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바에서 이머시브 다이닝까지 변화 지속
지역 농수축산물 이용 메뉴부터 행사까지 다채
지자체, 미디어아트, 지역DJ팀 등 함께 기획 '눈길'

"변화는 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개인의 노력은 물론, 지역 농가 혹은 다양한 분야의 재능인들과 협업하며 함께 성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광주 동구 동명동에서 퓨전음식점 '아우르'를 운영 중인 김이린 대표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외식 트렌드 속에서 '협업'을 성장의 전략으로 삼고 있다. 지역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 개발부터 미디어아트, DJ, 영상작업자 등 다양한 로컬 전문가들과 협업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를 보여주며 '지역성과 혁신성'을 바탕으로 성장 중이다.
부산 출신인 김 대표는 지난 2023년 5월 '아우르'를 열었다. 경북 문경에서 지역 특산물인 '오미자'를 활용한 카페, 공간대여, 셰어하우스 등을 운영하며 로컬 콘텐츠 기반의 사업 모델을 실험해왔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한 '2022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우수사업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장관상을 수상한 후 지역에 ㈜광지주를 설립했다. 수상 아이디어를 실현한 첫 프로젝트가 바로 '아우르'다.

김 대표는 "인구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지역 소멸 문제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역 소멸과 기억이 사라지는 것은 다르다"며 "예향, 무등산, 수박, 5·18 같은 문화와 역사까지 모두 포함돼 광주가 되듯, 각 지역이 가진 고유한 정체성을 오래 기억하게 하는 것을 사업 목표로 삼고 있다. 카테고리마다 전문가들이 지역에 계시기 때문에 이분들과 함께 하나씩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우르'에서는 ▲나주 뿌리파 가니쉬를 곁들인 '살치살스테이크' ▲영암 한우 육회 '육회 타르타르' ▲완도산 감태 '감태 홍게 파스타' 등 지역 농수축산물을 활용한 메뉴를 맛볼 수 있어 지역민은 물론 외지인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음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팝업과 행사가 펼쳐진다는 점도 아우르의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김 대표는 다양한 변화와 시도를 거친 끝에 현재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아우르의 초기 모습은 바(bar) 형태에 가까웠다. 전통주를 중심으로 알리고 싶기도 했고, 요리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점도 작용했었다"며 "하지만 주방 매니저들을 채용한 후 회의를 하면서 음식의 중요성을 느끼고 함께 메뉴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게 운영이 쉽지만은 않았다. 혼자서도 즐기기 좋은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취지에서 출발했지만, 여럿이 오거나 단체 문의가 오히려 많아 초기엔 운영 방향을 두고 혼선을 겪기도 했다.

