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역사가 곧 도시 경쟁력
교육 전문가 양성 통해 체감 이끌 것

"5·18 해설사 역량을 강화하고 K-민주주의 교육 전문가 양성과 지원에 힘쓰겠습니다."
12일 공식 임기를 시작한 허연식 신임 5·18민주화운동교육관 관장의 다짐이다.
민주주의 역사가 곧 도시의 경쟁력이 되는 세상인 만큼 교육 전문가 양성을 통해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허 관장은 뛰어난 5·18 전문가를 키우고, 5·18을 공부하면 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임기 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5·18교육관은 광주시가 5·18 정신을 계승·발전시키고 민주주의 교육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 2010년 설립한 시설이다. 교육관 내에 세미나실과 강의실, 생활관, 식당 등이 갖춰져 있으며, 인근에는 5·18자유공원과 옛 상무대 영창 등이 위치해 있다.
올 1월부터는 5·18기념재단이 광주시로부터 교육관을 수탁받아 관리·운영하는 중이다.
허 관장은 우선 5·18교육관을 5·18 주요 현장을 중심으로 피해자 진술 등을 입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는 유일한 공간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K-민주주의 역사의 중심이자 가치의 근간이 되는 5·18이 역사적 자산으로 자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관장은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선고 결정문에는 내란 실패의 이유를 시민들의 적극적인 저항과 현장에 출동한 군·경의 소극적인 대응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그 바탕에는 5·18의 교훈이 자리하고 있다. 5·18교육관이 이러한 역사적 교훈과 가치를 K-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로 승화시키는 한편 일상의 교육으로 시민들에게 스며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5·18교육관의 교육프로그램 개발 및 관련 예산 확보 방안으로는 '기록·해석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 '직무역량 강화 교육 프로그램', '시민교육 전문강사 양성 프로그램', '5·18 현장 시민이야기 프로그램' 등 네 가지를 제시했다.
허 관장은 "K-민주주의의 기반이 되는 역사 기록과 해석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과 5·18, 헌법, 민주주의 일상 프로그램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며 "5·18기념재단을 주관으로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관련 예산을 확보하는 한편, 전국 민주주의 기념시설 및 관계기관과 협력해 정부 정책 기조에 맞춰 운영해 나갈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5·18 공법단체와 5·18 유공자들에게도 친숙하고 유익한 공간이 되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그동안 운영해온 5·18 가족캠프를 유공자 자녀들이 유공자의 삶을 공감하고 가족 공동의 치유를 도모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재설계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허 관장은 "국가보훈부에 사업을 제안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면 지역 공동체로부터 고립돼 있는 5·18 공법단체의 위상 재정립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전국의 주요 민주원로들을 정기적으로 초청해 시민들과 5·18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민친화형 프로그램, 지역 언론사와 협업해 5·18 관련 인물 기획시리즈 연재, 전국의 민주기념시설 및 유사시설 협업과 네트워크 구축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허 관장은 "청년 시절부터 지금까지, 삶의 대부분을 5·18과 함께했다. 우연한 계기로 접하게 된 5·18이 지금은 평생의 삶이 됐다"며 "5·18교육관이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일상 속에서 체감할 수 있는 교육의 중심지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글·사진=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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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 뒤에 남은 질문···장천 김성태, 광주를 찾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소년이 온다' 수상 1주년 기념 특강 광주를 만나다 문학기행에 참가한 서예가 장천(章川) 김성태 작가(첫번째 줄 왼쪽에서 두번째)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4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추모탑앞에서 헌화 참배하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영화 '서울의 봄' 타이틀을 쓴 서예가 장천(章川) 김성태 작가는 "'서울의 봄'을 쓰고 난 뒤에야 비로소 5·18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다고 밝혔다.