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셀러리캡 고려...전략적 명단 작성
“세터 공석 대책, 비시즌 내부 검토 나설 것”

이번 여자프로배구 FA 보상선수 가운데 최고 이변은 다름 아닌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의 이고은의 이적 소식이다.
FA시장에서 '클러치 박' 박정아를 영입한 AI페퍼스는 KOVO규정에 따라 한국도로공사에 그의 '전 시즌 연봉 200%와 6인 보호선수 외 보상 선수 1명'을 건네줘야 했다. AI페퍼스로부터 보호선수 명단을 받은 도로공사는 이고은을 선택했다.
창단 첫 시즌을 이현과 박사랑 투톱 체제로 세터를 운영한 AI페퍼스는 한계를 느꼈고 이에 이고은을 영입하며 포지션 보강을 이뤄냈었다.
AI페퍼스 유니폼을 입은 이고은은 2022-2023 시즌 33경기에 출전해 122세트를 소화했다. 리그 세트 4위(세트당 10.057개)를 기록했고 AI페퍼스의 주전 세터로 안정적인 토스를 선보이며 팀 공격에 윤활유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고은은 AI페퍼스의 보호선수 명단에 들지 못했다. FA계약 첫 시즌 만에 다시 이적해야 하는 비운을 맛봤다.
AI페퍼스의 이고은 제외는 유망주 보호 차원이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AI페퍼스는 창단 이후부터 신인 지명에서 우선순위를 가지며 염어르헝과 박은서 등 잠재력을 갖춘 유망주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들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고은이 제외되고 만 것이다.
아울러 지난 2021-2022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지명한 세터 박사랑을 보호하기 위한 의미도 있다. 이고은이 좋은 활약을 해준 것은 분명하지만 박사랑은 AI페퍼스가 뽑은 첫 번째 1순위 신인이다. 잠재력이 충분한 만큼 경험과 시간이 주어지면 좋은 기량을 터트릴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고은의 한국도로공사행은 AI페퍼스에 적잖은 타격이 될 전망이다. FA시장에서 박정아와 채선아를 영입하고 이한비, 오지영을 붙잡으며 올 시즌 봄 배구 다크호스로 떠오르는 듯 했던 AI페퍼스는 기세가 한풀 꺾이게 됐다. AI페퍼스는 비시즌 다시 세터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야한다.
AI페퍼스 구단 관계자는 "보호선수를 짜면서 고민이 많았다"며 "우리 구단에 중요한 선수들이 많다. 이고은도 당연히 중요한 선수들 중 한명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도로공사 구단에서 이고은을 픽할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이어서 "아무래도 도로공사에서 이적한 선수고 연봉도 그 시절보다 많이 올랐다. 도로공사의 셀러리캡 문제도 있어서 이고은을 선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전략적으로 필요한 선수를 보호했는데 결론이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세터에 대해서도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이제부터 고민을 해야한다"며 "어떻게 할지 내부적으로 결정한 것은 없다. 지금부터 다시 내부검토를 통해 대처방안을 구상하겠다"고 말했다.
