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올라도 광주·전남 주유소 감소 여전···30곳 이상 폐업

입력 2026.01.18. 16:04 강승희 기자
2020년부터 4년간 각각 30곳·37곳 줄어
가격 경쟁 심화, 친환경차 증가 등 영향
도심 곳곳 휴업 주유소는 흉물 전락 문제
“토양 복구비 등 부담…‘잠재적 폐업’多”
지난 16일 광주 북구 신안동에 위치한 한 폐점 주유소 모습.

코로나19 이후 국제유가 상승세를 겪는 동안에도 광주·전남 지역 내 주유소 감소는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름값이 비싸질수록 주유소 경영이 나아질 것이라는 일반적 인식과 달리, 2020년부터 4년간 광주와 전남 지역에서는 각각 30곳, 37곳의 주유소가 문을 닫았다. 주유소 업계는 가격 경쟁 심화와 친환경차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5년간 광주·전남 주유소 현황

18일 행정안전부 공공데이터포털에 따르면 광주 지역 주유소 수는 2020년 268곳에서 2024년 238곳으로 30곳 감소했다. 연도별로는 2021년 261곳, 2022년 255곳, 2023년 243곳으로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다.

전남 지역도 같은 기간 2020년 871곳에서 2024년 834곳으로 37곳의 주유소가 폐업했다. 2021년 854곳, 2022년 852곳, 2023년 849곳으로 감소세가 이어졌다.

주유소 업계는 이 같은 감소세가 국제유가 변동 속 과열된 가격 경쟁,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확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국제유가 변동은 주유소 경영을 압박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정유사는 즉각 공급 가격을 올리지만, 주유소는 인근 주유소와의 가격 경쟁 때문에 소비자가에 이를 바로 반영하기 어렵다. 반대로 유가 하락기에도 이미 높은 가격에 사입한 재고를 소진해야 해 가격 인하가 지연된다는 것이다.

특히 자영 주유소는 이러한 가격 변동에 더욱 취약하다. 주유소는 개인이 운영하는 자영 주유소, 석유유통대리점이 운영하는 주유소, 정유사 직영 주유소 등으로 나뉜다. 자영 주유소의 경우 정유사로부터 사입을 해야 하는데, 판매량이 적을수록 사입 가격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지역에서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주유소 간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 손익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다"며 "이로 인해 폐업하거나 다른 업종으로 전환하는 곳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업계는 주유소 개업만큼 폐업 비용도 크기 때문에 폐업 신고를 하지 못한 '잠재적 폐업'도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유소 운영 과정에서 오염된 토양을 복원해야 지자체에 폐업 신고가 가능한데, 토양 복구 비용만 해도 300평 기준 평균 1억5천만원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16일 광주 북구 신안동에 위치한 한 폐점 주유소 주변에 쓰레기가 불법투기돼 있다.

이에 도심 곳곳 폐업 또는 휴업으로 방치된 주유소는 도시 미관을 해치고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관리 공백 속에 불법 투기된 쓰레기가 쌓이거나 무단 출입으로 인한 범죄 발생 우려가 나온다. 또 방치된 지하 저장탱크의 영향으로 토양·지하수 오염은 물론, 화재와 폭발 등 안전사고 문제도 뒤따른다.

김문기 한국주유소협동조합 회장은 "주유소는 장치산업 특성상 개업 비용뿐 아니라 폐업 비용도 크다. 운영이 어려워도 토지 복구비 등 부담으로 폐업 신고조차 못하는 곳들 있어, 폐업 신고를 하는 곳은 그나마 나은 상황"이라며 "전기차 등 대체 에너지를 사용하는 친환경차의 확산도 주유소 감소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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