김 작가는 영화 표제를 작업한 뒤 '광주와 5월'을 전보다 더 깊이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서울의 봄 표제를 작업한 이후 매년 5월이 되면 광주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됐다. 바쁜 일상 속에서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지 못했는데, 영화의 흥행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연달아 이어지면서 5·18을 더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서울의 봄' 타이틀 작업 과정은 그의 5·18에 대한 인식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김성수 감독이 직접 작업실을 찾아와 영화의 취지를 설명했고, 김 작가는 그 자리에서 곧바로 여러 글씨를 써 보였다. 그렇게 즉석에서 1천300만 관객을 이끈 영화의 타이틀이 탄생했다. 김 작가는 "처음에는 '봄'이라는 단어 때문에 밝은 느낌을 떠올렸는데, 감독님 이야기를 듣고 '이게 아니구나' 싶었다"며 "영화의 정서를 반영해 글자 속에 짓밟힌 봄, 싸움의 흔적, 잡초처럼 꺾이지 않는 생명력을 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김 작가는 이 작업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광주와 인연을 쌓기 시작했다. 과거 행사나 전시 참여 차 몇 차례 광주를 방문한 적은 있었지만, 이렇다 할 연고는 없었다. 그러나 영화 표제 작업 이후 광주와 5·18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지난해 5·18 주간에는 관선재갤러리에서 전시 '광주의 봄'을 열었다.김 작가는 "김순흥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장께서 광주에서도 전시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해 주셨고, 어렵게 갤러리를 구해 전시를 열게 됐다"며 "당시 타지에서도 많은 분들이 관람하러 와 주셔서 5·18에 대한 알 수 없는 책임감을 느끼기도 했다"고 회고했다.서예가 장천(章川) 김성태 작가가 지난 5일 광주 오월어머니집을 찾아 지난해 '광주의 봄' 전시 후 기증했던 작품 '오월' 앞에서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전시에는 오월 광주의 희망을 표현한 '흥'과 '봄', 김남주 시인의 시 '학살'을 바탕으로 한 '오월' 등 30여점의 작품이 걸렸다. 작품 '오월'은 전시가 끝난 후 오월어머니집에 기증했다.김 작가는 "광주는 5·18의 상흔을 품은 비운의 도시이지만, 동시에 민주화를 꽃피운 희망의 도시라고 생각했다"며 "'아픔 속에서도 결국 빛은 있다'는 의미로 당시 전시에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많이 내걸었다"고 말했다.이런 경험들이 김 작가를 '소년이 온다, 광주를 만나다' 문학기행으로 이끌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1주년을 기념해 전국 문학인들과 함께 5·18 사적지를 돌아보는 이번 기행은지난 4~5일 이틀간 진행됐다.5·18의 역사 현장에서 그는 더 큰 울림을 받았다고 했다. 특히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아이들까지 희생된 것을 보니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올라왔다. 계엄군의 잔인함에 치가 떨렸다"며 "이유 없이 시민들이 희생됐는데, 가해자들은 끝내 사과 한마디 없었다. 그 부분은 한 국민으로서 용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김 작가는 광주가 5·18 정신과 지역 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해 외부 예술가 유입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다.서예가 장천(章川) 김성태 작가.김 작가는 "광주 지역 작가들의 전시는 지역 사람들이 주로 보지만, 외부 작가의 전시는 그 작가의 지인과 주변 사람들이 함께 광주를 찾는 매개체가 된다"며 "다만 외부 작가들이 광주에서 전시나 공연을 하면 수익이 안 나는 경우가 많아 선뜻 오기 어렵다. 광주가 기본적인 지원을 해주면 훨씬 많은 예술가가 광주를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정현종 시인의 시 '방문객'을 언급하며 "'사람이 온다는 건 그 사람의 과거·현재·미래가 함께 오는 것'이라 했듯, 작가도 한 명만 오는 것이 아니다. 그 주변의 모든 카테고리가 함께 들어온다"고 덧붙였다.KBS 아트비전 영상그래픽 팀장, 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협회 회장을 역임한 김 작가는 그동안 250여회 국내외 그룹전과 18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법정스님 원적 1주기 추모 기획초대전, 다산 정약용 탄신 250주년 기념전, 이해인 수녀 시문을 바탕으로 한 '아이가 희망이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 탄신 471주년 기념전 '아! 충무공' 등 명사 어록을 주제로 한 전시 시리즈가 대표적이다.올해 7월 서울 인사동 무우수갤러리에서는 훈민정음 해례본의 철학을 바탕으로 한글의 조형성과 서정성을 표현한 '나랏말글씨' 초대전을 개최했다.김 작가는 "좋은 말을 오래 쓰고 읽는 과정에서 마음에 도량이 서는 느낌이 든다"며 "광주에서의 일련의 경험은 제 삶과 작업 모두에 의미 있는 전환점이 될 것 같다. 광주 밖에서도 여러 장르의 다양한 예술가들이 5·18을 주제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저도 예술로써 오월정신이 우리 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 힘쓰겠다"고 말했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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