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4개 학교 모인 우산중 인근 도로
도로요청·포트홀 등 도로 포장 불량
신호등·과속방지턱·과속 카메라 없고
불법주차, 시야 가려 사고 위험 심각

광주 북구의 4개 초·중·고교가 밀집된 통학로에 신호등이나 과속방지턱이 없어 등·하교하는 학생들이 사고 위험에 노출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개교한지 수십년이 지난 중학교 인근은 오랫동안 신호등과 과속방지턱 등 학생의 안전을 보호해줄 수단이 없고, 시인성 있는 표시가 부족해 교통사고의 우려가 크다.

4일 방문한 광주 북구 오치동 우산중학교 후문. 이곳은 우산중학교를 비롯해 인근의 오정초등학교, 광주자연과학고, 문흥중학교 등 많은 학교가 밀집돼 있는 주 통학로다.
이곳 4차선 도로는 많은 차량들이 50~60㎞/h로 오가고 있었다. 여러 학교 학생들의 통학로로 이용되면서 속도제한을 해야 하지만 30㎞/h로 제한하는 안전표지를 찾아볼 수 없었다.

이 구간에 신호등과 과속 단속 카메라가 없는데다 과속 방지턱 역시 페인트만 칠한 가짜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듯 과속하는 차량이 자주 보였고, 도로 양쪽에 차량들이 줄지어 불법주차돼 있어 학생들 스스로 좌우를 살피며 차량 통행을 확인하고 건너야 했다.
도로표시의 훼손도 심해 문제였다.
도로의 노란 실선, 과속방지턱 표시, 중앙선 표시 등이 모두 심하게 훼손돼 반쯤 지워진 상태였고, 감속 표시와 횡단보도도 훼손이 심해 시인성이 부족했다. 이 때문에 차량들은 도로 표지나 횡단보도에 아랑곳하지 않고 쌩쌩 지나다녔다.
도로 자체의 상태도 문제였다. 이곳 4차로 도로 곳곳은 균열이 생기고 아스팔트 콘크리트가 부서져 가루가 날리는 상황이었다. 이미 큰 훼손이 발생해 일명 포트홀이 생긴 곳도 찾아볼 수 있었다.

