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함 같은 마을 이야기 귀 기울여보세요"

입력 2025.07.09. 16:46 최소원 기자
[인터뷰-이은미 마을해설사]
2017년부터 금호동서 활동
문화유산 발굴·소개해 알려
사당 '병천사' 관심 늘어야
"자연과 호흡하는 마을 되길"
이은미 마을해설사

"도시 생활을 하다 보면 우리가 '마을'에서 살아간다는 생각을 잊고 지낼 때가 많아요. 그런데 마을해설사로 활동하면서, 이 마을을 이해하고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꼭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2017년부터 광주 서구 금호동에서 마을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은미씨는 개인주의가 팽배한 현대사회에서 가장 절실한 공동체의 단위로 '마을'을 꼽는다.

그가 마을해설사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이었다. 학교에서 학부모들이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이 많아지던 중, 마을도서관 다락에서 해설사 양성과정을 모집한다는 안내문을 발견한 이 씨는 자연스럽게 문을 두드렸다.

이은미 마을해설사가 '마을 돌아보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마을해설사는 마을의 문화유산과 자원을 발굴하고 이를 아이들과 주민들에게 소개하는 역할을 맡는다.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역사와 흥미로운 이야기를 곁들여 남녀노소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눈높이의 해설을 지향한다. 이씨는 "설화와 관련된 그림을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이 그려주기도 했다"며 "학생이 그려줬던 그림을 해설 자료로 활용해 딱딱한 이야기가 아닌 동화 같은 이야기로 더 친근하게 다가가려 한다"고 말했다.

병천사, 운천사, 향림사 등 곳곳에 문화유산이 풍부한 금호동은 '보물창고'와도 같은 마을이다. 그는 "초등학교 교육과정에는 우리 마을을 알아보는 시간이 있다"며 "과거에는 선생님과 함께 교실에서만 수업을 했다면 지금은 마을을 함께 걸으며 직접 문화유산을 보고 이야기를 나눈다"고 설명했다.

그가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금호동의 문화유산은 '병천사'다. 고려 말 충신 정몽주를 비롯해 지용기·정충신·지계최·지여해 등을 모신 사당으로, 1979년 광주광역시 유형문화재 제11호로 지정됐다. 하지만 현재는 지씨 문중이 관리하고 있어 상시 개방이 어렵다.

이은미 마을해설사가 '마을 돌아보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은미씨는 "개인적인 인연으로 해설 프로그램이 있을 때만 개방해주시는데, 관리하시는 분들도 시간적 제약이 있다보니 어려움을 겪고 계신다"며 "존심당과 영정각 등의 건축물들은 고즈넉하고 목가적인 분위기가 어우러져 정말 아름답고 알려져야 될 가치가 있는 곳이다.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져 옛것이 '잊혀지는 존재'가 아니라 다시 '숨쉬는 공간'으로 거듭났으면 좋겠다"고 역설했다.

마을해설사 활동 중 맞닥뜨린 가장 큰 위기는 코로나19였다. 이씨는 "한창 마을해설사로 활동 영역을 넓혀가던 중 코로나 19가 시작돼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마을탐방 코스를 운영하려던 계획들이 전면 취소됐다"며 "참여자 수도 줄고, 전체적인 활동 동력이 떨어지면서 많이 안타까웠다"고 전했다.

이씨는 현재 광주환경운동연합에서도 강사로 활동하며 환경 운동도 병행하고 있다. 그는 "아이들이 숲에서 놀고, 자연과 가까이 호흡할 수 있는 마을이 됐으면 한다"며 "마을은 그저 거주지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다"고 강조했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 연관뉴스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