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포비아에 예약 취소 빗발···여행업 줄도산 우려

입력 2025.01.05. 17:22 강승희 기자
지역 여행사, 거리 편리성 등 무안공항 상품 판매 주력
7일까지 폐쇄 97편 결항…계약 취소로 인건비 등 손해
‘부모님 동반 걱정’, ‘아이와 비행기 못타’ 등 고객 반응
제주항공 외 항공편들, 취소 시 수수료 내야 해 업무 가중
무안공항. 무등일보DB

# 31년째 여행사를 운영해온 B씨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여파로 기존 계약 파기는 물론이고, 자체 기획한 여행상품들에 대해 개시도 하지 못하게 됐다고 울상을 지었다. 기존 고객 220명가량이 여행을 취소했으며, 이중 95%는 무안공항 상품 이용자에 해당한다. B씨는 "코로나로 쉬었던 기간을 만회하기 위해 밤낮없이 상품을 기획하고 영업을 뛰었다"면서 "당장 무안공항발 여행상품 취소만 문제가 아니다. 이후 여행 문의까지 전무해 또 다시 암흑기에 접어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여파로 저가항공사와 무안공항 이용에 대한 포비아(phobia·공포)가 확산됨에 따라 고객들의 예약 취소가 빗발치고 여행 문의가 뚝 끊기는 등 지역 여행사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역 여행사 대부분이 거리적 편리성 등으로 지역민의 선호도가 높았던 무안공항발 여행 상품을 주력 판매해 온 터라, 계약 인센티브는 물론이고 인건비조차 회수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에 놓이면서다.

더욱이 여객기 참사 원인 규명이 이뤄지기 전까지 무안공항 이용객들의 불안감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라 관광산업 유지·활성화를 위한 지자체 차원의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5일 광주지역 여행업계와 무한공항 등에 따르면 무안공항은 무안↔제주, 무안↔코타키나발루, 무안↔타이페이 타오위안 등의 국내외 노선을 운행 중이다. 지난 29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폐쇄가 결정된 7일 오전 5시까지 결항된 노선은 97편에 달한다.

이에 여행사들은 결항 노선이 포함된 여행상품 계약 취소로 인해 상품 판매까지 들인 인건비 회수조차 하지 못한 채 인센티브를 포기하게 됐다. 지역 여행사의 경우 랜드사(land operator,여행상품 기획·제공하는 회사)로부터 여행상품을 제공받아 판매 후 인센티브를 받는 수익구조를 갖고 있어 서다.

무안에서 인천, 김포 등으로 항공권 일정을 변경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모든 계약이 수포로 돌아간 상황에서 고객들의 여행 취소 수수료를 받아 정산하는데 인력이 추가로 들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항공 측은 3월29일 이전 출발 항공권에 대해 전부 취소 수수료를 면제해주겠다고 밝혔지만, 이외 항공사의 경우 무안공항 폐쇄가 끝나고 정상 운영 시 취소 수수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 온라인에서는 '3월 항공권을 예매해뒀는데, 불안한 마음에 취소했다', '아이 둘 데리고 비행기 타려다 무서워 취소', '효도 여행 계획했다가 못하게 됐다' 등 불안감에 여행을 취소한다는 사례들이 올라오고 있었으며, 타지역 공항으로 여행 일정을 변경하는 사례들도 종종 보였다.

더욱이 여행 관련 문의가 전무한 것도 큰 문제라고 지역 여행업계는 토로했다.

한국관광연구학회장인 박창규 전남도립대 교수는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 여객기 참사까지 일어나 여행사들은 코로나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것"이라며 "정치 불안성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만큼 여행업계의 회복이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경남 등 타지자체에선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여파로 인한 예약 취소 등 피해 여행사에 대해 선제적 지원에 나선다고 한다"며 "전남도에서도 지역 여행업계 유지·활성화를 위해 피해 정도를 신속히 파악하고, 기존 외국인 단체 관광객 유치에 한정해 지원하던 인센티브를 국내 단체관광객 유치 여행사에도 확대하는 방안을 관광협회 등 관련 기관과 소통을 통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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