팁스, 민간 투자 시 정부서 연구개발 등 비용 8억원 지원
지역 창업생계계 투자는 변화 이끌어…투자금 분산 등 조언
"가급적 많은 회사 만나보고 발전 가능성 보인 곳에 투자"

"엔젤투자나 초기기업 생태계에 대해 보이는 관심, 그게 결국 지역의 발전과 변화에 엄청난 영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민식 한국엔젤투자협회장은 지난 12일 광주 서구 홀리데이인호텔에서 열린 제14기 무등 CEO 아카데미에서 '엔젤투자가 바꾸는 기업성장과 지역경제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밝혔다.
조 회장은 기획재정부 혁신성장본부 자문위원, 카카오 사외이사·감사위원장, NCSoft 문화재단 감사, 한국VR협회 감사 등을 역임했다. 엔젤투자자로서는 지난 5년간 1천5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을 멘토링한 전문가다.
엔젤투자는 개인이 유망한 창업기업에 자본을 투자해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민간 자금조달 방식이다. 금전적 투자뿐 아니라 경영 자문, 네트워크 제공 등 비금전적 지원까지 포함하는 투자활동을 말한다.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는 엔젤투자의 수도권 편중을 해소하고, 지역 단위 초기투자 생태계 조성을 위해 지난 2021년부터 지역 엔젤투자허브를 조성해왔다. 현재 전국 4개 권역(충청권·호남권·동남권·대경권)에서 운영 중이다.
조 회장은 팁스(TIPS)프로그램에 대한 소개로 강연을 시작했다. 팁스는 민간투자자(팁스 운영사)가 1억~2억을 선투자하면, 정부에서 연구개발(R&D) 매칭자금으로 5억원을 2년간 지원한다. 동시에 정부에서 창업사업화·해외마케팅비용으로 3억원이 추가 지원돼, 총 8억원의 지원금으로 기업이 성장할 수 있게 된다.
그는 "정부에서 한국의 기술기업을 육성하고 싶은데, 일방적으로 나눠주는 건 의미가 없기 때문에 어떻게 나눠줄 것인지 고민한 게 '팁스'"라며 "지난 12년 동안 3천800여개 정도가 팁스 선정기업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3천800여개 기업에 정부 예산 2조원가량이 들어갔다"며 "그후 기업들이 받은 후속 투자는 18억원 이상이다. 정부의 2조원으로 100조 이상의 기업가치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은 호남권 지역 허브를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광주, 전남, 전북, 제주가 경제 성장률에서 한계를 보이는 이유는 초기 기업 생태계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엔젤투자와 창업 생태계는 결국 지역의 발전과 변화를 이끌어내는 힘이 된다"고 말했다.
엔젤투자 시 고려할 점으로는 ▲다양한 스타트업과의 만남 ▲성공한 스타트업에 대한 공부 ▲한방을 노리는 투자 지양 ▲벤처 투자 금액을 소액 분산 ▲상장 전, 가능하면 원금 회수 ▲본인 위험 선호도에 따라 투자 등 본인 경험에서 우러나온 원칙들을 제시했다.
조 회장은 "3년 정도는 시간을 가지고 20대 청년들을 만나서 '멘토링부터 시작해보면 어떻겠나'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청년들에게 배운 것들이 많다"며 "가급적 많은 회사를 만나보고, 발전 가능성이 보이면서 인연을 이어가고 싶은 회사에 투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는 '명성'을 만들어야 한다"며 "'저 사람이 투자하면 회사가 성장한다'는 신뢰가 쌓여야 좋은 딜을 만날 수 있다. 그래서 열심히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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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 뒤에 남은 질문···장천 김성태, 광주를 찾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소년이 온다' 수상 1주년 기념 특강 광주를 만나다 문학기행에 참가한 서예가 장천(章川) 김성태 작가(첫번째 줄 왼쪽에서 두번째)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4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추모탑앞에서 헌화 참배하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영화 '서울의 봄' 타이틀을 쓴 서예가 장천(章川) 김성태 작가는 "'서울의 봄'을 쓰고 난 뒤에야 비로소 5·18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다고 밝혔다.김 작가는 영화 표제를 작업한 뒤 '광주와 5월'을 전보다 더 깊이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서울의 봄 표제를 작업한 이후 매년 5월이 되면 광주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됐다. 바쁜 일상 속에서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지 못했는데, 영화의 흥행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연달아 이어지면서 5·18을 더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서울의 봄' 타이틀 작업 과정은 그의 5·18에 대한 인식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김성수 감독이 직접 작업실을 찾아와 영화의 취지를 설명했고, 김 작가는 그 자리에서 곧바로 여러 글씨를 써 보였다. 