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맏이' 양동시장은 왜 그럴까

@이삼섭 입력 2024.06.18. 16:49
/게티이미지뱅크

광주의 양동시장과 대구의 서문시장은 각각 호남과 영남을 상징하는 최대 규모의 재래시장이라는 점 외에도 공통점이 참 많다.

대표적으로 '진보 정치'의 상징과도 같은 광주, '보수 정치'의 본류인 대구라는 두 지역의 특수성에서 빚어진 이른바 '성지'라는 점이다.

양동시장 내 하나분식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다녀간 후 이른바 '노무현 국밥집'이라고 알려지며 특히 민주당계 정치인들에게는 '성지 순례'에 가까운 곳이 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해 이재명 현 민주당 당대표나 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 담대한 꿈을 꾸는 이에게는 특히나 더 그렇다.

서문시장도 말해 무엇하랴.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당대표 때나 대선후보 때나 어려운 고비를 겪는 순간마다 서문시장을 찾아 '기운'을 받아 갔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을 전후로 4차례 방문할 정도다.

두 시장은 자부심과 지역 색채가 유독 강한 '두 지역'의 상징이자 여러 재래시장의 '맏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두 지자체 모두 도시철도와 버스는 물론 시설현대화, 주차장 확충 등 맏이에게 인프라 지원을 쏟아부었다. 점포가 가장 많기도 하지만, 맏이가 잘돼야 동생이 잘된다는 전통적 믿음도 적잖을테다.

하지만 왜인지 두 지역의 맏이는 사뭇 온도가 다르다. 양동시장은 올해 들어서만 100개 넘게 문을 닫았다고 한다. 명절 특수나 축제 때를 제외하고는 사람이 붐비는 모습이 오히려 낯설 정도다. 그런 가운데 '더현대 광주'나 신세계백화점 확장 등 아직 이뤄지지도 않는 일에 혹시나 더 방문객이 줄어들까 봐 전전긍긍하는 모습까지 보인다.

그에 반해 서문시장은 뜨겁다 못해 활활 타오르고 있다. 대구시민들의 애정은 기본값에 대구 여행에서 반드시 가야 하는 전국적인 '핫 플레이스'로 각광 받으며 사시사철 인파로 붐빈다. 먹거리와 볼거리가 풍부한 야시장 또한 명물이다.

대구가 어떤 곳인가. 국내 최대 수준인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은 물론 롯데백화점(2곳), 현대백화점(1곳)에 더해 프리미엄아울렛도 여러 곳이다. 코스트코도 두 곳이나 있다. 최근 연면적 8만평에 이르는 복합쇼핑몰 '타임빌라스'가 삽을 떴고, 대구시는 지금도 매머드급 복합쇼핑몰을 유치하기 위해 사활이다.

이제 묻지 않을 수 없다. 양동시장은 왜 그럴까? 여전히 지자체의 지원이 부족해서? 아직 들어오지도 않은 '더현대 광주'? 이도 저도 아니면 쿠팡에 밀려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져가는 대형마트때문인가.

광주시민들에게서 양동시장을 '왜 가냐?'가 아닌, '왜 안 가냐?'는 말을 들어보고 싶다.

이삼섭 취재1본부 차장대우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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