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희하 전남대 인문대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가 제579돌 한글날을 맞아 국어 연구와 교육, 봉사로 우리말과 한글의 가치를 드높인 공로로 전남대와 광주시교육청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손 교수는 평생을 국어문화 발전과 진흥에 헌신하며 우리말의 위상 제고와 한국 문화의 세계화에 크게 이바지해온 대표적 국어학자다.
손 명예교수는 학자로서 평생을 연구에 몰두했을 뿐 우리말 살리기를 위한 대내외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매진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국어심의회 어문규범위원장과 국립국어원 국어정책진흥본부장 겸 언어정책부장으로 재직하며 '세종학당'을 기획·추진해 한국어 세계화의 초석을 놓은 주역으로 꼽힌다. 또 한글날 국경일 제정 범국민추진위원회 지도위원으로 활동하며 한글의 공공적 위상을 높이는 데에도 앞장섰다. 또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자 국립공원인 무등산의 '무돌길' 노정을 기획하고 명명해 지역 문화유산 보존에도 기여했다.
국어문화학자로 한국지명학회장을 두 번이나 역임했고 국토교통부 역명심사위원장, 국가지명위원, 교육부 국정도서·교과용도서심의위원, 정보통신부 정보통신용어 표준화위원회 위원, 산업자원부 SC1용어정의·지리정보(TC211)·그래픽스(SC24) 분과 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는 등 우리말 확장과 바로세우기에 앞장섰다.
정년퇴임 후에도 손 교수는 공공언어의 올바른 사용 운동과 지역어 보존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문화유산 안내문 바로쓰기, 전래 지명과 방언 조사, 지역어 자부심 고취 등을 통해 일상의 언어 속에서 우리말의 뿌리를 지키고 있다.
손 교수는 2022년 정년퇴임 이후에도 '말의 자리', '말모이', '우리배 용어사전', '한국지명유래집: 전라·제주편', '천 개의 글자, 천년의 문화' 등 다수의 저서를 통해 방언, 지명, 고문헌 연구를 지속해오고 있다.
한편 손 교수는 세계적 인명사전 발행기관인 '마르퀴즈 후즈 후(Marquis Who's Who)'가 수여하는 알버트 넬슨 마르퀴즈 평생공로상(Albert Nelson Marquis Lifetime Achievement Award)을 여러 차례 수상하며, 학문적 업적과 사회적 공헌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손교수는 "한글날이 단순한 기념일을 넘어, 디지털 시대의 신조어와 누리소통망(소셜미디어) 언어에 소외된 취약계층의 언어 복지까지 포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며 "우리말의 생명은 책상 위 연구가 아니라, 사람들이 매일 쓰고 가꾸는 일상 속에서 비로소 살아 숨 쉰다"고 강조했다.
조덕진기자 mdeun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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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 받고 갑니다"···공지영 작가 만난 광주 시민들
11일 오후 광주 광산구청 1층 모두의쉼터에서 공지영 작가가 카페홀더 명예점장으로 분해 사인회를 진행하고 있다.
