 없는 기다림을 이어가고 있다. 오는 6월까지 소속 계약이 유지되는 선수들 또한 차기 인수 기업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당장 갈 곳을 잃게 돼, 서류상 소속만 유지한 채 하루하루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배구단 운영 주체와 연고지 계약 등 외부 요소가 결정돼야 선수 재계약과 외국인 선수 영입 등 후속 조치가 가능하기에 현재로서는 정해진 것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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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고지 협약 만료 코앞···AI페퍼스 안갯속 인수전에 걱정만 가득
11일 방문한 광주 페퍼스타디움.PEPPER STADIUM이라는 구장명이 설치돼 있다.
“여자배구는 유일하게 즐길 만한 겨울 스포츠였는데, 이렇게 사라지다니요. 허망합니다.”여자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의 연고지 협약 만료일이 코앞까지 다가온 가운데, 지역 체육계와 배구 팬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11일 방문한 광주 염주체육관은 적막에 휩싸여 있었다. 기존 스케줄에 따르면 차기 시즌을 준비하는 페퍼저축은행 선수들의 거친 숨소리와 공 튀기는 소리로 가득해야 할 시기지만, 체육관 코트는 불이 꺼진 채 텅 비어 있었다.빈 곳은 코트뿐만이 아니었다. 구단 사무실과 감독실, 코칭스태프실 등 체육관 내 위치한 모든 시설들 역시 불이 꺼진 채 굳게 잠겨 있었고, 남아 있는 인원이라고는 청소부들이 유일했다.11일 페퍼스타디움 구장 내부는 불이 꺼진 채 방치돼 있었다.인근을 지나는 시민들도 몇 달째 문을 닫은 체육관을 바라보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풍암동 주민 이찬용(40)씨는 “야구나 축구 등이 모두 끝났을 때, 유일한 즐길거리가 바로 앞 염주체육관에서 열리는 배구 경기였다”며 “구단이 해체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선수들 훈련하는 모습도 안 보이니 정말 현실로 다가온 것 같아 걱정이다”고 말했다.연고지 협약 마감이 코앞으로 다가왔으나 AI페퍼스의 운명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지난달 30일 구단 인수를 검토하던 기업이 보류 결정을 내리면서 구단 정상화 작업도 멈춰선 것이다.11일 불이 꺼진 채 굳게 문닫혀 있는 AI페퍼스 구단 사무실.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광주시와 배구계의 특수한 상황이다. 6·3 지방선거 이후 전남광주특별시로 통합돼 거듭나는 과정에서 기존 시장의 임기 만료와 새로운 통합 시장의 취임 사이 공백으로 인해 지원을 위한 추경안 편성이 어려워졌다.한국배구연맹(KOVO) 역시 집행부 교체 시기가 맞물렸다. 특히 기존 페퍼저축은행이 납부했던 18억 원가량의 입회비 승계 여부를 두고 기존 집행부와 신 집행부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새로운 집행부에서 AI페퍼스를 신규 인수할 경우 입회비를 새로이 납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인수 기업의 부담이 커졌고, 이는 광주시에 대한 추가 예산 지원 요구로 이어지며 협상의 난항을 부추기고 있다.광주시와 광주시체육회 등은 “현 상황을 종합해 봤을 때 기존 연고지 협약 마감일인 12일까지 결정이 나는 것은 매우 힘든 상황이다”고 설명했다.11일 페퍼스타디움 인근에 주차돼 있는 선수단 버스.광주시 측은 연고지 협약 종료가 곧 팀의 리그 불참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광주시 관계자는 “연고지 협약 기간이 끝났다고 해서 바로 선수단을 쫓아내거나 간판을 내리는 등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다”며 “최종 인수 협의가 완료될 때까지는 연맹 측과 긴밀하게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또한 “협약을 이유로 기업에 압력을 넣거나 재촉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다”며 “선수들을 위해 조속한 결론이 나도록 적극 요청 중이다”고 덧붙였다.11일 광주 페퍼스타디움. 코칭스태프실을 비롯해 각종 사무실 역시 모두 굳게 잠긴 상태였다.전갑수 광주시체육회장은 “현재 인수 협상 과정에서 큰 틀은 만들어냈고 실무진과 경영진이 다시 한번 각론을 정리하는 단계로 알고 있다”며 “만일 연고지 협약 마감일이 도래하더라도, 해당 협약은 광주시와 기존 페퍼저축은행과의 협약이지 신규 기업과의 연고지 협약은 별도로 진행될 것이라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그는 “동계 스포츠가 전무한 광주에서 프로구단을 안착시키지 못하고 내보내는 것은 지역 체육 복지 차원에서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며 “스포츠는 곧 복지이자 지역 경제 인프라”라고 강조했다.이어 전 회장은 만에 하나 기업 인수가 무산될 경우에 대한 대안도 제시했다.그는 “만일 기업 인수가 무산됐을 때에는 시민구단으로의 전환을 추진해서라도 광주 배구의 맥을 이어가야 한다”며 “여타 프로팀의 운영 예산과 겨울 실내스포츠의 경제 효과를 고려했을 때 뜬구름 잡는 소리는 아니다”고 역설했다.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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