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대교 추락 위기 여성 구조
무릎 부상에도 “생명 구해 다행”

"그 순간엔 살려야겠다는 생각 외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어요."
광주 북구 첨단대교 난간에 위태롭게 서 있던 20대 여성을 구조한 황대하(30) 소방교는 당시를 이렇게 떠올렸다. 지난 16일 오후 11시께 퇴근 후 모임을 마치고 부인과 만나기 위해 귀가하던 길, 광주 북구 오룡동 첨단대교를 지나던 그는 다리 위에 서 있던 남성을 발견했다. 처음엔 단순히 야경을 보는 줄 알았지만, "하지 마"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고는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직감했다. 난간 밖엔 어두운 옷차림의 여성이 뒤로 몸을 젖힌 채 서 있었다.
황 소방교는 "주저할 틈도 없이 손을 뻗어 끌어올렸다"며 "다리 폭이 좁아 까치발을 들고 무릎을 지지대 삼아 구조했는데, 그땐 아픈 줄도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을 다리 안쪽으로 끌어당긴 뒤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구조 대상자들은 술에 취한 상태였고, 위기 상황의 진위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다. 자칫 의도와 다르게 해석될 수도 있는 민감한 상황이었지만 그는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현장을 떠나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오른쪽 무릎에 극심한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고, 무릎 인대와 근육 파열로 전치 2주 진단을 받았다.
황 소방교는 "3일 정도 입원한 뒤 현재는 목발을 짚으며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며 "근무 중이었다면 로프 등 안전 장비를 갖춘 뒤 구조했겠지만, 당시엔 그런 여건이 아니었다. 그 탓에 부상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아내가 늘 '무리하지 말라'고 당부하지만, 막상 그런 상황이 닥치면 몸이 먼저 반응하게 된다"며 "그때 구조하지 않았다면 평생 후회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주 서부소방서 예방안전과에서 근무 중인 그는 올해로 소방 경력 6년 차다. 아내는 광산소방서 소속 구급대원이며, 아버지는 광주에서 소방관으로 정년퇴직한 '소방 가족'이다. 위험을 감수하고 현장에 뛰어든 배경엔 이 같은 환경도 작용했다.
황 소방교는 "중학교 시절 어머니를 따라 아버지 근무지를 찾았을 때, 직원 교육을 진행하던 모습을 본 적 있다"며 "그때 소방관이라는 직업의 전문성과 사명감을 처음 느꼈고, 자연스럽게 이 길을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예방안전과 안전조사팀에서 화재 안전시설 점검 업무를 맡고 있다. 황 소방교는 "불이 난 뒤 끄는 것도 중요하지만, 애초에 발생하지 않도록 막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며 "'소방의 꽃은 예방'이라는 말처럼, 그 역할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구조 활동의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북부경찰서에서 표창장을 받았다. 황 소방교는 "현장에서 생명을 구한 점을 높게 평가해 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황 소방교는 일반 시민이 유사한 상황을 마주할 경우, 무리하게 개입하기보다는 신속히 신고하고 주변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소방교는 "구조 실패 시 죄책감과 트라우마가 남을 수 있다"며 "무엇보다 자신의 안전이 우선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앞으로도 어떤 상황이든 시민의 생명을 최우선에 두고 행동하겠다"며 "조용히,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하는 소방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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