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소멸위기 극복 골든타임’ 놓친 무안군의회··· 신중함인가 무능인가

입력 2026.07.12. 18:55 박민선 기자

무안군 농어촌의 ‘소멸 위기 극복’은 무안군이 직면한 가장 절박한 과제다. 지역 의회라면 마땅히 혁신적인 정책 대안을 앞장서서 고민해야 함에도, 무안군의회의 지난 행보는 정반대였다. 2024년 11월, 의회 스스로 ‘농어촌기본소득 조례안’을 부결시킨 선택은 신중함이라는 미명 하에 무안의 농어촌 지역소멸 대응이라는 미래를 스스로 걷어찬 ‘정치적 자해’에 가깝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 사건의 이례성은 수치로 증명된다. 제7대부터 9대까지 무안군의회에서 의원 발의 조례가 부결된 사례는 유일하다. 당시 임윤택 의원을 포함한 반대 측은 ‘재정 부담’과 ‘연구용역 선행’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조례안 부결 이후 1년이 지나도록 무안군 차원의 관련 연구용역은 단 한 건도 없었다. ‘검증하겠다’던 약속은 사실상 정책을 폐기하기 위한 시간 끌기용 명분에 불과했음이 증명된 셈이다.

더 뼈아픈 것은 ‘기회비용’이다. 당시 조례안이 통과되어 전국 최초로 농어촌 기본소득 모델을 구축했다면, 현재 국책 사업과 연계한 강력한 정책 추진력을 확보했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4개월 뒤 통과된 ‘무안군 기본소득 기본 조례’는 앞서 부결된 조례안과 그 결이 완전히 다르다.

인구 소멸 위기에 처한 농어촌 현장을 타겟으로 현금성 지원을 하는 등 지역 맞춤형 ‘특화 정책’을 지향했던 ‘농어촌기본소득 조례안’과 달리, 나중에 통과된 ‘기본 조례’는 보편적·선언적 방향성만을 담은 일반론에 그친다. 농어촌 소멸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려던 날카로운 정책 목적성은 거세된 채, 그저 구색만 갖춘 ‘껍데기 조례’를 통과시킨 꼴이다. 농어촌 지역소멸 대응의 골든타임은 그렇게 허무하게 날아갔다.

특히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당의 핵심 정책 기조를 거스르며 조례를 부결시킨 배경에 대해 지역사회의 의구심은 여전하다. 당시 반대에 앞장섰던 임윤택 의원이 차기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이 과거의 결정은 단순한 정책 판단을 넘어 ‘정치적 계산’에 의한 것은 아니었느냐는 비판이 뒤따른다.

임 의원은 여전히 “종합적으로 고려한 신중한 판단”이었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군민들은 묻는다. 당시의 그 ‘신중함’이 현재 무안 농어촌의 현실에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그리고 왜 농어촌 소멸 대응을 위한 ‘특화 조례’를 걷어차고 그와 결이 다른 ‘선언적 조례’로 대체했는지에 대해 명확한 책임 있는 해명이 필요하다.

의회는 지역 발전의 동력이 되어야지,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 무안군의회가 과거의 의정 판단에 대해 납득할 만한 해명과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주민들의 불신은 앞으로도 의회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신중함’이 무능의 또 다른 이름으로 남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박민선 전남취재본부 무안담당기자 wlaud22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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