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형배 시장, 이 대통령에 "전남광주가 ACC 운영해보겠다"

입력 2026.07.22. 17:21 유지호 기자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광주’는 거리로 기억되는 도시다. 5·18 민주화운동의 현장이었던 금남로는 상징적이다. 1980년 대한민국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이자 아픔이 배어 있는 곳이다. 역사의 아이러니다. 부당한 국가폭력에 맞섰던 역사적 현장에 시민들을 위한 국가 주도 프로젝트가 추진됐기 때문이다. “예향 광주를 문화수도로 만들겠다”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의해서다. 10여 년 전, 옛 전남도청 터에 들어선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이야기다. ACC엔 광주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시·공간이 공존한다. 장소성과 함께 아시아 문화 교류·연구·교육과 콘텐츠 창·제작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낙후도시의 대명사였던 광주가 ‘문화로 밥을 먹고 사는 도시’로 업그레이드 되는, 핵심 인프라로 기대를 모은 이유다.

ACC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약칭 광주특별시) 문화예술 발전의 핵심 동력이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민형배 광주특별시장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운영권 이관을 건의하면서다. ACC는 문화체육관광부 직속기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사연은 이렇다. 지난 21일 오전, 국무회의를 마친 뒤 민 시장은 이 대통령, 한성숙 국무총리와 오찬을 했다.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가 마무리될 무렵, 민 시장은 “멀리서 온 경우 ‘원거리 참석자 발언 찬스’를 주시면 좋겠다”고 운을 뗐다.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다룰만한 의제면 좋다”며 민 시장에게 깜짝 제안한 것이다. 민 시장의 국무회의 배석은 지난 14일에 이어 두 번째다.

민형배 시장 국무회의 참석

대통령은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호남에) 진 빚을 다 갚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콕 집었다. 이 대통령은 “문화전당 건물 하나 세워놓고 끝날 일이 아니다. 도시 전체가 문화도시로 우뚝 서야 한다”고 했다. 민 시장은 “문화전당 운영권을 광주특별시에 넘겨달라. 비용은 국가가 책임지고, 운영은 지역이 맡아 보겠다. 광주가 잘 할 수 있다”고 요청했다. “역량의 현지화가 이뤄지지 못한 때문”이라는 취지에서다. 이 대통령은 곧장 검토를 지시했다. 민 시장은 “시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모아 정식으로 보고드리겠다”고 답했다.

민 시장은 22일 이 대통령과 나눈 대화 내용을 전했다.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대통령의 진심 I :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진 빚을 다 갚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서다. 민 시장은 “대통령께서 ‘호남이 얼마나 서럽게 살아왔느냐’고 몇 번이고 되짚으셨다”며 “드러내지 않았지만, 가슴 깊은 곳에서 울컥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전라의 서러움을 알고, 전남광주의 꿈을 함께 품는 대통령이 있다”며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전남광주, ‘이재명 시대’에 제대로 한번 해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문화의 힘이 도시 곳곳으로 퍼지고, 지역 예술인과 시민 역량으로 단단히 뿌리내리는 도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이 처음 꿈꿨던 모습”이라며 “노무현 정부에서 문화중심도시 조성 사업 초기 담당 비서관으로서, 책임이 무겁고 사업을 제대로 해내야 한다는 절실함도 크다”는 소회도 밝혔다.

유지호기자 hwaone@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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