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유지 기능’ 어디로···불 붙은 전남광주 공직사회

입력 2026.07.24. 16:55 이정민 기자
광주청사 “3개 권역 기계적으로 나누는 것 안돼”
전남청사 “간담회 내용 확정 아닌 데 갈등 조장”
수사의뢰 검토까지…이달 말께 조직개편안 확정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주청사.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첫 조직개편을 둘러싸고 광주청사와 전남청사 공직사회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핵심 쟁점인 기획·예산·인사·감사 등 이른바 ‘기관 유지 기능’의 청사별 배치를 놓고 광주청사 공무원들은 “광주 행정 기능을 약화시키는 졸속 개편”이라며 반발하는 반면, 전남청사 공무원들은 “아직 확정되지도 않은 내용을 왜곡해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24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광주청사와 무안청사에서는 각각 광주와 전남 공무원노조가 기자회견과 결의대회를 열고 상반된 입장을 내놓으며 조직개편 논란이 한층 격화됐다.

이번 갈등은 특별시가 추진 중인 기관 유지 기능 재배치를 둘러싸고 불거졌다.

앞서 민형배 시장은 인수위원회 단계에서 광주청사에는 정무·기관 유지 기능을, 무안청사에는 시민주권·안전·생활행정과 농수산 기능을, 동부청사에는 산업·경제 기능을 배치하는 구상을 제시했다.

이후 특별시는 ‘청사 간 균형 배치’ 원칙에 따라 조직개편안을 재검토했고, 승진 유인이 크거나 권한이 큰 일부 기관 유지 기능을 광주·무안·동부청사로 나누는 수정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특별시 집행부와 전남도청공무원노동조합, 전남도청 열린공무원노동조합,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광주시지부 등 3개 노조는 지금까지 황기연 행정부시장과 두 차례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첫 번째 간담회에서는 각 노조의 기본 입장을 확인하는 수준에 그쳤지만, 지난 22일 열린 두 번째 간담회에서는 기관 유지 기능을 어떤 기준으로 청사별 배분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협의 내용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양측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광주공무원노조는 이날 광주청사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직개편을 둘러싼 혼란과 불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인구와 행정 수요, 산업 규모가 다른데도 3개 권역으로 기계적으로 부서를 나누겠다는 발상은 비정상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행정 수요와 무관하게 사실상 무안 중심으로 조직개편이 추진되고 있다”며 “핵심 조직을 무안으로 가져가고 광주 결원 자리에 전남 승진 대상자를 배치해 인사 적체를 해소하려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민형배 시장은 조직개편 논의 과정과 회의를 모두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장이 직접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며 조직개편안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광주청사 앞에는 ‘광주광역시 축 사망’, ‘광주청사 죽이기 중단’, ‘140만 광주시민 무시’, ‘깜깜이 조직개편’ 등의 문구가 적힌 근조화환도 설치됐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무안청사.

반면 전남도청공무원노조와 열린공무원노동조합은 무안청사에서 3차 결의대회를 열고 광주 측의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다.

전남 노조는 “기관 유지 기능을 광주와 전남에 균형 있게 배치하자는 것은 통합특별시 성공을 위한 최소한의 원칙”이라며 “비공개 간담회 내용을 사실인 것처럼 왜곡해 지역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비공개를 전제로 진행된 간담회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고 이를 사실처럼 유포한 것은 상호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라며 허위사실 유포 여부에 대한 법률 검토를 거쳐 필요할 경우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광주지역 일부 간부공무원이 비공개 간담회 내용을 외부에 전달하고 출처가 불분명한 자료를 게시했다며 사실관계 확인과 책임자 조치를 특별시에 요구했다.

특별시와 3개 노조는 오는 29일 황기연 행정부시장 주재로 세 번째 간담회를 열고 조직개편안을 놓고 막판 조율에 나설 예정이다.

3차 간담회에서는 기관 유지 기능의 구체적인 배분과 부서별 정원 등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토대로 조직개편안은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 특별시의회 상임위원회에 보고될 전망이다.

다만 광주와 전남 공직사회의 입장 차가 여전히 큰 데다 조직개편안을 둘러싼 갈등이 지역 감정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을 보이면서 최종안 확정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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