그렇게 즉석에서 1천300만 관객을 이끈 영화의 타이틀이 탄생했다. 김 작가는 "처음에는 '봄'이라는 단어 때문에 밝은 느낌을 떠올렸는데, 감독님 이야기를 듣고 '이게 아니구나' 싶었다"며 "영화의 정서를 반영해 글자 속에 짓밟힌 봄, 싸움의 흔적, 잡초처럼 꺾이지 않는 생명력을 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김 작가는 이 작업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광주와 인연을 쌓기 시작했다. 과거 행사나 전시 참여 차 몇 차례 광주를 방문한 적은 있었지만, 이렇다 할 연고는 없었다. 그러나 영화 표제 작업 이후 광주와 5·18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지난해 5·18 주간에는 관선재갤러리에서 전시 '광주의 봄'을 열었다.김 작가는 "김순흥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장께서 광주에서도 전시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해 주셨고, 어렵게 갤러리를 구해 전시를 열게 됐다"며 "당시 타지에서도 많은 분들이 관람하러 와 주셔서 5·18에 대한 알 수 없는 책임감을 느끼기도 했다"고 회고했다.서예가 장천(章川) 김성태 작가가 지난 5일 광주 오월어머니집을 찾아 지난해 '광주의 봄' 전시 후 기증했던 작품 '오월' 앞에서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전시에는 오월 광주의 희망을 표현한 '흥'과 '봄', 김남주 시인의 시 '학살'을 바탕으로 한 '오월' 등 30여점의 작품이 걸렸다. 작품 '오월'은 전시가 끝난 후 오월어머니집에 기증했다.김 작가는 "광주는 5·18의 상흔을 품은 비운의 도시이지만, 동시에 민주화를 꽃피운 희망의 도시라고 생각했다"며 "'아픔 속에서도 결국 빛은 있다'는 의미로 당시 전시에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많이 내걸었다"고 말했다.이런 경험들이 김 작가를 '소년이 온다, 광주를 만나다' 문학기행으로 이끌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1주년을 기념해 전국 문학인들과 함께 5·18 사적지를 돌아보는 이번 기행은지난 4~5일 이틀간 진행됐다.5·18의 역사 현장에서 그는 더 큰 울림을 받았다고 했다. 특히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아이들까지 희생된 것을 보니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올라왔다. 계엄군의 잔인함에 치가 떨렸다"며 "이유 없이 시민들이 희생됐는데, 가해자들은 끝내 사과 한마디 없었다. 그 부분은 한 국민으로서 용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김 작가는 광주가 5·18 정신과 지역 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해 외부 예술가 유입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다.서예가 장천(章川) 김성태 작가.김 작가는 "광주 지역 작가들의 전시는 지역 사람들이 주로 보지만, 외부 작가의 전시는 그 작가의 지인과 주변 사람들이 함께 광주를 찾는 매개체가 된다"며 "다만 외부 작가들이 광주에서 전시나 공연을 하면 수익이 안 나는 경우가 많아 선뜻 오기 어렵다. 광주가 기본적인 지원을 해주면 훨씬 많은 예술가가 광주를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정현종 시인의 시 '방문객'을 언급하며 "'사람이 온다는 건 그 사람의 과거·현재·미래가 함께 오는 것'이라 했듯, 작가도 한 명만 오는 것이 아니다. 그 주변의 모든 카테고리가 함께 들어온다"고 덧붙였다.KBS 아트비전 영상그래픽 팀장, 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협회 회장을 역임한 김 작가는 그동안 250여회 국내외 그룹전과 18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법정스님 원적 1주기 추모 기획초대전, 다산 정약용 탄신 250주년 기념전, 이해인 수녀 시문을 바탕으로 한 '아이가 희망이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 탄신 471주년 기념전 '아! 충무공' 등 명사 어록을 주제로 한 전시 시리즈가 대표적이다.올해 7월 서울 인사동 무우수갤러리에서는 훈민정음 해례본의 철학을 바탕으로 한글의 조형성과 서정성을 표현한 '나랏말글씨' 초대전을 개최했다.김 작가는 "좋은 말을 오래 쓰고 읽는 과정에서 마음에 도량이 서는 느낌이 든다"며 "광주에서의 일련의 경험은 제 삶과 작업 모두에 의미 있는 전환점이 될 것 같다. 광주 밖에서도 여러 장르의 다양한 예술가들이 5·18을 주제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저도 예술로써 오월정신이 우리 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 힘쓰겠다"고 말했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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