소설 '도가니'의 작가 공지영이 11일 광주 광산구청 1층 장애인 일자리지원 카페 '카페홀더'를 찾았다. 이곳은 인화학교 성폭력 피해자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설립된 사회적기업으로 청각·지체장애인이 바리스타로 일하는 일터다.공 작가는 이날 명예점장으로 시민들을 맞았고 하동 귀촌 이후 문화 활동을 함께 이어온 하동책방도 동행해 자리를 따뜻하게 채웠다. 장애인 고용 현장을 응원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사인회에서 준비된 신작 에세이 50권은 한 시간 만에 모두 소진되며 시민들의 큰 호응을 이끌었다.카페홀더 앞은 행사 시작 전부터 신간을 구매하려는 시민들로 붐볐다. 서가를 살피며 "작가를 직접 만나는 건 처음"이라며 설렘을 나누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였고, 공 작가가 앞치마와 명예점장 배지를 달고 등장하자 반가움을 담은 인사와 휴대전화 카메라 셔터 소리가 이어졌다.사인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공 작가를 만나려는 줄은 좀처럼 줄지 않았다. "작가님 글로 제 삶이 달라졌다", "광주에 와줘서 고맙다"는 말과 함께 작은 선물을 건네는 시민도 있었고, 서로 휴대전화를 맞바꿔 사진을 찍어주는 모습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11일 오후 광주 광산구청 1층 모두의쉼터에서 공지역 작가가 카페홀더 명예점장으로 나선 가운데 시민들이 공 작가의 신간을 구매했다.독일에서 생활하다 고향 나주를 찾았다는 김무진(77)씨는 "광주에서 사인회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왔다"며 "'도가니'를 읽고 사회문제가 더는 남의 일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약자 곁에 있으려는 작가를 꼭 한번 만나고 싶었다. 이 카페가 피해자 자립을 위해 시작된 공간이라고 들었다. 그런 곳에서 작가를 직접 만나는 일이 더 깊게 와 닿는다"고 했다.고등학생 시절 공 작가의 '의자놀이'를 읽고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서은아(30)씨는 "학창 시절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를 다룬 글을 읽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처음 생겼다"며 "카페홀더 설립에 작가가 기부했다는 이야기를 오늘 들었는데, 책 속 메시지가 공간으로 이어진 느낌이었다. 마지막 50번째 책을 구매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말했다.이날 행사장에는 장애인 시민들도 자연스럽게 자리했다. 조용히 줄을 서 있다 작가와 눈이 마주치자 환하게 웃는 등 서로 다른 배경의 시민들이 한 공간에서 어울리는 풍경이 자연스럽게 펼쳐졌다.11일 오후 광주 광산구청 1층 모두의쉼터에서 카페홀더 명예점장으로 나선 공지영 작가가 카페홀더 지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문경양 광주장애인미술협회장은 "여성폭력·가정폭력·장애인 인권 문제는 쉽게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주제인데, 공 작가가 오래 꾸준히 이야기해줘서 많은 장애여성들이 큰 용기를 얻었다"며 "협회 회원 150명이 미술로 자립을 꿈꾸고 있다. 카페홀더처럼 장애인이 능력으로 일할 수 있는 공간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이날 행사장 한쪽에서는 드립백·원두·머그컵·쿠키·'도가니' 음반CD 등을 판매하는 부스가 운영됐다. 시민들은 대기 시간을 활용해 기념품을 골랐고, "수익이 장애인 일자리를 유지하는 데 쓰인다"는 설명에 가방에 하나씩 더 담는 이들도 있었다. 제품을 고르는 손길마다 행사 의미를 함께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 배어 있었다.이날 행사에는 약 100여 명이 다녀갔고, 현장에서 책을 받지 못한 50여 명은 추가 주문을 신청했다. 추가분은 공 작가의 사인이 모두 완료된 뒤 개별 배송될 예정이다.11일 오후 광주 광산구청 1층 모두의쉼터에서 공지역 작가가 카페홀더 명예점장으로 나선 가운데 시민들이 공 작가의 신간을 구매했다.카페홀더의 역사는 이날 현장의 의미를 더했다. 2011년 도시철도공사 1층에 1호점이 문을 열며 인화학교 피해자들의 자립을 지원하기 시작했고, 2013년 광산구청점(2호점)이 뒤를 이었다. '홀로 삶을 세우되 더불어 산다'는 뜻을 담은 이름처럼 바리스타 교육·직무체험·작은 음악회 등 다양한 활동으로 장애인 고용 모델을 확장해 왔다.김용목 카페홀더 대표는 "작가님과는 20년을 이어온 인연이다"며 "광산구청점이 문을 열 때 작가님과 출판사 창비가 약 1억원씩 후원해준 덕에 지금처럼 안정적으로 운영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오늘처럼 시민들이 공간의 의미를 함께 느껴주는 자리가 직원들에게도 큰 힘이 된다"고 했다.공지영 작가는 "광주만 생각하면 마음이 울컥한다. '도가니'를 취재하러 왔던 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2년에 한 번씩은 꼭 광주를 찾고 있다. 광주는 언제 와도 따뜻하다. 필요하다면 언제든 다시 오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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