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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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최다승·최고승점' AI페퍼스, 순위는 아쉬워 여자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 KOVO 제공. 여자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가 승점 자판기에서 탈출했다.AI페퍼스는 2024-2025시즌 11승(25패 승점 35점)으로 창단 이후 최다 승을 기록했다. 2021-2022년 창단 이후 3승, 5승, 5승에 그쳤지만 이번에는 두자리 승수를 거두며 언니 구단들에게 치명적인 고춧가루를 뿌렸다.그러나 아쉬운 부분도 분명하다. 시즌 중반까지 봄배구를 향한 희망을 잇기도 했으나 뒷심이 부족했다. 시즌 최종전까지 GS칼텍스를 승점 1점 차로 추격했으나 거기까지. AI페퍼스는 최종전에서 패해 다시 한 번 7위에 그치고 말았다.◆ 국내 감독 선임·팀 리빌딩그동안 외국인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겨왔던 AI페퍼스는 올해 다른 선택을 했다. 장소연 해설위원에게 사령탑 자리를 안기며 큰 언니 리더십을 기대하고 나선 것.그리고 AI페퍼스는 외국인 드래프트에서 바르바라 자비치와 아시아 쿼터 장위를 영입해 트윈 타워를 건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높이에서 타 팀을 압도하겠다는 계산이었다. 또 FA시장에서 리베로 한다혜를 영입해 수비에 깊이를 더하기도 했다.8월에는 일본 가와사키로 전지훈련을 떠나 선수들의 기량향상을 꾀했다. 철저한 준비로 시즌을 맞이한 AI페퍼스는 창단 4번째 시즌 목표를 10승으로 내결었다.◆최다승·최다 연승…가능성 봤다비시즌 구슬땀을 흘린 AI페퍼스는 달랐다. 개막전부터 한국 도로공사에 세트스코어 3-0 셧아웃 승리를 거두며 기분 좋은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기쁨은 잠시. AI페퍼스는 개막 승리 이후 7연패를 당했다.그래도 다행이었던 점은 예년처럼 두자리 연패까지 가지 않았다는 점이다. AI페퍼스는 2라운드에서 한국도로공사를 만나 연패 사슬을 7에서 끊었다.그리고 시즌 전의 기대와 달리 부상에 신음했던 바르바라 자비치를 테일러 프리카노로 교체해 외인 공백을 메웠다. 장위와 함께 트윈타워를 구축해줄 것으로 생각됐던 자비치는 외국인 1순위라는 타이틀에도 조기 교체되며 아쉬움을 샀다.AI페퍼스는 연패 이후 반등했다. 그동안 천적으로 군림했던 정관장에게 승리하며 포비아에서 탈출했고 4라운드에서는 IBK기업은행에 승리하며 창단 이후 최다승(6승)을 기록했다. 이어 현대건설까지 잡으며 AI페퍼스는 3연승으로 창단 이후 최다 연승에 성공했다.이후로도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던 AI페퍼스는 5라운드에서 정관장에게 3-0 셧아웃 승리를 거둬 창단 첫 두자리 승수의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AI페퍼스는 3월 11일 흥국생명과 홈경기에서 0-2로 뒤진 경기를 3-2로 역전승하며 시즌의 마지막 승리를 거뒀다. 11승째였다.◆ '졌잘싸'…순위는 아쉬워AI페퍼스가 올 시즌 의미있는 시간을 보낸 것은 분명하다. 각종 기록을 새로 썼고 순위 상승에 대한 희망도 엿봤다. 그러나 순위가 변하지 않은 부분은 아쉽다.아시아쿼터 1순위 장위는 제 몫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외국인 바르바라 자비치와 테일러의 활약은 타 팀 선수들과 비교해 아쉽다. AI페퍼스에 실바(GS칼텍스), 빅토리아(IBK기업은행) 같은 외국인 선수가 있었다면 순위는 달라졌을 것이다.FA 리베로 한다혜의 영입은 신의 한수였다. 한다혜 덕분에 구멍으로 평가 받던 AI페퍼스의 수비가 예년과 달라진 모습으로 언니 구단들을 위협할 수 있었다.시즌을 마친 장소연 AI페퍼스 감독은 "외국인의 역할이 올해 아쉬웠던 것이 사실이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박)은서, (박)사랑 등 어린 선수들의 성장 가능성을 봤다. 내년에도 꾸준히 성장해서 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아야한다"며 "한다혜는 36경기 개근을 했다. 훈련도 시간보다 일찍 나와 본인의 부족한 부분을 연습했다. 그것이 팀의 문화로 자리잡았다"고 칭찬했다.장 감독은 "올 시즌 의미있는 기록이 많다. 목표를 정하고 선수들과 달려왔는데 선수들, 코칭스태프들이 한 마음이 돼서 좋은 시즌을 보냈다. 내년엔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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