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나의 삶과 기본권 유지에 부합하는 선거해야

@박주현 전남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 입력 2023.12.21. 16:04

이번 주에 국회의원 후보자 여론조사 전화를 받았다. 어떤 후보자가 지역 국회의원에 적합할 것이며 특정 정당의 지역 국회의원 후보자로 적합할 것인지를 묻는 조사였다. 평소에는 의정활동에 대한 만족도 조사도 하지 않았으면서 이제 곧 선거일이 다가오나보다 싶었다.

선거운동기간이 되면 다양한 갈라치기를 하는 정치인이 등장한다. 대표적인 것이 다른 지역민을 비하하거나 공격하여 유권자의 지지를 얻는 지역 갈라치기이다. 이는 인종차별, 학벌 차별, 성차별과 같은 혐오 표현이며 혐오 정치이다. 우리는 내 지역만의 국회의원이 아닌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임을 알고 지역 갈라치기와 같은 혐오 표현을 하는 정치인을 조심해야 한다.

감정에 호소하는 정치 광고도 경계해야 한다. 정치 광고는 정당 후보나 선거 결과에 관심 있는 기관이나 개인이 제작한 공개된 광고이다. 이 광고는 대부분 비판적 사고 능력보다는 유권자의 감정에 호소하는 기법을 주로 사용한다. 또한, 특정 후보를 지지하도록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상대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선거에 참여하지 않도록 투표 억제(voter suppression) 현상을 이끌려는 목적도 있다. 예를 들어, 후보자 가족의 화목한 삶을 감정적으로 부각하는 광고, 유명한 인플루언서와의 친분을 과시하는 광고 등은 비판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특히 정치 광고가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다양한 대상에게 맞춤형 광고로 제작될 수 있으며 알고리즘을 통해 나의 정보(콘텐츠) 선택 여부와 상관없이 그러한 정치 광고가 나에게 보여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러한 홍보물을 비판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언론사에서 제공하는 여론조사 결과나 특정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인 논조에 대해서도 비판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특정 지역에 출마한 두 후보자의 여론조사 결과 두 후보자의 지지율 차이는 0.7%에 불과했지만, 어느 신문사에서는 두 후보자 간 지지율의 차이가 3배나 나는 것처럼 이미지를 조작하기도 했다. 이는 언론사에서 제공하는 글뿐만 아니라 그림을 포함한 인포그래픽 및 동영상도 비판적으로 평가해야 함을 의미한다.

UNESCO는 정치인 등이 제공하는 정보(콘텐츠)를 비판적인 사고로 평가해야 함을 강조하면서 21세기를 살아가는 시민들이 갖추어야 할 핵심역량으로 '미디어 정보 리터러시'(Media and Information Literacy)를 제시하였다. 우리는 미디어 정보 리터러시를 갖추고 다가오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갈라치기 선전, 정치 광고, 조작 정보를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이처럼 선거를 포함한 시민의 사회 참여 및 평가 역량이 강조되면서 2023년에 어떤 교육청은 '미디어 정보 리터러시'를 한국 최초로 교육감 승인 신설 교과목으로 승인했다. 내년부터 몇몇 고등학교에서는 비판적으로 선거에 참여하고 평가하는 역량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고등학교나 대학교를 졸업한 성인은 어디에서 이러한 역량 교육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도 생겼다. 미국과 같이 공공도서관 등의 기관에서 성인을 대상으로 이러한 역량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필요가 있겠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일정표를 보니 제22대 국회의원 예비후보자등록 신청일은 2023년 12월 12일부터였고 선거일은 2024년 4월 10일이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우리 스스로 미디어 정보 리터러시 역량을 높여 지역, 학교 등의 갈라치기나 정치 광고, 조작 정보를 비판적으로 평가하며 나의 표현의 자유와 정보 접근의 자유라는 삶과 기본권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사람에게 투표하자.?박주현 전남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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