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기업대출, 부동산 쏠림 심화···고성장산업 '자금 갈증'

입력 2025.10.15. 17:51 강승희 기자
부동산업, 2015~2023년 대출 증가액의 32% 로 큰 비중
정보통신업 등 지식서비스산업 대출은 담보 부족 미비
"장기적 성장 동력 약화 우려…정부, 기술보증 등 필요"
광주 지역 GRDP(지역 내 총생산) 및 기업대출 추이.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 제공

광주 기업대출 증가액이 부동산업에 집중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보통신업과 사업서비스업 등 고성장산업에 대한 자금 배분은 미흡한 실정이라 장기적으로 성장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전문가는 무형자산 비중이 높아 담보 여력이 부족한 정보통신업 등에 대한 대출을 확대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기술보증 등을 활용해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충현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 기획금융팀 차장이 15일 발표한 '광주지역 기업대출의 산업별 구성 현황 및 배분 효율성 분석'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3년까지 광주지역의 기업대출(예금은행 기준) 증가율은 68.2%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기간 광주 지역 내 총생산(GRDP)의 증가율(39.3%)을 상회한 수준이다.

해당 기간 시도별 GRDP 대비 기업대출 비율은 광주가 서울, 대구, 부산에 이어 4번째로 높았다. 전국적으로 대출 공급 늘었는데, 코로나19 시기 금융지원 조치 등이 2019년 말 이후 기업대출의 증가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전국적으로는 부동산업뿐만 아니라 정보통신업 등 지식서비스산업에 대한 대출 증가도 이어졌지만, 광주 지역은 지식서비스산업의 대출이 상대적으로 부진하고 부동산업 대출 증가가 두드러졌다.

광주 기업대출 비중 증가폭은 부동산업(+6.9%p)이 가장 컸으며, 전국 평균(+5.4%p)을 상회했다. 하지만 정보통신업의 경우 0.01%p 증가폭을 기록해 전국 평균(1.1%p)에 한참 못 미쳤다.

산업별 기업대출 증가 기여도를 살펴보면, 광주 기업대출 증가액의 32.9%는 부동산업(부동산업 임대업, 부동산 개발·공급업, 부동산 중개 등)에 배분돼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도매 및 소매업(12.5%), 기계 운송장비(5.6%), 숙박 및 음식점업(4.7%), 비금속광물 및 금속(4.6%) 등이 뒤를 이었다.

2023년 기준 광주 지역 산업별 대출집중도는 부동산업(2.65)과 도·소매업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정보통신업과 사업서비스업(0.28)은 전국 평균(각각 0.58, 0.40)과 비수도권 광역시 평균(각각 0.47, 0.37)을 하회했다.

대출집중도는 전체 기업대출 중 특정 산업에 공급된 대출 비중을 해당 산업의 부가가치가 전 산업 총부가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나눈 지표다. 대출 비중이 부가가치 비중보다 크다면 1보다 큰 값을 가지게 된다.

남충현 차장은 광주지역에서 기업대출은 기존의 노동생산성 수준이 더 높은 사업에 더 많이 배분됐지만, 노동생산성과 부가가치 측면에서 더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으로는 더 많이 배분되고 있지 못하다고 분석했다.

실제 2015년부터 2023년까지 광주 지역에서 노동생산성(1인당 부가가치) 수준이 가장 높은 산업은 부동산업이었으나, 산업의 연평균 노동생산성은 -2.0%로 매우 낮았다. 반면 전기·전자 및 정밀기기, 정보통신업 등은 노동생산성 수준(각각 전산업 평균의 283.8%, 177.6%)과 증가율(각각 연평균 7.1%, 4.4%) 모두 전산업 평균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전문가는 부동산 관련 기업으로의 대출 집중을 완화하고 성장성이 높은 기억으로 더 많은 대출이 제공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담보 위주 대출 관행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허와 상표권 등 기업의 무형자산에 대한 가치평가를 개선해 담보로 사용 ▲기업의 정보공개 확대·비정형데이터의 데이터베이스화 등을 통한 데이터 확충 등을 보완점으로 언급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금융기관에서 담보뿐만 아니라 기업의 업황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대출 심사과정에 고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무형자산 비중이 높아 담보 여력이 부족한 정보통신업 등 고성장산업에 대해 정부가 기술가치평가에 기반해 보증을 제공하는 등 정책적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 연관뉴스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