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끼 100만원, 그럼에도 온다" 유명 셰프가 풀어 놓는 '요리 비즈니스'

입력 2025.05.01. 15:32 이삼섭 기자
[무등CEO아카데미 제4강] 조은주 셰프
단순한 미식 넘어 '비즈니스 플랫폼' 역할
최상층일수록 시계·옷 아닌, 식사로 표현
男 중심 주방서 허드렛일 '성장 여정' 공개
"정성 담아 요리하면 고객 반드시 돌아와"
무등 CEO 아카데미가 30일 광주 서구 치평동 홀리데이인 광주호텔 컨벤션홀에서 열렸다. 조은주 셰프 (전 터치더스카이 총괄셰프)가 '흑백요리사 조은주 셰프가 들려주는 프랑스 음식 이야기' 주제강연을 펼치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한 끼에 100만원이나 되는데 왜 사람들은 이곳에서 식사할까요? 파인 다이닝(최고급 식당)을 통해 신뢰를 얻기 위해서죠."

지난달 30일 광주 서구 홀리데이인호텔 제14기 무등CEO아카데미 4강 강연자로 나선 조은주 셰프(전 터치더스카이 총괄셰프, 현 경남정보대학교 호텔외식조리학과 교수)는 '한 끼 100만원'이란 고가 식사에 숨겨진 비즈니스 전략을 풀어냈다. '경험의 공유', 나아가 상대방을 특별하게 해주는 비즈니스가 이뤄지는 자리로, 이곳에서 요리는 단순히 미식을 넘어선 역할을 한다.

조 셰프는 "파인 다이닝은 연출된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로 봐야 한다"면서 "목적에 맞게 경험을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실제 파인 다이닝에서는 손님의 식성과 알레르기 여부를 미리 파악해 맞춤형 코스 메뉴를 구성한다. 또 자리 안내와 인사말까지 세심히 연출한다.

"오늘 귀한 자리에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고객님을 위한 최고의 만찬이 되도록 준비했습니다." 이 한마디에 비즈니스의 분위기가 달라진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어 조 셰프는 "최상위층일수록 시계나 옷이 아니라 어디서 어떤 식사를 했는지를 이야기한다"며 "그 자체가 신뢰를 만드는 하나의 스타일이자 전략"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고객 중에는 중요한 사람을 위해 한 번쯤은 이런 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마음으로 찾는 이들이 많다"고도 덧붙였다. 그만큼 파인 다이닝은 단순한 외식 공간이 아니라, 관계 형성과 신뢰 확보를 위한 '비즈니스 플랫폼'이라는 것이다.

이날 강연에서는 조 셰프가 스타 셰프로 성장해 온 여정도 공개됐다. 남성 중심의 주방 구조 속에서 허드렛일부터 시작해 요리 실력과 리더십으로 20년에 걸쳐 수석 셰프 자리까지 오른 그의 이야기는 많은 청중들의 공감을 끌어냈다.

무등 CEO 아카데미가 30일 광주 서구 치평동 홀리데이인 광주호텔 컨벤션홀에서 열렸다. 조은주 셰프 (터치더스카이 총괄셰프)가 '흑백요리사 조은주 셰프가 들려주는 프랑스 음식 이야기' 주제강연을 펼치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대학교를 졸업하고 한화호텔앤리조트에 입사한 그는 요리 실력뿐 아니라 이론 공부와 대회 경험, 후학 양성까지 병행하며 내실을 다졌다. 특히 세계 3대 요리대회로 불리는 'FHA Culinary Challenge 2016'(싱가폴)에서 여성 최초로 연달아 금메달 2개를 따며 대중의 주목도 받았다. 한화그룹 대표로 성화봉송 주자로 나서기도 했고, 유명 TV프로그램 '흑백요리사'에 출연해 더욱 유명세를 얻었다.

그는 "셰프는 결국 유명해져야 한다. 그래야 후배들도 따르고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며 "요리는 실력도 중요하지만 진정성과 리더십이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는 한편 외식 트렌드 변화에 대해서도 조언이 이어졌다. 조 셰프는 "요즘은 외식을 자주 하기보다, 한 번 할 때 제대로 된 경험을 원하는 소비가 늘었다"며 "셰프도 단순히 요리만 하지 않고, 스토리와 연출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유행하는 팝업 식당, 식물성 고기나 친환경 단백질 같은 지속가능한 식재료 트렌드도 언급됐다.

그는 "대기업이 트렌드를 빨리 읽는 건 사실이지만 결국 소비자는 진정성을 알아본다"며 "정성을 담아 요리하면 고객은 반드시 돌아온다"고 강조했다.

강연 말미에 한 청중이 왜 셰프의 길을 선택했느냐고 묻자 조 셰프는 "어릴 적부터 요리를 좋아했고, TV에 나온 구본길 세프님을 보고 꿈을 키웠다"며 "선배 셰프들의 멋진 모습을 보며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달려왔다"고 답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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