이런 도로 상태 때문에 도로를 지나는 차들이 포트홀과 균열을 밟고 덜컹이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고 만일 차량이 과속하다 흔들려 사고가 날 가능성도 있는 등 일반적인 도심 도로보다 못한 상태였다.
주민 최영석(40)씨는 "여기 도로가 신호등도 없어서 과속을 많이 해 위험하다"며 "유난히 도로 상태도 안좋고, 부서진 곳이 많아 학생들이 지나다닐 때는 여러 군데에 위험이 많아 불편하다"고 말했다.
최 씨는 "30년 전부터 학교가 하나 둘씩 생겨났는데, 과속 단속 카메라나 과속방지턱은 물론 기본적인 신호등은커녕 도로 상태 유지도 잘 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현봉(62)씨는 "지금까지 부분 포장만 해 곳곳에 요철이 많고 덜컹거림도 심하다"며 "특히 중앙선 인근에 포트홀이 생겼고, 통행량도 늘면서 빨리 고치지 않으면 안전 사고가 발생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 구간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민원이 지속적으로 접수됐지만, 대부분 부분 보수만 진행해 왔고 전체 재포장이나 신호등·과속 단속 카메라 설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 종합건설본부 관계자는 "해당 도로와 관련해 동 행정복지센터, 주민자치회의 건의가 접수된 상태다"며 "시민권익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올해 상반기 내로 전면 재포장과 도로표시 재도장 등 전체적인 보수공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인근에 초·중·고등학교가 집중돼 있어 안전시설과 도장 역시 계획 중인 상태다"며 "최대한 빨리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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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안전보다 내 불편함 해결이 우선'···어른 이기심에 위험으로 내몰린 어린이들 17일 방문한 광주 북구 용두동 유문어린이집 스쿨존. 어린이보호구역을 알리는 표지판은 오는 4월까지 철거될 예정이다. "주민·상인들 등쌀에 어쩔 수 없었어요. 매일매일 뭐라고 하시니 제 손으로 신청할 수밖에요."90명에 달하는 어린이들이 다니는 어린이집 앞 스쿨존이 해제돼 미취학 어린이들이 불법주정차와 과속 차량 속에서 사고 위험에 처해 있지만, 이 어린이집은 주민과 인근 상인들의 반발에 스쿨존 재지정 신청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어린이집 측에서 스쿨존 재지정 대신 차선책으로 과속방지턱 등 도로 재포장 등을 요청했지만, 지자체는 '스쿨존이 해제돼 관련 조치가 힘들다'며 거부한 것으로 드러나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의 중요성을 외면한다는 지적이다.17일 방문한 광주 북구 용두동 유문어린이집.이곳은 지난 2010년부터 어린이집 정문 방면 50m가량 구간이 스쿨존으로 지정돼 있었다.스쿨존 해제 이전부터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도로 표지가 모두 지워진 상태였다.88명의 어린이들이 통학하고, 100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아동센터도 존재하는지라 어린이들의 통행이 잦지만 과속과 신호위반 등을 단속하는 카메라는 스쿨존 지정 20년이 넘도록 설치되지 않은 상태였고, 도로 표지와 과속방지턱은 지워져 식별이 힘든 상태였다.이런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이 구간은 어린이집의 요청으로 현재는 스쿨존에서 해제된 상태다.스쿨존 해제의 배경에는 주민과 인근 상인들의 반발이 있었다.주민 유모(51)씨는 "실질적으로 주차 공간이 부족한 것이 문제인데, 이런 건 고려하지 않고 스쿨존으로 지정한 게 문제다"며 "아동 안전과 주민 상생을 함께 고려해야 맞는 처사다"고 말했다.북구 용두동 유문어린이집 통학로 한편은 개인 소유지를 임시로 사용하는 상황이라 언제든 막힐 우려가 존재했다.어린이집 관계자는 "스쿨존에 지정된 이후 주민과 상인들의 등쌀에 시달렸고, 2021년 이후 스쿨존 규정이 강화되자 매일매일 어린이집에 항의했다"며 "매일 얼굴을 봐야하는 동네 주민들이라 무시할 수는 없어 스쿨존 해제를 요청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하소연했다.이 관계자는 "스쿨존이 해제된 후에는 기본적인 도로 포장 정비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최소한의 조치라도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덧붙였다.게다가 지난 10일께 이곳 유문어린이집 스쿨존 설비에 대해 완전 철거 결정이 내려져, 다음 달까지 과속방지턱을 비롯한 시설들이 모두 사라질 예정이다.17일 방문한 광주 북구 용두동 유문어린이집, 이곳은 인근 주민들의 강한 반발과 민원으로 인해 스쿨존 해제된 상태다.북구 관계자는 "스쿨존이 해제된 곳에 설비가 남아 있으면 혼란을 줄 수 있어 결정된 조치다"며 "스쿨존 규정 때문에 일부 설비만 정비할 수는 없어 어린이집과 주민 동의를 구하고 철거가 진행될 것이다"고 말했다.유문어린이집 앞 통학로. 과거 스쿨존으로 지정됐으나 도로포장이 모두 지워져 희미한 상태로, 지자체에 보수요청을 했지만 스쿨존 해제를 이유로 거부당했다.광주 관내 스쿨존 수는 2021년 456개소, 2022년 439개소, 2023년 421개소, 2024년 404개소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특히 사라진 스쿨존은 모두 주민 민원에 취약한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스쿨존인 것으로 파악됐다.가장 보호받아야 할 유아들의 안전구역이 시시각각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광주 북구 용두동 유문어린이집 통학로, 주민 반발로 인해 스쿨존이 해제돼 주정차 등을 막을 수단이이 사라졌다.신기주 한국도로교통공단 광주전남지부 교수는 "스쿨존을 처음 지정했을 때 보호의 필요성 등 타당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지정했을 텐데, 주민들이 불편하다고 민원을 넣어 스쿨존을 해제할 수 있다면 헛된 행정력 낭비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며 "현행 법령에서는 스쿨존 등 보호구역에 대해 '지정할 수 있다'고 허용의 부분으로 두고 있다. 이를 '지정해야 한다'는 의무의 부분으로 바꾸고 보호기간 등을 명시해야 보호구역이 제 기능을 다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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