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특별시 금고 선정 출발부터 ‘기울어진 운동장’ 우려

입력 2026.05.26. 18:47 강승희 기자
연말까지 한시 운영사 선정서 1금고 NH농협은행
별도 법인 '단위농협'실적 포함 논란…평가서 반영
변별력 큰 '편의성·기여도' 31점…사실상 당락 좌우
"단위농협 합산 관행 유지…공개 경쟁 무의미 우려"
광주시청과 전남도청 전경

전남광주통합특별시(약칭 광주특별시)의 첫 1금고를 NH농협은행이 맡게된 가운데 오는 ‘2027년 통합시 금고 운영사’ 선정을 앞두고 평가 기준의 형평성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농협은행과 별도 법인인 단위농협의 실적까지 합산해 평가하는 기존 평가 방식이 유지될 경우, 배점 비중이 큰 지역기여도 등에서 타 금융기관과 격차가 커져 금고 선정 경쟁이 사실상 특정 기관에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2일 광주시청에서 진행된 통합시 금고선정평가위원회에서 위원 표결을 거쳐 단위농협의 실적이 평가 항목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제1금고(일반회계)에 NH농협은행이, 제2금고 광주은행이 선정돼 각각 18조7천억원·2조1천억원 규모 예산을 관리하기로 했다. 계약기간은 통합시 출범일인 7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다.

향후 4년간 계약할 ‘2027년 통합시 금고 선정’ 공모는 일정상 9~10월께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두고 통합시 금고 지정 심사 기준에 ‘형평성’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 변별력이 큰 항목인 ‘주민이용 편의성’과 ‘지역사회 기여도’가 총 31점에 달하고 있어 ‘단위 농협 포함 여부’가 사실상 금고 선정 결과를 좌우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재 지방회계법과 행정안전부 예규에 따른 심사 항목은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와 재무구조의 안정성(27점) ▲주민이용 편의성(24점) ▲금고 업무관리 능력(22점) ▲광주·전남 대출 및 예금 금리(20점) ▲지역사회 기여 및 협력사업(7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시중은행이나 지역은행이 아무리 우수한 금리와 재무 안정성을 제시하더라도, 법적으로 별개 법인인 단위농협의 점포망과 지역사회 기여 실적까지 농협은행의 고유 실적으로 합산해 평가하는 현 구조에서는 사실상 다른 금융기관의 경쟁 참여 자체가 무의미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시금고 선정만 보더라도 농협이 단위농협을 포함할 경우 광주·전남 지역 점포 수는 671개로, 포함 전보다 86%가량 늘어난다. 광주은행의 지역 점포 수는 126개로, 농협은행 자체 점포(91개)보다 많음에도 불구하고 단위농협이 합산되는 순간 비교 자체가 무의미해지는 구조다. 지역사회 기여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에 광주은행 측은 형평성·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투명한 금고 지정 기준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광주은행은 “지역농협은 농협은행과 독립된 자산과 의사결정 구조를 가진 별도 법인”이라며 “지역농협의 점포망과 기여 실적을 농협은행의 고유 실적으로 합산해 평가하는 것은 법인격 독립 원칙과 부합하지 않고 금고 지정평가의 공정성·형평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NH농협은행 측은 금고 심사는 ‘지역 주민 편의성’을 고려했을 것이라며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금고선정평가위원회의 평가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지만,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넓은 지역 중 소외받는 곳이 없도록 심의위원들이 지역주민의 이용 편의성 등을 고려해 평가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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