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약대 유치 때도 두 대학 다툼에 정원 절반씩
일각 “소모적 갈등 말고 전남대·조선대병원 분원” 주장
민 시장 일부 언론서 “순천대 거절하면 특정 대학과 해

전남의 30년 숙원인 국립 의과대학 신설이 무산 위기에 놓여 있다. 민형배 전남광주특별시장 인수위원회인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가 제시한 절충안을 국립순천대학교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사실상 중재를 중단하면서다.
지역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대학 간 이견을 넘어 지역주의와 대학 이기주의가 맞물린 결과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양 대학 모두 지역의 미래보다 각자의 이해관계를 앞세워서는 안 된다는 지적과 함께,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어느 한쪽이 아닌 양측 모두의 대승적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획위는 14일 이달 안에 대학 통합 신청이 이뤄져야 2030년 개교 일정도 맞출 수 있다며 당사자 간 직접 협의를 주문했다.
하지만 협상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순천대는 그동안 협상 과정에서 대학병원 우선 설치, 정부의 예산 보장과 법적 확약, 이원화 교육체계 등 요구 조건을 잇달아 제시하며 입장을 변경해 왔다. 대학 입장에서는 동부권 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고민이라는 설명이 가능하지만, 협상 상대방과 지역사회에서는 협의가 진전될 때마다 새로운 조건이 제시되면서 합의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반면 목포대 역시 의대와 대학본부를 중심으로 한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접점을 넓히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결국 양측 모두 한 발씩 물러서지 못하는 사이 숙원사업 자체가 흔들리는 형국이다.
과거 사례도 우려를 키운다.
지난 2010년 약학대학 신설 당시에도 목포대와 순천대가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당초 한 곳에 배정될 가능성이 있었던 정원 50명을 각각 25명씩 나뉘어 배정됐다. 지역 간 경쟁이 결국 전체 파이를 키우지 못한 채 나눠 갖는 결과를 낳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의대 신설도 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의대 정원을 공모 방식으로 배정할 가능성이 큰 만큼 통합 대학이라는 명분과 경쟁력을 잃게 되면 전국 다른 대학과의 경쟁에서도 불리해질 수 있다. 통합이 무산될 경우 교육부가 양 대학의 개별 신청을 받아들일지도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남광주 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달라진 여건도 변수다.
통합 이전에는 전남에 국립 의대와 대학병원이 없었지만, 현재 전남광주특별시는 행정구역상 전남대와 조선대 의대, 대학병원을 모두 갖춘 광역지자체가 됐다.
이 때문에 지역 일각에서는 통합 의대를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될 바에는 기존 의대 정원을 전남대와 조선대에 배정하고 목포와 순천에 각각 대학병원 분원을 설치하는 현실적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의료서비스를 보다 빠르게 제공하면서 막대한 신규 투자비를 줄일 수 있다는 논리다.
다만 이 방안이 현실화될 경우 목포와 순천 모두 수십 년간 추진해 온 독자 의대 설립은 사실상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민형배 특별시장도 최근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순천대가 끝내 중재안을 거부할 경우 특정 대학과 새로운 해법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기존 통합 모델 외의 대안을 검토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 발언에 대해 기획위는 “시장이 의대 설치 원칙과 행·재정 지원 의지를 강조한 것일 뿐 기획위 방침과 다르지 않다”며 “중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지 대학 간 자율 협의까지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지역사회에서는 지금이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지역과 대학이 끝없는 명분 싸움을 이어가는 사이 정작 의대 신설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며 “지역민들이 원하는 것은 어느 지역의 승리가 아니라 의료 인프라 확충이다. 양 대학 모두 지역의 미래를 위해 대승적인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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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시장 요청 날짜에도 묵묵부답 ‘목포대-순천대’
목포대-순천대 대학본부
