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현진 국립순천대학교 애니메이션문화콘텐츠스쿨 학술연구교수
오보 낸 후 정정·해명하지 않아 가짜뉴스와 동급 간주
취재 과정, 사실 검증 절차 독자에게 투명하게 보여줘야
‘가짜뉴스 처벌법’ 자기 검열 강요·위축효과 발생 우려
AI 결합 ‘진짜 위에 올라탄 가짜’ 기승… 혐오·갈등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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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보를 가짜뉴스로 매도하는 것도 잘못이지만, 오보 이후 정정보도나 오류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입니다.”
천현진 국립순천대학교 애니메이션문화콘텐츠스쿨 학술연구교수는 “오보로 위장한 가짜뉴스는 엄격히 가려내야 하지만, 비판 보도나 불리한 보도를 가짜뉴스로 낙인찍는 정치적 언어 역시 경계해야 한다”며 다른 전문가·교수들과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가짜뉴스는 취재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수가 아니다. 특정한 정치·경제적 이익을 얻기 위해 허위 정보를 정상적인 언론보도인 것처럼 포장해 기만하는 악의적인 행위다”며 “언론에 가짜뉴스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오보는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있는 ‘포괄적인 실수’일 수 있다. 여기에는 사람들을 기만하려는 악의적인 목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천 교수는 “문제는 오보 이후의 대응이다. 언론이 오보를 내고도 이를 방치하거나 제대로 정정하지 않는다면, 수용자 입장에서는 그것이 고의적인 가짜뉴스와 구별되기 어려워진다”며 “고의성이 없었더라도 사실을 바로잡지 않는 행위 자체가 진실을 추구하는 저널리즘의 윤리를 저버린 무책임한 태도로 비치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이어 “결국 언론이 오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 만큼이나, 오보 이후의 태도도 중요하다”며 “신속하고 투명한 정정 보도, 오류가 발생한 과정에 대한 솔직한 설명 등 책임지는 절차야 말로 오보가 가짜뉴스로 폄하되는 것을 막고 추락한 언론의 신뢰를 회복하는 유일하고도 가장 확실한 길이다”고 강조했다.
천 교수는 “독자나 시청자가 오보를 가짜뉴스와 동일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언론이 실수를 인정하는 데 인색하거나 이를 형식적으로 덮으려 한다는 기본적인 불신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며 “언론은 오류가 발생했을 때 기계적인 ‘바로잡습니다’ 게재로 끝내서는 안 된다. 수용자가 납득할 수 있도록 무엇이 틀렸는지, 왜 오류가 발생했는지, 이를 어떻게 바로잡았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나아가 이런 정정·반론·후속 보도 시스템을 독자의 눈에 가장 잘 띄는 곳에서 투명하게 운영해야 한다”며 “기사 작성 과정의 투명성도 높일 필요가 있다. 완성된 결과물만 던져주는 방식에서 벗어나, 취재 경위와 자료 출처 그리고 사실 검증 절차를 독자에게 투명하게 보여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천 교수는 이를 위한 실천적 방법으로, 상시적인 팩트체크 코너를 운영하거나, 기사 말미에 기자의 취재 및 검증 메모를 덧붙이는 방식을 도입해 보기를 조언했다. 독자가 원자료의 진위를 대조해 볼 수 있도록 데이터나 공식 문서의 원문 링크를 적극적으로 제공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잃어버린 언론의 신뢰를 회복하는 열쇠는 무오류의 신화에 갇히는 것이 아니다. 언론 스스로 ’취재의 한계로 인해 오류가 발생할 수 있지만, 결코 숨기지 않고 투명하게 바로잡는 제도와 관행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는 것이다”며 “이러한 책임감 있는 태도만이 오보가 가짜뉴스로 매도되는 현상을 막고 저널리즘의 본령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대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시행된 정보통신망법 개정에 대해 “가짜뉴스 규제의 목적은 허위정보를 막는 것이지 불편한 보도를 침묵시키는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며 “기준이 모호한 상태에서 가짜뉴스를 처벌하려 들면, 정치 권력이나 자본이 자신들의 뜻과 다르거나 불리한 비판 보도를 무조건 ‘가짜뉴스’로 몰아붙여 공격하는 소송 남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언론사와 기자들에게 소송에 대한 두려움을 심어주어 자기검열을 강요하고, 권력을 감시하는 탐사보도를 옥죄는 치명적인 ‘위축효과(chilling effect)’를 낳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입막음용 소송’의 남용을 막고 언론 자유와의 균형을 찾기 위해서는 법적 판단의 기준이 매우 섬세하고 엄격해야 한다는 게 천 교수의 판단이다.
단순히 보도 내용 중 일부가 틀렸다는 결과만으로 처벌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천 교수는 ”해당 보도의 목적이 공익성에 부합하는지(공익성), 기자가 정보의 허위성을 사전에 인식했거나 중대한 과실이 있었는지(고의성), 취재 과정에서 사실 확인을 위해 충분하고 합리적인 노력을 다했는지(합리성), 그리고 당사자의 반론권을 제대로 보장했는지(반론가능성) 등을 종합적인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며 ”법원 판례 역시 공직자나 권력에 대한 비판이 심히 경솔하거나 악의적인 공격으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경우가 아니라면 언론의 법적 책임을 묻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기자 개인에게 형사 처벌이나 징벌적 손해배상과 같은 과도한 법적 책임을 지우는 방식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천 교수는 ”국가 공권력에 의한 강제적 규제는 늘 최후의 수단으로 작동해야 한다’며 “그보다는 비형사적이고 자율적인 해결 절차를 우선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천 교수는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한 신속한 정정 및 반론 보도 청구, 언론계와 플랫폼이 주도하는 자율적인 팩트체크 시스템 가동, 독립적 심의기구 운영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가짜뉴스 규제의 칼날이 정당한 언론의 입을 틀어막는 도구로 전락하지 않도록 투명한 검증 절차와 자율적 규제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현재 처벌이라는 법적 규제보다 앞서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다”고 밝혔다.
