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석화산업 숨통 트일까···정부, 구조개편안 발표

입력 2025.08.20. 18:27 이정민 기자
‘자구노력이 먼저, 정부지원 다음’…당근과 채찍 함께
구윤철 “석화기업 10개사 구조조정 NCC 370만t 감축”
여수 석화산업계 “만족하긴 어려워…대응 방안 모색”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한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들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석유화학산업의 위기극복과 재도약을 위한 석유화학업계 사업재편 자율협약식에서 협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내 석유화학산업이 글로벌 경기침체와 중국발 공급 과잉 등으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석유화학 구조개편 방안'을 내놓았다.

핵심은 기업들의 자구노력을 전제로 한 감축과 재편, 이후 단계적 정부 지원이다. 이번 대책이 여수 국가산단을 중심으로 한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 회복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특히 기업에 요구하는 생산량 감축에 따라 물류 등의 업종에 피해가 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20일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석유화학 구조개편 방안'을 논의해 발표했다.

석유화학 구조개편 방안은 ▲과잉 설비 감축 및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으로의 전환 ▲재무 건전성 확보 ▲지역경제·고용 영향 최소화 등 구조개편 3대 방향을 중심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정부는 ▲3개 석유화학 산업단지를 대상으로 한 구조개편 동시 추진 ▲자구노력 및 타당성 있는 사업재편 계획 마련 ▲종합지원 패키지 마련 등 3대 원칙에 따라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석유화학산업 재도약을 위한 산업계 사업재편 자율 협약식'에 참석해 업계의 사업 재편 의지를 확인하고 정부의 산업 구조개편 방향을 전했다.

협약식은 정부의 입장 발표에 맞춰 석화업계 스스로 구조적인 불황을 극복하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구조개편 방향을 이행하기 위해 마련됐다.

석화업계는 산업계 자율컨설팅 결과를 반영해 ▲270~370만t 규모 나프타분해시설(NCC) 감축 ▲고부가·친환경 제품으로의 전환 ▲지역경제 및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 최소화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번 자율협약을 토대로 석화기업들은 설비 감축과 고부가 전환을 통한 경쟁력 강화, 재무구조 개선 등을 포함하는 사업재편 계획을 연말까지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는 향후 업계에서 제출하는 사업재편계획에 대한 타당성 및 기업들의 자구노력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이에 필요한 금융, 세제, 연구개발(R&D), 규제완화 등 지원패키지를 마련해 뒷받침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정부의 석유화학 산업 개편안은 '선(先) 자구노력, 후(後) 정부 지원' 기조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당근과 채찍이 함께 주어졌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업계는 만족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또 생산량 감축이 근로자 감축으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생산업체 외에 유지보수나 물류 등 비핵심 업종의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여수 석유화학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에서 당근과 채찍이라는 수를 둬 온전히 만족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며 "정부 등에서 제시한 구조개혁 조건 중에서도 올해 말까지 최대 370만톤 규모의 설비를 줄이라는 등 사항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내부 논의를 거쳐 향후 대응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걱정했다.

전남도는 정부의 이런 개편안은 기업들과 어느정도 협의에 따라 이뤄져 앞으로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이계명 전남도 석유화학산업위기대응추진단장은 "이번 정부의 '석유화학 산업 구조조정 방안'은 기업들과 어느 정도 협의를 거쳐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조치는 여수 산단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국 3개 석유화학 산단을 아우르는 사안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생산량 감축은 공급 과잉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다. 정부의 방안은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하면, 그에 맞춰 지원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며 "이번 구조조정의 여파가 고용 시장에 미칠 영향은 아직 미지수다. "정부가 12월 말까지 구조조정 계획서를 제출하라고 한 만큼, 조만간 해당 기업들과 만나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해 볼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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