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아무도 쓴 적 없는 노사민정 대타협, 역사는 계속된다

입력 2025.10.09. 19:08 도철원 기자
'상생형 일자리 시즌2' 광주글로벌모터스
4년만에 누적 생산 20만대
2028년 35만대 달성 기대
정규직 사원 700여명 돌파
지역 출신 청년 90% 달해
거버넌스 노조 사회적 채임
미래 연간 20만대 생산 준비
굴지 자동차 전문기업 도약
지난해 10월 캐스퍼 일렉트릭 수출 기념식에서 강기정 광주시장과 윤몽현 GGM대표이사 등 관계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GGM 제공

'대한민국 제1호 상생형 일자리'㈜광주글로벌모터스(이하 GGM)가 캐스퍼 일렉트릭의 질주 속에 누적 생산 20만대를 돌파하며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21년 9월 15일 첫 생산을 시작한 GGM은 회사설립 6년차이자 본격 생산 4년차를 맞는 동안 국내외 각종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고 안정적인 기반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오는 2028년 상반기에 현대차와의 계약 물량인 누적 생산 35만대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35만대'이후에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할 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상생형 일자리 '시즌2'를 향한 GGM의 고민은 이미 현재 진행형이다.

◆미래 지향 선진적 노사 상생 모델이 만든 기적

협력적 노사관계를 근간으로 하는'사회 공헌'성격의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GGM은 아주 힘겨운 과정을 거치며 탄생했다.정부까지 나서 누적 생산 35만 대까지는 대안 노조 성격인 노사상생협의회를 통해 적정 임금과 근로조건 등을 논의한다는 노사민정의 사회적 대타협을 극적으로 이뤄내 설립됐다.

그동안 국내에 없던 새로운 사회통합형 노사상생모델이자 무려 23년만에 국내에 건설된 완성차 공장의 등장에 이목이 집중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유례를 찾기 힘든 실험적 모델이었기에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GGM은 우려가 마치 기우에 불과했다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최근 노사상생발전협정서 위반 우려를 극복하고 안정적인 궤도에 진입, 지역 청년들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GGM은 2021년 9월 1호차 생산을 시작으로 캐스퍼 양산에 돌입, 2024년 6월까지는 가솔린차만 만들었지만 7월부터 세계적 전동화 추세에 맞춰 전기차(캐스퍼 일렉트릭)생산에 이어 10월부터 전기차 수출차(인스터)를 생산하고 있다.

인스터는 최고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 경쟁력은 물론 실용적인 디자인과 우수한 성능, 환경규제에 부합하는 친환경 차량 등의 요소로'자동차 강국'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또'수입차의 무덤'이라는 일본에서도 자리를 잡아가는 등 세계 66개 나라에 수출되고 있다.

GGM은 이같은 해외 수출수출 시장의 확보로 한단계 더 도약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자동차 생산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3월 일본으로 첫 수출되는 캐스퍼EV의 선적기념식에서 GGM임직원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GGM 제공

◆사회적 협약 통한 고객사 신뢰 유지 '필수'

GGM은 현재 정규직 사원 700여 명의 고용은 물론 지역 기업과의 동반 성장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채용 인원 중 광주·전남 출신이 무려 90%를 차지하고 있다. 20∼30대 젊은이도 85%에 달한다.

현재 주간에만 일하는 근로 형태에서 야간에도 근무하는 2교대 체제로 나아가려는 GGM의 노력이 현실화되면 최소 300여명의 추가 인력채용이 필요하다. 취업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청년들이 일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그만큼 늘어난다는 의미다.

GGM은 궁극적으로 연간 20만대 생산을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 연 10만대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GGM은 중장기적으로 총면적 60만4천㎡규모의 회사 부지에 공장을 증설해 규모의 경제인 20만대 생산체계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4년동안 생산한 물량을 한해에 생산하는 체계까지 달성한다면 직접 고용인력이 2천여명으로 늘어나게 돼 지역의 젊은 청년들이 일할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확대될 수 있다.

하지만 연간 20만대 생산을 하려면 한 차종만으로는 어렵다.고객사로부터 최대 물량과 함께 추가 차종을 위탁받아야 한다.

누적 생산 35만 대까지는 대립적인 노사관계를 탈피하고 노사상생발전협정서를 반드시 준수해 고객사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김일태 전남대 석좌교수는 "신뢰를 바탕으로 추가 물량과 신차를 확보하고 지속적으로 신규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GGM의 의무이자 성장의 동력"이라며 "이제는 노사가 함께 초심으로 돌아가 제2의 창업 정신으로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성진 광주미래차모빌리티진흥원장도 "GGM은 '어떤 기업이 와도 광주에서는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준 최고의 투자 유치 사례"라며 "GGM설립의 근간이 된 노사상생발전협정서을 모든 구성원이 지켜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상생과 협력이라는 사회적 약속으로 이루어낸 소중한 성과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기차 생산 D-100일 행사를 맞아 광주글로벌모터스 전 임직원이 '상생의 일터' 조형물 앞에서 상생 결의를 다지는 모습. GGM 제공

◆지역경제 살릴 '희망의 불씨'시민들과 함께 만들어내야

최근 광주 지역 주요 기업이 부도가 나고,화재가 발생하면서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되는 등 암울한 상황 속에서 GGM은 지역경제를 살릴'희망의 불씨'로 떠오르고 있다.

'희망의 불씨'를 잘 이어나가려면 2년 뒤 누적 35만대 달성 이후 상생형 일자리를 지금부터 잘 준비해 나가야 한다. 바로 GGM 시즌2의 설계이다.

시즌2의 새로운 노사상생발전협정서에는 적정 임금의 현실화,실질적 사회적 임금 및 복지 지원 등 시즌1의 미흡했던 부분과 사회적 합의를 제도적으로 관리 할 수 있는 방안 등'지속 가능한 상생형 일자리 기업GGM'의 운영 방안이 담겨야 한다.이를 위해 GGM은 광주시,노사민정협의회와 논의를 할 계획이다.

특히 지속 가능한 상생형 일자리 기업의 운영을 위해서는 제2의 사회적 합의가 이행되기 위한 환경과 인식의 전환도 필요하다. 광주가'민주화의 성지'와 더불어 산업평화를 선도하는'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발전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크기 때문이다.

산업평화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기업 친화적 환경 조성,사회적 협약을 위한 거버넌스,노조의 사회적 책임 강화,그리고 무엇보다 시민들의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

GGM 측은 지난달 독일의 현대차 유럽법인(HEM)과딜러점들을 찾아 올해 인스터 유럽 시장 판매 동향과 2026년 판매 전망을 점검했으며 현대차 튀르키예공장을 방문, 3개 차종에 연간20만 대를 생산하는 시설을 둘러보고 GGM의 미래 연간 20만 대 생산 계획을 구상하는 등 미래를 향한 준비에 나섰다.

윤몽현 GGM대표는"광주시민들이 GGM을 만들어주신 것은 700명의 일자리 창출로 만족하라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앞으로1천 명,장기적으로 2천 명에 달하는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 앞장서는 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표는 "앞으로 우리 GGM은 사회적 협약으로서 회사 존립의 근간인 노사상생발전협정서를 준수하며 4년이 아닌 한 해에 20만 대를 만들 수 있는 글로벌 자동차 생산 전문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전 임직원과 공유하고 더욱 더 이를 실현하는데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도철원기자 repo33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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