천 교수는 최근 가짜뉴스는 AI를 악용해 ‘진짜 위에 올라탄 가짜’가 기승을 부린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번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적발된 선거사범 가운데 허위·가짜뉴스 유포가 32.5%(1천365명)를 차지했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실제 사진이나 발언 위에 일부를 조작한 정치 콘텐츠,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한 이미지, 가상의 인물을 내세워 특정 여론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정치적 피싱 사례도 논란이 됐다”며 “가짜 뉴스 하나가 정치적 갈등과 경제적 출혈을 양산하고 사회적 약자와 피해자를 다시 희생양으로 만들고 공동체의 불신과 적대만 키운다”고 밝혔다.
천 교수는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허위정보가 언론사나 보도 형식을 교묘하게 사칭하면서 뉴스를 볼 때 ‘이것도 가짜가 아닐까’하고 의심하게 만든다는 점이다”며 “결국 가짜뉴스는 선거와 제도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고, 경제적 피해를 만들며, 사회적 혐오와 갈등을 증폭시키는 구조적 위험이다. 건강한 공론장 자체를 붕괴시키는 것, 이것이 우리가 가짜뉴스를 가장 경계해야 할 이유다”고 밝혔다.
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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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수 잣대 부른 지방소멸, 전남광주교육특례가 답이다
뉴시스예산당국과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내국세 연동 교육재정교부금 폐지 방침은 안정적인 초중등교육재정의 일대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그동안 법적 강제규정으로 내국세 20.79%와 교육세 등이 자동적으로 교육재정으로 넘겨오던 방식을 폐지하고 대신 학생 수를 기준으로 경제성장률 등을 반영하는 방식을 내년부터 도입하려고 있기때문이다. 이 제도가 시행될 경우 예산 당국이나 교육부의 강조에도 불구하고 세수 기반이 빈약한 지자체의 교육청 교육재정은 그 모순이 가장 먼저 드러날 수 밖에 없다. 특히 40년만에 교육통합으로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수립해야할 전남광주특별시교육청은 재정 개편의 직격탄이 불가피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전남광주는 단일 교육재정으로 통합되지만, 한쪽은 학생이 집중되는 도시지역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학생이 빠르게 사라지는 농산촌과 섬지역이 병존하고 있다. 똑같이 학생수가 감소하더라도 교육비용 구조는 전혀 다르다.전남은 인구 소멸이 심하고 섬, 농산어촌이 많고 학생수가 줄어도 인건비 노후시설 괸리비 등 지출이 큰 고정비 부담은 줄어들지 않는다.경제논리에 입각한 교육재정의 손질은 결과적으로 가장 약한 부분인 지역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을 부를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지역 사회 구심체 역할을 하고 있는 소규모학교 통폐합은 결과적으로 마을을 사라지게 함으로써 인구 이탈을 가속화 시킬 우려감이 높다는 점이다.지방소멸을 극복하기 위한 통합이 되레 공동체를 해체시키고 주민들의 외부 유출을 초래하는 역설이 발생할수 있다. 단순한 학생수가 아닌 학교라는 인프라 유지와 지역공동체 생존을 재정 배분의 새로운 지표로 삼아야 하는 당위성과 맞닿아 있다.광주 역시 신도시 학생집중과 원도심 공동화, 학교시설, 과밀학급,교육격차,돌봄, 인공지능, 디지털 교육 등 전혀 다른 산적한 현안을 안고 있다. 물론 농산어촌, 섬지역 학생들 역시 디지털 교육 문해력, 인공지능 등 새로운 교육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예산 수반도 필수적이다.분명한 것은 전교생 30명 학교에 교사 5명이 필요한 것과 전교생 300명 학교에 교사 50명이 필요한 것은 단순히 학생수의 비율로 계산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전남광주통합시교육청이 병존하고 있는 이러한 문제점을 어떻게 풀어낼지가 첫 번째 시험대이다. 광주전남교육청은 통합으로 행정은 하나가 됐는데 재정은 과연 통합의 시너지를 낼 것인가라는 근원적인 물음과 직결된다.학생수가 줄어드는 시대, 교육재정의 패러다임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하고, 그렇기에 중앙정부의 일률적인 경제논리를 앞세운 밀어붙이기식 개편은 지역에 치명적이다.교육계는 교육재정은 학생 한 명에게 얼마를 쓸 것인가가 아니라 어디에 살든 어떤 교육을 보장할 것인가에서 출발해야한다고 강조한다.전남광주는 통합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선도적으로 수행한 만큼 통합프리미엄으로서 독자적인 예산권과 특별교육자치 재정권 보장을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통합교육청, 정치권, 학부모, 교육계는 소규모학교와 도서 산간지역 기본 교육법제화와재정자율권, 지역소멸 위험지역 별도 교육재정 보전, 미래대응기금 초중등교육 법적 보장 등을 담은 전남광주형 특별교육자치 모델을 중앙정부, 국회에 적극 요구해야 한다.김성주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 기획조정실 서기관은 “교육재정 축소는 교육청만의 위기가 아니라 지역 전체의 붕괴를 의미한다”면서 “통합특별시 ·시민사회단체가 단일대오로 농산어촌 소멸지역에 맞는 배분 기준을 만들고 통합지역 특수성을 반영한 별도 교육재정 수요를 인정하는 전남광주형 교육재정 특례를 확보할수 있도록 힘을 모야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용규기자 hpcyglee@mdilbo.com·한경국기자 hkk4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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