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백업서 '호령존'의 주인까지···대기만성형 선수 KIA 김호령, 이제는 홈런도 '뻥뻥'

입력 2026.05.20. 16:37 차솔빈 기자
지난 19일 LG전서 한 경기 3홈런 진기록
43경기 7홈런…2026시즌 20-20 페이스
"경기 못 나가던 과거 생각하면 너무 행복"
지난 3월 31일 LG전서 김호령이 대기타석에서 투구 타이밍을 맞추고 있다. KIA구단 제공

“생애 처음 쳐 보는 거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분이 좋았습니다. 느낌이 좋았죠.”

직전 LG와의 주중 시리즈 첫 번째 경기에서 한 경기 3홈런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김호령의 소감이다. 이날 4회와 7회, 8회에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팀의 레전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한 경기 3홈런은 호랑이군단 역사상 7번째 기록이다. 김성한(1987년 6월 5일), 장채근(1988년 9월 4일), 이종범(1996년 9월 13일), 샌더스(1999년 5월 31일), 김상현(2009년 8월 8일), 이범호(2018년 8월 12일)에 이어 역사에 이름을 남긴 것이다.

연타석 홈런을 포함한 맹활약에 대해 김호령은 “첫 타석부터 행운의 안타가 나왔고, 두 번째 타석에서 홈런이 나오면서 감이 좋아진 느낌을 받았다. 세 번째, 네 번째 타석을 편하게 임할 수 있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3번째 홈런 상황을 두고 그는 “타석에서 느낌이 좋았다. 원볼 상황에서 직구를 노렸는데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홈런이 될 줄은 몰랐는데 넘어가서 좋았다”고 덧붙였다.

19일 LG전서 타격 중인 김호령. KIA구단 제공

김호령은 이번 시즌 타율 0.294 7홈런 24타점 OPS 0.851을 기록하며 커리어하이를 향해 질주 중이다. 지금까지 한 시즌 최다 홈런이 8개에 불과했던 선수가 이번 시즌 43경기만에 7홈런을 때려냈다.

WAR 역시 지난 2025년(3.13)에 이어 1.82까지 쌓아올리며 공수 양면에서 팀의 핵심 자원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이러한 반등의 비결로는 코치진과의 긴밀한 소통을 꼽았다.

그는 “타격감이 안 좋을 때 타격 코치님 두 분과 영상 분석을 하며 대화를 많이 나눴다. 타석에서 급한 마음을 갖던 점과 손이 빨리 나가는 문제점을 코치님들께서 정확히 짚어주신 덕분에 그 뒤로 계속 좋아지고 있다”며 “지난 주말 삼성과의 주말 3연전 당시 코치님들과 얘기한 느낌으로 시합에 임했는데, 그때부터 타이밍이 잡히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2015년 KIA유니폼을 입은 이후 줄곧 수비형 백업 선수로 머물렀던 김호령에게 지난 세월은 인내의 시간이었다. 2023년과 2024년 연속해서 1할 타율에 머무르며 ‘만년 백업’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지만, 그럼에도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지난 4월 10일 한화전서 수비 중인 김호령. KIA구단 제공

김호령은 최근 상승세의 원동력에 대해 “팀 후배인 박재현이 1번 타순에서 너무 잘해주고, 중요한 순간마다 해결해 주니 뒤에서 마음 편하게 칠 수 있었다”며 “특히 하위 타순으로 내려온 후 부담을 내려놓고 마음 편히 공격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팀 내 어린 선수들의 활약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박재현, 박상준 등 젊은 선수들이 기술도 좋고 정말 너무 열심히 한다. 훈련과 본인 연습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나까지 자극받아 같이 열심히 하게 된다”며 “특히 재현이는 성격도 활발해 팀의 활력소 역할도 하고, 본인이 맡고 있는 외야수 역할도 열심히 해 따로 수비 조언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의 매 경기를 빠지지 않고 선발로 출장하고 있다. 타격이 잠시 침체됐을 때에는 하루정도 휴식을 취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이범호 감독의 애착인형이자 믿을맨으로 항상 중견수에 자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예전에는 경기를 많이 못 나가던 시기가 있었다. 지금은 경기에 나가는 것 자체가 너무 좋다. 야구가 잘 되니 힘들지도 않다”며 “수 년간 뛰어 오면서 체력 하나는 자신 있다. 기록 세운 것을 계기로 스트레스도 다 떨쳐 내고, 잘 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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