국립 의과대학 신설을 위한 목포대학교와 순천대학교의 통합 협상이 ‘마지막 카운트다운’에 들어가면서 무산 위기론마저 나오고 있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제시한 협상 시한인 10일까지도, 양 대학이 협상 테이블조차 차리지 못하면서다. 특히 정부가 오는 20일까지 의대 신설 추진계획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상황에서 통합 신청과 교육부 심의 절차까지 고려하면 11일이 통합의 마지막 고비가 될 전망이다.10일 광주특별시 등에 따르면 목포대와 순천대는 이날까지 추가 회동 일정을 확정하지 않았다. 민 시장은 앞서 양 대학에 10일까지 통합 논의를 마무리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날까지 공식적인 회동은 없었다. 양 대학의 침묵이 길어질수록 의대 신설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정부는 최근 양 대학에 오는 20일까지 ‘지역 의과대학 신설을 위한 추진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정부는 의대가 없는 지역에 의대를 신설한다는 국정과제에 따라 2030년 지역 의대 정원 100명의 배정 후보지로 경북과 옛 전남을 선정한 상태다. 전남이 100명의 의대 정원을 확보하려면 목포대와 순천대가 통합을 전제로 의대와 대학병원 소재지 등을 담은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문제는 통합 행정절차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목포대 측은 통합을 전제로 한 의대 계획서를 제출하려면 통합 신청서를 늦어도 11일까지 교육부에 접수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목포대 관계자는 “합의가 되고 하루 이틀 안에 통합 신청서를 빨리 제출해야 20일 통합대학 이름으로 의대 계획서를 낼 수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이번 정원 배정을 받지 못하고 정원을 갖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목포대와 순천대의 협상은 의대와 대학병원 소재지를 둘러싼 이견으로 수차례 교착 상태에 빠졌다. 민 시장 인수위는 목포에 통합 대학 본부와 의대를, 순천에 500병상 규모 대학병원을 우선 구축한 뒤 목포에 추가 대학병원을 설립하는 중재안을 제시했다. 의대 기능도 한쪽 캠퍼스에 본부와 기초의학을 두고 다른 쪽 캠퍼스에 임상·이론 및 실습 기능을 배치하는 방식이었다. 목포대는 중재안을 수용했지만 순천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의대와 대학병원까지 순천에 둬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다. 협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특히 의대 신설이 정원 배정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2030년 개원을 위해서는 의학교육 평가·인증 등 후속 절차가 이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지금의 협상 지연이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목포대 측은 통합이 무산될 경우에도 특정 대학에 의대 정원을 별도로 배정해달라는 요구를 현재 공식적으로 논의하지 않고 있다. 한쪽에만 정원을 배정할 경우 다른 지역의 반발로 갈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부가 제시한 20일이라는 최종 시한까지 남은 시간은 열흘 가량이다. 통합 신청과 교육부 심의, 의대 신설계획서 작성까지 감안하면 양 대학이 실제로 협상할 수 있는 시간은 사실상 하루 이틀에 불과하다. 민 시장이 제시한 10일에도 양측이 만나지 못하면서 공은 다시 목포대와 순천대로 넘어갔다. 11일까지 극적인 합의를 끌어내지 못할 경우 40년 지역 숙원인 전남 의대 신설이 또다시 좌초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이에 민 시장은 양 대학에 통합을 위한 결단을 촉구했다.민 시장은 이날 호소문을 통해 “국립의과대학 신설은 특별시민과 지역사회가 오랜 시간 한마음으로 요구하고,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정부를 설득해 힘겹게 얻어낸 소중한 기회”라며 “양 대학이 통합에 합의해 하나의 대학으로 국립의과대학 신설을 신청해 줄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밝혔다.이어 “양 대학이 통합에 합의하지 못하면 어렵게 확보한 의대 정원이 다른 지역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져 매우 긴박한 상황”이라며 “이제는 더 이상 국립의대 신설을 늦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광주특별시의 지원 의지도 밝혔다.민 시장은 “양 대학과 지역이 함께 발전할 방안을 마련하고, 필요한 행정·재정적 지원에 적극 나서겠다”며 “어느 한 지역도 소외되지 않도록 교육·수련·진료·연구 기능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전역에 연결하는 초광역 통합의료체계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했다.이어 “시민들의 생명과 절박함을 가장 앞에 놓고 통합에 합의해 하나의 대학으로 국립의과대학 신설을 신청해 달라”며 “두 대학이 맞잡은 손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민의 생명을 살리고 새로운 미래를 여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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