김 대표는 "공간에 비해서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적다보니 공간이 너무 아깝고 '이 상권의 문화는 다르구나, 내 욕심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과감히 철거 후 리모델링해 공간을 개선하면서 미디어아트를 활용한 다이닝을 기획하고 전시 공간도 마련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단순히 정해진 메뉴만 선보이는 음식점이 아닌 다양한 행사와 이미지 등을 통해 지역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만드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후 곡성군과 함께 '토란스포머', 보해양조와 '보해소주 스몰액션 스토어' 등 팝업을 선보였다.
또한 아우르에서 즐길 수 있는 코스요리 '이머시브 다이닝'에서는 지역을 담은 미디어아트 영상과 메뉴, 공연 등을 만나볼 수 있도록 했다. 매달 지역과 메뉴를 비롯한 콘셉트를 변경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면서 고객들을 유입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DJ팀과 협업해 디제잉 공연이 어우러진 이머시브 다이닝을 운영했다.
김 대표는 "매장 운영 시스템 구축 등을 전문적으로 배우는 조선이공대 프랜차이즈 경영자 과정을 수강하고, 트렌드를 읽기 위해서 다양한 인기 매장을 직접 둘러보며 분석하고 있다"면서 "배움을 멈추지 않는 동시에 각 분야의 재능 있는 사람들과 협업해 지역의 이야기를 기억에 남기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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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플랫폼 확대에 자영업 격차↑···AI 활용 '지역 특화' 숙제" 한국은행은 17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경제구조 변화와 지역경제의 대응'을 주제로 지역경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김기훈 고려대학교 교수가 'AI시대의 온라인 플랫폼 동향과 전망'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이 확산되면서 자영업 비중이 높은 소매업과 음식점업을 중심으로 양극화가 심화된 가운데, AI 기반 개인화 서비스의 고도화로 지역특화·소형 플랫폼의 성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전문가들은 2천만원 미만의 소액을 폭넓게 지원하기 보다 창업 초기, 청년층, 소규모 업체를 중심으로 충분한 규모의 성장 중심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한국은행은 17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경제구조 변화와 지역경제의 대응'을 주제로 지역경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이번 심포지엄은 ▲1부 플랫폼 경제의 확산과 지역경제의 도전·대응 ▲2부 지역경제 발전방안으로 진행됐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강기정 광주시장, 서성민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차성현 전남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오병기 전남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장 등이 참석했다.1부에서 'AI시대의 온라인 플랫폼 동향과 전망'을 주제로 발표한 김기훈 고려대학교 교수는 "국내 온라인 소매는 편리성,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오프라인 소매를 대체하며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김 교수는 온라인이 오프라인의 강점을 대체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2000년대 초 인터넷에서 커머스가 처음 생겼을 때 옷이나 신발, 식료품의 경우 직접보고 오프라인을 통해서 구매하는 게 낫지 않나했다"며 "하지만 배송 시간이 굉장히 짧아졌고, 리뷰와 AI 매칭을 통해 충분히 정보를 받고 있기 때문에 그럼에서 오프라인의 강점을 온라인이 대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지역 특화 플랫폼이 생겨날 수 있고, 더 잘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김 교수는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대형플랫폼 시장의 영향력이 예전보다는 약화될 수 있다. 지역 특화 온라인몰 등이 좋은 성과를 낸 경우가 있는데, AI에이전트 입장에서 지역 특화된 플랫폼이 있다면 공신력 있고 괜찮은 서비스를 제공해줄 수 있다면 선택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한국은행은 17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경제구조 변화와 지역경제의 대응'을 주제로 지역경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정희완 한국은행 조사국 지역경제조사팀 과장이 '온라인플랫폼 성장이 지역 자영업에 미치는 영향 및 대응방향'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이어서 '온라인플랫폼 성장이 지역 자영업에 미치는 영향 및 대응방향'을 발제한 정희완 한국은행 조사국 지역경제조사팀 과장은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소매업과 음식점업을 중심으로 온라인 플랫폼 확대 영향을 분석한 결과, 지역과 점포형태, 규모 등에 따라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소매업의 경우 비수도권의 전통적 점포소매의 쇠퇴로 지역간 격차가 확대됐다. 점포소매업 내에서는 규모가 크거나 온라인판매 도입, 상품구성의 다양성 여부에서 경영성과에 양극화가 드러났다.음식점업은 업체 규모와 업력, 배달 비중이 증가할 수록 높을 성과를 나타냈으며, 규모에 따른 격차는 비수도권에서 두드러졌다.정 과장은 "자영업 양극화는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주요 지원수단인 금융지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에 정책대응 방향으로 ▲선별된 업체에 단계적으로 충분한 규모 지원 ▲사업이 아닌 사람을 보호하는 자영업 안전망 ▲지역 자영업자를 고려한 지역 기반 정책 ▲온라인플랫폼 공정 생태계 조성 ▲과잉공급 완화 위한 자영업 진출입 구조 개선 등을 제시했다.정 과장은 "2천만원 미만의 소액지원, 동일업체 장기지원의 효과는 거의 없었다"며 "경쟁력을 상실한 업체의 '사업'을 보호하면 시장의 조정기능을 통한 경제 전체 생산성 제고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피력했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역시 플랫폼 경제의 영향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선별한 자영업자에 대한 충분한 지원을 역설했다.이 총재는 "요즘 자영업 하는 분들이 겪는 어려움은 사실 잘되는 곳만 잘되는 쏠림현상이 심해졌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며 "앞으로도 플랫폼 경제의 영향력이 향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자영업자에 대한 정책도 성장 잠재력이 큰 자영업자를 신중하게 선별해 충분하게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겠다"고 말했다.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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