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년 올해는 중요한 한 해
총8장 2천500쪽 1만1천명 다뤄

"왜구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추적해 봐야겠다고 생각한 계기는 한일관계에서 '슬픈 날'을 맞을 때 였습니다. 예를 들어 나라를 빼앗긴 8월 29일 경술(庚戌)국치일, 1910년), 한일협정이 체결된 6월 22일(1965년), 안중근 의사가 처형된 3월 26일(1910년) 같은 날이면 정말 슬펐습니다."
최근 '한반도를 유린한 침략자들의 실명 기록'이라는 부제가 달린 '왜구 인명사전'(아논컴퍼니刊)을 펴낸 김강열(65) 전 광주환경공단 이사장은 책 출간 계기와 의미를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일본인들의 한반도 첫 침략 시점을 기원 전 50 년으로 잡고 있다. 김부식의 '삼국사기'에 "신라 박혁거세왕 때 침략이 있었다"는 기록이 근거다. 13~16세기 우리나라와 중국 연안을 무대로 약탈을 일삼던 일본 해적을 말하는 왜구와는 개념부터 사뭇 다르다. 그래서 김 작가는 올해를 왜구들의 첫 침략 2천75년, 을사늑약 120 년, 일제 해방 80 년, 한일협정 60 년 등이 점철되어 있는 한민족 근현대사의 가장 중요한 한 해로 본다.
우리를 침략했던 왜구들이 누구였는지, 어디서 살았던 자였는지, 어디에 소속된 자였는지, 그의 선조와 후손들은 누구였는지를 찾기 위해 시작한 것이 책 집필의 출발점이었다. 특히 통사로 정리하겠다고 결심하면서 실명(實名)을 찾기 시작했다. 점차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막막하기만 했던 희뿌연 시야가 좀 맑아지면서 형체가 하나씩 드러났다. 추적한 결과 삼국시대 왜구의 후손들이 100만 명 이상의 고려인을 학살한 왜구들이었다.

그 후손들이 임진왜란 당시 200만 명 이상의 조선인을 학살했으며, 그 후손들이 바로 조선을 강점한 왜구들이었다. 그는 또 "태평양전쟁을 일으켜 90만 명 이상의 조선인을 죽게 한 전범들과, 그 전범들이 돌아와 창당한 정당이 현재 일본의 집권 자민당으로 귀결됐다"고 말했다. '왜구 인명사전'에는 '왜구' 5천348명과 그 후손 및 친족 5천642명 등 총 1만 990명의 이름이 올랐다.
'왜구 인명사전'은 분량이 방대하다. 총 8장 2천500여 쪽에 이른다.
그는 지역 시민사회단체 인사들과 강독위원회를 구성, 초고와 교정, 축약본을 완성했다.
그가 선보인 책은 '축약본'이다. 제 1 장은 100만 명 이상의 고려인을 학살한 일본 태재부(太宰府) 시대의 왜구와 그 후손들, 제 2 장은 200 만 명 이상의 조선일을 학살한 임진왜란의 전범과 그 후손들이다.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데, 필자의 관심을 크게 끄는 부분은 전체 8 장 중 뒷 쪽 7 장이었다. 일본 내각의 총리들을 추적한 고발로 가득하다.
제 1대에서 지금의 103대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68) 총리까지 65명 중 무려 60 명이 한반도의 침략과 수탈, 가학적 폭력 등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거나 연관되어 있는 인물들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김 작가는 "이들 대부분이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들이었지만, 일본 정부의 로비와 일본에 주둔했던 연합군최고사령부(GHQ)의 나태로 기소되지 않았다"며 "우리나라의 반민특위와 비슷하게 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7 장에는 일본 전(前) 총리들의 조상이 임진왜란 때나 태평양전쟁 때 했던 역할이 드러나 있다.
18년간 매달리다 보니 이제 좀 지쳐있다는 그의 희망은 소박하다. 그는 "왜구에 대한 추적의 지평을 이만큼 열어놨으니 누군가가 맡아 좀 후속작업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왜구침략사를 향토사로 무시하지 말고 정사(正史)로 끌어올려 유네스코 등재사업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출판기념회는 오는 18일 오후 5시 광주 전일빌딩 8층 다목적강당에서 열린다.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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